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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MBC PD수첩 제작진 및 출연 교수 명예훼손 고소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PD수첩 소속 김도영 MBC PD와 오승훈 MBC 아나운서가 오 시장으로부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고소를 당한 상태다. 지난 6월 서울남대문경찰서가 김 PD에게 고소 사실을 통보했고 이후 오 아나운서까지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방송에 출연한 서울대 교수 2명 역시 최근 형사고소 사실을 경찰로부터 통보받았다. 일부는 ‘오세훈 시장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는 사실을 경찰로부터 구두로 전달받았다. 아직 이들에 대한 출석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일부 사건은 마포경찰서로 이관됐다.
종묘 앞 고층 건물 논란 집중 조명한 ‘PD수첩’
지난 1월6일자 MBC PD수첩 ‘일타시장님과 녹지축사업’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심 녹지축 조성 사업과 세운지구 재개발 계획의 문제점을 조명했다. 종묘 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 가능성 등 우려를 전하며 사업 재개 과정에서 일부 건설사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종묘 앞 고층 빌딩이 경관을 많이 훼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서울시가 제시한 시뮬레이션 이미지를 반박했다. 서울시 조감도가 기술적으로 고층 빌딩을 작아 보이게 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정상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서울시 조감도보다 훨씬 더 고층 빌딩의 크기가 크게 느껴질 것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서울대 산하 팀에서 자체 제작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반영했다.


오 시장과 황상하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3월 MBC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반론보도 및 손해배상 조정 신청을 했다. 당시 오 시장 측은 방송에 나온 서울대 산하 팀의 시뮬레이션이 악의적으로 왜곡됐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MBC는 “공식 발표된 자료들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확보해 구현한 것이라 왜곡할 수 없다”며 “본 방송은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제공한 시각 정보의 왜곡 가능성을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투명하게 밝힌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은 양측의 이견으로 불성립됐다.
이례적인 학자 고소… “학문의 자유까지 입틀막”
통상 비판적인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은 담당자나 책임자, 대표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 행정을 비판하는 방송에 대한 법적 조치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학자로서 전문적 견해를 밝힌 교수들까지 고소가 이뤄진 것이다. 학자들 입장에선 서울시가 하는 사업에 대해 앞으로 ‘비판적인 코멘트를 하지 마라’라는 압박처럼 느껴질 소지가 있다. 일부 교수들은 별도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서울대 교수는 통화에서 “권위주의가 떠오른다”고 반발했다.

김성순 변호사(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통화에서 “설령 비판이 다소 부정확하다거나 면밀한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코멘트를 했다고 하더라도 (전문가 인터뷰는)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가 크다”며 “전문가 스스로 합당하다고 느낄 정도의 의견 제시라면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 (오 시장의) 부적절한 언론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지난 13일 「오세훈은 학문의 자유까지 ‘입틀막’ 하려는가」 성명을 냈다. MBC본부는 이번 소송을 두고 “방송사와 제작진을 겁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인터뷰를 한 학자들에게까지 직접 칼날을 겨눈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짓밟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법리적, 절차적, 상식적으로 도저히 정당성을 찾을 수 없는 방식이다. 인터뷰에 응한 출연자들이 방송에서 밝힌 것은 본인의 전문성에 기반한 학문적 견해”라며 “오 시장의 진짜 목적은 명백하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 누구든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 비판의 합리성 여하를 막론하고 형사 처벌의 위협 앞에 세우겠다는 노골적인 으름장”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은 서울시 대변인에게 △이번 소송 제기가 오세훈 시장 개인 차원 혹은 서울시 차원에서 진행된 것인지 △소송 취지는 무엇인지 △PD, 아나운서, 교수 등 방송 전반에 걸친 고소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진 않는지 질의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