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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진 전 KBS 시청자위원장, 언론 평론집 출간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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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KBS 사장 재가 당일 저녁부터 시작된 사내 인사가, 무슨 기습작전이라도 펼치듯 전광석화처럼 단행되었습니다. 일부는 취임식이 있기도 전의 일들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들입니까?” (2023년 11월16일, 최경진 당시 KBS 시청자위원장)

‘대통령 술친구’로 불리며 낙하산 논란 끝에 취임한 박민 KBS 사장 앞에서, KBS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던 최경진 전 KBS 시청자위원장(전 대구가톨릭대 교수)이 책 ‘감시견의 이빨 애완견의 꼬리’(도서출판 뉴스타파)를 펴냈다. 20년 넘게 저널리즘을 전공한 학자로서 각종 매체에 기고한 칼럼과 강연, 토론문 및 새로 쓴 글이 총정리된 평론집이다.

최 전 위원장은 책의 취지를 ‘한국 언론의 굴종과 저항을 기록하는 것’으로 소개했다. 그는 “감시견이라 자처했지만 어느 순간엔 애완견의 꼬리를 흔들기도 했다”고 언론을 비판하면서도 언론이 “권력에 저항하는 투사이기도 했기 때문”에, 한국 언론에 대한 비판은 “오랫동안 축적된 문제에 총체적으로 접근할 때 가능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을 책에 녹여냈다.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시청자위원회에서 KBS 사태를 ‘직격’했던 때의 소감도 담겼다. “무거운 심정으로 입장문을 준비했다. 그리고 사장 앞에서 입장문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박 사장을 비롯해 배석한 집행부 임원과 주요 간부 얼굴빛이 어두워지는 것이 보였다. 그만큼 그 입장문은 그들에게 매우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추천사를 쓴 KBS 출신의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이를 두고 “첫 상견례 자리라 눈 딱 감고 덕담을 나눌 수도 있었지만 그는 할 말을 피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미디어법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낸 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 행정관과 경찰서 형사 2명이 잇따라 찾아온 일도 있었다. ‘언론계 현황에 대한 전문가 고견 청취’라는 명목을 들었지만 학자 입장에선 압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형사가 연구실 이곳저곳을 연신 살피는 모습이 생생했다. 최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묻어두었던 그때의 그 일들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늦었지만 그 씁쓰름한 이야기를 지금이라도 밝히는 것은, 하나의 분명한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2003년 KBS 첫 매체 비평 프로그램 ‘미디어포커스’에서 고정 패널로 출연했던 최 전 위원장은 12장 ‘매체 간 상호 비평의 속살’에서 언론 간 상호 비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일 내 최초의 미디어 비평 주제의 박사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던 최 전 위원장은 “매체 간 서로를 감시하고 지적하며 비평하는 행위는 한국에서 아직 제대로 정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언론이 언론 스스로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인색하다. 심지어 자사에 대한 비판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이 기존 언론을 ‘재래식 언론’이라며 폄훼하고 공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비평의 상당 부분은 공공성을 위한 성찰이라기보다 지엽적인 입장의 차이에서 비롯된 공방인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비평은 자주 하지만 타자를 부정적으로 겨냥하는 것이 위주이고, 진정한 의미의 매체 간 상호 비평은 찾아보기 어렵다.” (감시견의 이빨 애완견의 꼬리 p302)

유튜브 저널리즘에서부터 뉴스룸의 AI 활용까지, 책은 언론 전반에 걸친 논쟁을 되짚는다. ‘나가는 글’에서 최 전 위원장은 이 모든 비판이 결국 언론을 위한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언론의 민낮’을 고발하기 위해 책을 썼지만, “단 한 번도 언론을 포기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애정을 갖고 묻고 따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면서 “애정 없는 비판은 오래 지속될 수 없고, 기대 없는 질책도 무의미하다. 언론이 민주주의 장식품이 아니라, 여전히 핵심 제도 가운데 하나라고 믿기 때문에 나는 언론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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