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읽음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1계급 특진, 훈장 추서
위키트리
0
경기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숨진 소방관이 1계급 특진했다. 장례는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지며, 훈장 추서와 국립현충원 안장도 추진한다.
지난 16일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 / 소방청

소방청은 17일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장을 소방위로 1계급 특진 예우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기 위한 조치다. 소방청은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함께 추진하고, 국립현충원 안장도 지원할 방침이다.

소방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현장에서 끝까지 소임을 다한 고인의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유가족과 동료 소방공무원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고, 고인에 대한 예우와 장례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된다. 빈소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영결식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시민 누구나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에 합동분향소도 마련됐다. 분향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운영된다.

화재는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께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공장에서 발생했다. 부천소방서 소속인 김 소방위는 선착대로 출동해 공장 3층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 불길과 연기가 급격히 번지면서 변을 당했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7일 오전 0시 55분께 끝내 숨을 거뒀다.

불은 발생 2시간 28분 만에 꺼졌다. 함께 진입했던 40대 소방대원 1명은 중상을 입었고, 다른 소방관 4명은 열탈진 증상을 보였다. 공장 관계자 2명도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3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정확한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조사하고 있다.
16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공장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7일 오전 김 소방위의 빈소에는 종일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고인은 내년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어린 딸을 둔 아버지였다.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일하는 아내와 함께 2주 뒤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해 새 보금자리를 꾸릴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유족들은 11년 차 소방관인 김 소방위가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 퇴근을 앞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화재 신고가 접수된 것은 퇴근까지 20여 분을 남긴 시점이었다. 화재 소식에 김 소방위는 주저 없이 소방차에 올랐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대원 4명은 곧바로 3층으로 들어가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김 소방위를 포함한 2명이 안에 갇혔다. 동료는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김 소방위는 그보다 5m가량 안쪽에서 27분이 지난 뒤에야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김 소방위의 처형은 "발견 당시 방독면이 벗겨져 있었다고 해 소방 측에 물어보니 '삼중 잠금장치가 있어 웬만해선 안 벗겨지는데 열기에 녹아내린 것 같다'고 했다"며 "구조가 지연된 시간 동안 유독가스를 고스란히 마셔야만 했다"고 오열했다.

유족들은 현장 지휘 체계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구조 경과와 의문점을 빼곡히 적어둔 수첩을 내보이며 "이미 공장 작업자들은 모두 밖으로 대피해 추가 인명 구조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소한의 상황 파악조차 없이 퇴근 직전의 대원을 사지로 보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면 즉각 철수시키거나 추가 인력을 투입했어야 마땅하다"며 "결국 지휘부의 오판과 현장 통제 시스템 부재가 빚어낸 참사"라고 했다. 이어 "국가는 늘 골든타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내 사위는 구조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이런 헛된 희생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안전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공장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추모 글을 올렸다. 추 지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현장으로 향했던 소방관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적었다.

그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감수했던 고인의 용기와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추모하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소방관 한 분 한 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책무인지 다시금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현장의 안전과 근무환경을 더욱 철저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이날 오후 2시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날 엑스(X·옛 트위터)에 '고인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애도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부천 화재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하신 소방대원의 소식에 참담한 마음"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현장에 나섰던 고인의 헌신을 깊이 새기겠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대원들의 안전은 국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현장 대원들이 보다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대책을 철저히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대원들의 희생과 노고에 걸맞은 예우와 처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을 동료 대원들께도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