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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1682억 세금 반환 소송 파기환송심서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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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제기한 1682억원대 세금 반환 소송에서 패소했다. 1심과 2심에서는 론스타가 승소했지만 지난해 대법원이 판결을 뒤집은 데 이어 다시 열린 고등법원 재판에서도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6-1부(정재오·김선희·이원석 부장판사)는 이날 론스타펀드 등 9개 회사가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론스타가 요구한 법인세 약 1530억원과 지방소득세 약 152억원 등 총 1682억원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정부와 서울시 등이 론스타에 세금 1682억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법원은 해당 세금의 환급청구권이 원칙적으로 론스타가 아닌 외환은행 등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있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는 론스타가 세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별도로 확보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론스타는 과거 자신에게 부과된 법인세가 취소됐고, 관련 당사자들과의 합의를 통해 환급청구권도 넘겨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해당 합의가 환급금의 경제적 귀속에 관한 것일 뿐, 국가에 직접 반환을 요구할 권리까지 이전한 것은 아니라고 맞섰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론스타가 세금 환급을 요구할 특별한 권리를 확보했는지였다. 대법원이 지난해 환급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예외를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다시 살펴보도록 했기 때문이다.

론스타 측은 외환은행 등 관련 당사자들과의 합의를 통해 원천징수세액 환급청구권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했다. 세금이 외환은행 등을 통해 납부됐더라도 경제적으로 부담한 주체는 론스타이며, 당사자 사이에서도 환급금이 론스타에 돌아가도록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과세당국이 과거 일부 환급금을 론스타에 지급한 사실도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7월 열린 마지막 변론에서도 론스타는 계약 체결 당시부터 환급금을 자신들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합의를 단순히 환급금의 경제적 귀속을 정한 약속이 아니라 환급청구권 자체를 이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원천징수의무자들이 환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내세웠다.

정부의 입장은 달랐다. 환급금을 최종적으로 누가 가져가기로 했는지와 국가에 직접 환급을 요구할 법적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별개라는 것이다. 정부는 론스타가 주장하는 합의만으로 환급청구권이 이전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역시 론스타가 주장하는 과세당국과의 합의가 국세청에 관한 것이어서 지방세 환급 문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론스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존 1심 판결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 등이 패소했던 부분을 취소하고 론스타의 반환 청구를 기각했다. 파기환송심에서 론스타가 추가로 제기한 예비적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소송비용은 론스타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앞서 론스타가 승소했던 1·2심 판단과는 정반대의 결론이다. 다만 이번 판결이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론스타 측은 판결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 다시 상고할 수 있다.

론스타와 정부가 1682억원을 놓고 다투게 된 배경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론스타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외환은행과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에 투자했다. 버뮤다와 벨기에 등에 지주회사를 설립해 국내 기업들의 주식을 취득했고 이후 배당금과 주식 매각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론스타는 2006~2007년 약 4916억원의 배당금을 받았으며 일부 주식을 매각해 수조원대 시세차익도 얻었다. 당시 외환은행 등 국내 기업들은 론스타 측에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한국과 벨기에의 조세조약에 따라 세금을 미리 떼어 납부했다. 돈을 받는 사람이 세금을 직접 내는 대신 지급하는 회사가 일정 금액을 공제해 국가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후 세무당국은 론스타가 벨기에 지주회사를 통해 소득을 받은 것처럼 처리했지만 실제 소득의 귀속자는 론스타라고 판단했다. 론스타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사업활동을 했다고 보고 8000억원대의 세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 등이 앞서 원천징수해 납부한 세금은 론스타가 내야 할 법인세에서 공제하거나 충당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론스타는 세무당국의 판단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2017년 대법원은 론스타의 투자가 미국 본사를 통해 이뤄졌으므로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인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도록 했다. 세무당국이 론스타에 추가로 부과한 세금의 법적 근거가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이후 론스타가 직접 납부한 약 228억원을 돌려줬다. 그러나 외환은행 등 국내 회사들이 원천징수해 납부한 금액은 론스타에 환급하지 않았다. 론스타는 세무당국이 과거 해당 금액을 자신들의 법인세에 이미 납부된 세금으로 반영했으므로 과세 처분이 취소된 이상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론스타는 2017년 12월 정부를 상대로 세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1월에는 서울시와 강남구에도 지방소득세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렇게 시작된 사건이 약 9년 만인 22일 파기환송심 판결에 이른 것이다.

당초 1심과 2심은 론스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인세 부과 당시 원천징수된 세금을 론스타가 낸 법인세에 공제·충당했으므로 해당 법인세 부과가 취소됐다면 그 금액도 론스타에 돌려줘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부가 법인세 약 1530억원, 서울시가 지방소득세 약 152억원을 각각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대법원은 이 판단을 뒤집었다.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됐다면 그 법인세에 원천징수세액을 공제·충당했던 처리의 효력도 함께 사라진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미 원천징수된 세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자동으로 론스타에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쉽게 말해 세금을 두고 두 가지 문제가 구분된 것이다. 하나는 세무당국이 론스타에 추가 법인세를 부과한 것이 적법했느냐는 문제다. 다른 하나는 그 과세가 취소된 뒤 외환은행 등이 미리 납부했던 세금을 누가 돌려받을 수 있느냐는 문제다. 앞선 재판에서 법인세 부과가 취소됐다고 해서 원천징수세액까지 론스타에 반환해야 한다는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환급청구권은 세금을 원천징수해 납부한 외환은행 등 국내 회사들에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론스타가 환급청구권을 가질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는지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론스타가 계약에 따른 권리 양도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론스타와 한국 정부 사이에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국제투자분쟁(ISDS)도 있었다. 론스타는 2012년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부당하게 지연하는 등 손해를 입혔다며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약 46억 8000만 달러의 배상을 청구했다.

2022년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의 주장을 일부 인정해 한국 정부가 2억1650만 달러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후 한국 정부와 론스타 양측이 취소를 신청했고 지난해 11월 18일 취소위원회는 정부 측 신청을 받아들여 배상 의무를 취소했다. 당시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약 4000억원에 이르는 정부의 배상책임이 소급해 소멸했다.

다만 국제투자분쟁과 이번 세금 반환 소송은 별개의 사건이다. 국제투자분쟁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조치가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혔는지를 다뤘다. 이번 국내 소송은 원천징수된 세금을 론스타가 직접 돌려받을 권리가 있는지를 판단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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