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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적대적 AI 기업 지원하는 걸프국에 경고 조치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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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망 사무실에서 서버 장비와 태블릿을 살펴보는 두 사람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Mohammad Bagher Ghalibaf)가 10월 18일(현지시각) 걸프 지역 정부와 투자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이란이 군사 작전을 돕는다고 의심하는 인공지능(AI) 기업에 재정적·물류적 지원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갈리바프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페르시아만 데이터 당국’이 곧 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을 도우면 우리의 집행을 마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기업 이름도, 새 기구의 권한도 공개하지 않았다.

갈리바프는 걸프 지역 정부와 투자 펀드, 기업을 직접 거론했다. 군사적 침략을 돕거나 아이들의 죽음에 연루된 AI·데이터 기업에 어떤 자원도 제공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지원 항목으로는 자금, 지분, 땅, 에너지를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파르스투데이(Pars Today)는 그의 표현을 “자금도, 지분도, 땅도, 에너지도 안 된다”는 취지로 전했다.

새 기구의 명칭은 매체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해졌다. 이란 매체 와나(WANA)와 메흐르통신은 ‘페르시아만 데이터 관리 당국(Persian Gulf Data Management Authority)’이라고 적었다. 미디어라인과 파르스투데이는 ‘페르시아만 데이터 당국’으로 옮겼다. 갈리바프가 쓴 정확한 원문 표현은 보도마다 번역 차이가 있는 셈이다.

미디어라인은 경고의 한계도 짚었다. 갈리바프는 특정 기업을 지목하지 않았고 제안한 기구가 어떤 권한을 갖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이란 영토 밖에서 영업하는 기업에 어떻게 제한을 집행할지도 밝히지 않았다. 미디어라인은 이 발언을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집행 조치’를 예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른 표시등이 켜진 서버 랙 사이를 작업자가 걷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갈리바프의 경고는 이달 초 나온 다른 발언의 연장선에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인 모흐센 레자이는 미국·이스라엘과의 교전이 격화하면 지역 내 데이터센터와 AI 시설, 해저 통신 케이블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와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미국 연계 기술 인프라가 취약할 수 있다며 그 가치를 2조 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 미디어라인은 이 추정치가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 공격 사례도 있다. 미디어라인에 따르면 3월 UAE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 시설 두 곳이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바레인에서는 회사 인프라 인근에 대한 공격으로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이 공격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과 이란의 지역 보복 와중에 벌어졌다.

파르스투데이는 같은 사건을 조금 다르게 기술했다. 3월 이란 드론이 UAE의 아마존 데이터센터 두 곳을 겨냥했고, 바레인의 한 시설도 폭발로 손상됐다는 보도가 있다고 적었다. 바레인 피해의 경위는 두 매체의 설명이 엇갈린다.

파르스투데이는 갈리바프의 경고를 “일반적인 외교 성명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가자 전쟁에서 AI가 보조 기술에서 작전용 무기로 바뀌었다는 것이 논리의 출발점이다. 이 매체는 다큐멘터리 ‘NAZA’를 비롯한 여러 보도가 AI 시스템이 표적 식별에 쓰인 과정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가자 통신망에 대한 대규모 감시와 AI 기술이 결합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시각에서는 데이터·AI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이 더는 ‘민간’이나 ‘중립’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파르스투데이는 걸프 국가들이 최근 몇 년간 석유 부를 데이터 인프라와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 AI 연산 능력으로 바꿔 왔다고 짚었다. UAE는 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데이터센터 용량을 몇 배로 늘렸다고 한다. 일부 인프라는 이스라엘·미국 기업과 연결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표 사례로 든 것이 UAE G42 그룹과 이스라엘 라파엘의 AI·빅데이터 솔루션 개발 협력이다.

분석은 경고의 첫 번째 결과로 기술 기업과 지역 투자자의 법적·안보적 책임이 국제화된다는 점을 들었다. 갈리바프가 ‘자금, 지분, 땅, 에너지’를 명시해 대상이 기업 자체를 넘어 공급망 전체로 넓어졌다는 해석이다. 군사·민간 용도를 겸하는 AI 기업에 투자하는 지역 펀드나 정부도 같은 수준의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봤다. 두 번째 결과로는 서방 투자와 기술 유치를 중심으로 경제를 재편해 온 걸프 국가들 사이에 기술 전선의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파르스투데이 한 매체의 분석이다.

파르스투데이는 이란의 향후 전쟁 전략이 세 기둥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분쟁의 지리적 범위를 넓히고 기간을 늘리며 지역적·국제적 비용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 군사기지에만 대응을 한정하지 않고 미국 지역 동맹국의 핵심 경제·기술 인프라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논리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차관은 또 전쟁이 나면 이란이 침략자를 응징할 뿐 아니라 상황이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방정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경고가 무시될 경우의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파르스투데이는 예고된 강제 조치가 데이터센터에 대한 사이버·드론 공격에서 해저 케이블 표적화, 지역 디지털 경제 교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기술적 억지 전략’의 일환으로 규정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잠재적 공격에 앞서 새로운 레드라인을 긋고 AI 인프라 협력의 비용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미디어라인은 해저 케이블의 민감성에 주목했다. 홍해를 지나는 해저 광케이블은 유럽과 아시아 사이 데이터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실어 나른다. 훼손되면 여러 나라의 은행·통신 등 필수 서비스에 영향이 갈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사우디와 UAE가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미국 기술 기업과 협력해 온 만큼 걸프 기술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정치적 배경에서는 워싱턴과 테헤란의 협상이 정체 상태다. 두 나라는 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재개방을 놓고 입장이 갈린다. 이란은 제재 완화와 미국의 제한 해제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페르시아만 데이터 당국이 실제 어떤 형태로 출범할지는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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