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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 기업 국감 출석, 실효성 없는 보상안 질타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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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기업의 경영진과 보안책임자들이 국회 국정감사에 잇달아 출석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피해 보상과 사고 이후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보안 관리 소홀을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인 피해 구제책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일부 기업의 보상안은 자사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수단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왔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최주희 티빙 대표와 홍승일 힐링페이퍼 대표 및 이상윤 KT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대표는 앞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경위와 보상 대책을 설명했다. 홍 대표와 이 CISO도 과방위에 이어 정무위 증인석에 섰다.

기업들이 거듭된 국감 출석에서 내놓은 답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앞선 국감에서 보안 관리 소홀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경영진은 이날도 보안 투자와 사고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CEO인 제가 부끄럽게도 이것이 충분한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우선순위를 두고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회사 성장 속도에 비해 보안 전담 인력 확보와 솔루션 투자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피해 보상안의 실효성을 따지는 질의가 이어졌다. 의원들은 약 3954만개 계정 정보가 유출된 티빙의 보상안을 문제 삼았다. 티빙은 해킹·피싱 안심보험과 프리미엄 이용권 및 자사 포인트와 제휴 할인 쿠폰 등을 보상안으로 제시했다. 의원들은 일부 혜택이 기존 이용권 보유자에게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포인트나 할인 쿠폰도 추가 결제를 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티빙 보상안을 두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치고 보상은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티빙이 제시한 3906억원 규모의 보상 비용 산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용권 보유 여부와 요금제에 따라 혜택 가치가 다른데도 모든 피해자가 동일한 보상을 받는 것처럼 계산했다는 주장이다. 한창민 의원은 9월 말 기준 보상 신청자가 275만명에 그쳤다고도 밝혔다.

의원들은 탈퇴 회원이 보상받으려면 다시 가입해야 하는 절차도 문제 삼았다. 최 대표는 본인 확인을 위한 조치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가 보상받기 위해 다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구조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피해 보상 논란은 기업의 책임 범위 문제로도 이어졌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J ONE 통합 계정으로 티빙을 이용한 863만개 계정의 정보가 유출됐다며 “고객 모을 때는 하나의 CJ이고 정보 유출되면 별개의 회사이냐”고 질타했다. 한민수 의원은 티빙뿐 아니라 CJ ONE 운영사와 지주사 CJ의 사고 대응 과정과 책임 범위까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그룹 차원의 계열사 보안 점검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대표는 통합 계정 보호 조치 관련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성형·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도 실질적인 피해 구제 방안을 요구받았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술 상담 내용과 사진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도 회사가 자사 포인트와 금융사기 보험을 보상안으로 제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금융정보 유출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사기 보험이 피해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홍 대표는 보안 관리와 사고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기존 보상안을 넘어서는 구체적인 추가 대책은 밝히지 않았다.

KT를 상대로는 보상보다 사고 대응 과정의 책임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4년 악성코드 감염 사고와 관련해 서버 로그가 삭제된 경위를 추궁했다. 김 의원은 개인정보위 조사 과정에서 자료 보존 여부를 설명한 내용이 달라진 이유도 따져 물었다.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KT 측은 당시 대응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KT 측은 조직적 은폐 여부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의원들은 개인정보위의 제재 기준과 제도적 한계도 짚었다. 김현정 의원은 티빙이 보상 신청 기간을 한 달 연장한 것을 두고 과징금을 감경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발적인 피해 보상 노력으로 인정받으려는 조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강일 의원도 정보보호 인증과 보안 투자 등을 이유로 과징금을 감경하는 제도가 제재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실효적 보상안이 되지 않는다면 사실은 피해 보상을 했다는 이유로 감안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다만 송 위원장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보상하도록 유도할 필요성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위가 연내 티빙 처분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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