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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 ETF 13주 연속 유입 기록에도 하루 247만 달러 순유출…물가 쇼크 여파
위키트리
미국 XRP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에서 10월 16일(현지시각) 하루 247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10월 들어 세 번째 순유출일이다. 같은 날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ETF에서도 돈이 나갔다. 시장은 예상보다 뜨거웠던 미국 물가지표를 소화하는 중이고, 다음 분기점은 10월 28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결정이다.
다만 XRP ETF는 주 단위로 보면 13주 연속 순유입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하루 유출과 주간 유입 기록이 공존하는 상황이어서, 자금 흐름의 실제 온도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 ETF 데이터 업체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XRP ETF의 10월 16일 일간 순유출은 247만 달러였다. 유출 전액이 캐너리 캐피털(Canary Capital) 상품에서 나왔다. 이날 총 거래대금은 2,765만 달러, 총 순자산은 14억 7,000만 달러다. 누적 순유입은 18억 달러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ETF는 같은 날 8,239만 달러가 순유출돼 10월 들어 여섯 번째 유출일을 기록했다. 블랙록이 7,178만 달러, 피델리티가 1,061만 달러를 각각 뺐다. 이더리움 ETF는 6,968만 달러가 빠져 10월 11번째 유출일이 됐고, 유출 전액이 블랙록 상품에서 나왔다. 솔라나 ETF 역시 1,267만 달러가 순유출돼 10월 11번째 유출일을 기록했다. 비트와이즈(Bitwise) 상품이 유출을 주도했다.
가격도 약했다. 코인게코 기준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조 8,400억 달러로 24시간 동안 0.8% 내렸다. 코인갈바(Coingabbar)가 인용한 데이터에서 XRP는 1.31달러로 2.2% 하락해 주요 코인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같은 시점 비트코인은 8만 1,510달러, 이더리움은 2,426달러, 솔라나는 104.81달러 선이었다.

흐름을 바꾼 것은 거시 변수다. 코인셰어스(CoinShares)에 따르면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 올라 시장 예상치 3.6%를 웃돌았다. 소매판매도 0.8% 늘어 예상치 0.3%를 크게 넘겼다. 코인갈바는 생산자물가지수도 헤드라인 기준 전년 대비 6.3% 올라 예상치 5.4%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에인베스트 분석에 따르면 10월 14일 발표된 CPI는 8월 3.4%에서 가속된 수치였다. 근원 물가는 2.4%에서 2.6%로 올랐다. 물가가 끈질기면 연준이 금리를 오래 높게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에는 불리한 조합이다.
충격은 10월 15일에 컸다. 에인베스트는 이날 XRP가 하루 약 5% 빠졌고 비트코인은 3%, 이더리움은 6% 넘게 내렸다고 전했다. 세 코인이 동시에 밀린 것은 코인별 호재·악재가 아니라 거시 요인이 작용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62(탐욕)에서 53(중립)으로 떨어졌다.
레버리지(차입 거래)도 낙폭을 키웠다. 브레이브 뉴 코인이 인용한 코인데스크 집계로는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이더리움 선물 약 4억 8,300만 달러가 청산됐다. 이더리움 관련이 약 2억 8,600만 달러, 비트코인 관련이 약 1억 9,700만 달러다. 코인셰어스는 이번 주 전 세계 디지털 자산 투자상품에서 4억 3,4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단기 흐름을 ‘근본적 약세’가 아닌 ‘어려운 국면’으로 규정했다.
XRP ETF의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연속 순유입이다. 트레이딩뉴스에 따르면 미국 현물 XRP ETF는 7월 10일로 끝난 주 이후 주간 순유출이 없었다. 13주 연속 순유입이다. 누적 순유입은 약 18억 달러다.
하지만 에인베스트는 이 기록이 보이는 것보다 얇다고 짚었다. 9월 25일로 끝난 주에는 7,560만 달러가 들어왔지만 이후 두 주 유입액은 470만 달러와 1,130만 달러로 줄었다. 일간 유입액도 10월 14일에는 74만 달러 수준에 그쳤다. 같은 날 비트코인·이더리움 ETF에서는 합산 3억 9,100만 달러가 빠졌다.
쏠림도 심하다. 10월 9일로 끝난 주 XRP ETF 유입 1,131만 달러 가운데 비트와이즈가 1,055만 달러를 채웠다. 나머지 펀드의 합산 유입은 약 76만 달러였고, 닷새 중 사흘은 순유입이 아예 없었다. 한 운용사에 기대는 유입은 폭넓은 수요와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평가손 가능성도 거론됐다. 에인베스트는 XRP ETF 전체 순자산이 약 15억 7,000만 달러인데 누적 순유입은 약 18억 달러라는 점을 들어, 평균적인 펀드 보유분이 원금보다 낮은 가치라고 추정했다. 소소밸류 기준 순자산(14억 7,000만 달러)과는 차이가 있다. 집계 시점과 업체에 따라 수치가 다를 수 있다. 에인베스트는 ETF 유입이 XRP 시가총액 약 819억 달러에 비하면 작다고도 지적했다.
트레이딩뉴스는 같은 날 장중 XRP ETF 두 종목이 밀렸다고 전했다. 선물 기반인 변동성쉐어즈의 XRPI는 2.56% 내린 7.04달러, 현물가를 추종하는 렉스-오스프리의 XRPR은 1.73% 내린 10.79달러였다. 두 종목의 시세 시각이 달라 낙폭을 곧바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구조 차이는 비용으로 이어진다. XRPI는 선물 만기 교체(롤오버) 비용이 들고 총보수가 1.68%다. XRPR은 0.75%다. 2025년 11월 출시된 신규 현물 ETF는 보수가 0.19~0.50% 범위다. 프랭클린의 XRPZ가 0.19%로 가장 낮고 비트와이즈는 0.34%, 캐너리는 0.50%다. 가장 큰 상품은 비트와이즈 XRP ETF로 순자산 6억 1,591만 달러다.
XRP 자체는 부진하다. 트레이딩뉴스에 따르면 XRP는 1년간 50% 가까이 하락했고 52주 범위는 약 0.99~2.83달러다. 비트코인이 8만 2,361달러에서 8만 1,406달러로 밀리는 동안 XRP 관련 펀드도 함께 내렸다. XRP 가격이 자체 뉴스보다 비트코인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다.
기술적 위험을 경고한 보도도 있다. 커런시 애널리틱스는 벤징가가 XRP의 위험한 차트 패턴과 ETF 유출 증가, 거시 우려를 함께 보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패턴의 종류와 유출 규모, 구체적 거시 위험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이 주목하는 가격선은 1.30달러다. 에인베스트는 이 가격이 매수 주문이 쌓인 ‘바닥’이 아니라 20주 지수이동평균선(약 1.29~1.30달러)이라고 설명했다. 단일 하락보다 주간 종가가 이 선 아래에서 마감되는지가 시험대라는 것이다. XRP는 10월 18일 1.2975달러에서 거래됐고 월초에는 1.52달러 안팎이었다.
아래쪽 목표는 엑스에프엑스스트림이 제시한 1.12달러와 1.00달러다. 반등 시 저항은 코인마켓캡 기준 1.40달러, 이후 1.50~1.56달러 구간이다. 에인베스트는 1.32~1.38달러 구간을 내주면 ETF 유입에도 기술적 악화를 막지 못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바이낸스로 들어가는 XRP 고래 입금이 7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라는 크립토퀀트 분석도 매도 압력 요인으로 언급됐다.
일정은 분명하다. 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10월 28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4.5%, 25bp 인상할 확률을 15.5%로 반영하고 있다. 코인갈바는 동결이면 이번 주 유출을 부른 매파적 압력이 일부 풀릴 수 있다고 봤다. 인상이면 4대 코인 ETF 전반의 유출이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에인베스트는 다음 주 ETF 주간 자금이 비트와이즈 외 발행사로 넓어지는지도 확인할 지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