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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이재용에 삼성전자 주식 매각 및 증여로 상속세 정리
데일리임팩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삼성전자 주식을 일부 매각하고 나머지는 증여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명예관장이 지난 4월 상속세 납부를 마쳤지만 이를 마련하기 위해 체결한 대출계약이 남아 있어, 이번 주식 매각이 대출 상환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매각대금의 실제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다른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 회장은 홍 명예관장으로부터 삼성전자 보통주 1115만8000주를 증여받는 내용의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거래계획을 공시했다. 증여 예정일은 11월 12일이며, 증여 대상 주식은 삼성전자 전체 발행주식의 약 0.17%에 해당한다.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약 2조6000억원 규모다.
주목할 점은 홍 명예관장이 증여에 앞서 이 회장에게 삼성전자 보통주 766만7100주를 주당 25만500원에 매각했다는 것이다. 매각 규모는 총 1조9206억원이다.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하거나 전량 증여하는 대신 일부는 매각해 현금화하고 나머지는 증여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매각대금이 기존 대출 상환에 사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홍 명예관장이 보유한 대출계약은 12건으로, 대출금액 합계가 약 1조9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주식 매각대금인 1조9206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대출 상환을 염두에 둔 자금 확보였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다만 대출금액과 매각대금이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매각 목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상환해야 할 금액과 만기, 대출 조건 등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식 매각으로 확보한 금액 전부를 상환에 사용할 수 있는지도 세금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홍 명예관장은 이번 주식 매각으로 양도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세율은 과세표준 3억원 초과분에 대해 25%로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27.5%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세금은 매각대금 전체가 아니라 취득가액과 필요경비 등을 차감한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홍 명예관장이 매각한 주식의 취득가액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세액과 세후 실수령액을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1조9206억원의 27.5%가 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낮은 취득가를 고려하면 세금이 4000억원 수준에 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1조9250억원에 달하는 대출계약 상환을 고려했다면 홍 명예관장이 증여분을 줄이고 매도분을 늘려 세금을 내고도 1조925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재계 관계자는 “취득가액을 알 수 없어 홍 명예관장에게 부여되는 세금은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렵다”면서 “통상 오너들의 주식들은 취득가가 상당히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금이 상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각대금의 향후 사용처를 둘러싸고는 다른 가족에게 자금이 이전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그 대상이다. 다만 현재까지 두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자금 지원이나 증여 계획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앞서 2020년 이 선대회장의 유산 상속 당시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은 균등하게 3남매에게 배분됐다. 삼성생명 지분만 이재용 회장 50%, 이부진 사장 33.33%, 이서현 사장 16.67%로 차등분배 됐는데 형평성을 고려하면 주식 매각 대금이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재계관계자는 "홍 명예관장의 주식 증여는 상속받은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증여로 이 회장 체제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