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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07조 실적에도 주가 하락, 수익성 우려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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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메모리 가격 상승세 둔화와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서 이익의 지속성에 주목한다. IT조선은 삼성전자 주가 약세의 배경과 메모리 수요·공급 변수 및 외국인 자금 이동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시장은 이익의 지속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하락한 뒤에도 약세를 이어갔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 둔화와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이 잦아든 뒤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2.5% 증가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기술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약 800억달러로 환산하며 세계 기술기업이 기록한 분기 영업이익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하지만 기록적인 실적 규모와 달리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다. 잠정실적을 발표한 8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42% 하락한 2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2일에도 주가가 4% 넘게 떨어지는 등 약세가 이어졌다. 외국인 이탈도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46%대로 내려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외신 역시 삼성전자의 ‘107조원’이라는 기록 못지않게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주목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이익이 AI 칩 수요 확대에 따른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동시에 AI 투자 호황의 지속 가능성과 중국 업체의 추격 등을 향후 변수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이익 증가율이 8% 수준으로 둔화하고 메모리 가격 상승폭 역시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도 삼성전자와 TSMC의 기록적인 실적이 투자자를 충분히 자극하지 못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약 9배 증가했지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높아진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록 경신 자체보다 AI 투자와 반도체 호황이 지금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투자 판단의 중심으로 이동한 셈이다.

실적을 바라보는 국내외 눈높이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국내 증권가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107조4000억원은 기대치를 넘어선 수준이지만 일부 글로벌 집계에서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HBM과 범용 D램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만큼 ‘역대 최대’ 수준의 이익 증가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미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시각도 이와 맞닿아 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으로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 확대에는 시간이 걸리면서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뛰었다. 삼성전자는 HBM 판매 확대와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를 동시에 누렸다. 기록적인 영업이익의 배경에 제품 경쟁력 회복과 업황 효과가 함께 자리한 구조다.

문제는 앞으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HBM 수요 확대뿐 아니라 범용 D램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밀어 올렸다.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면 이익 증가 속도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률도 전분기와 같은 76% 수준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지만 수익성 개선 속도는 이미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앞으로는 HBM 판매 확대가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공급 부족이 완화된 뒤에도 높은 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이익과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가치 사이의 간극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로이터 브레이킹뷰스는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매출에서 엔비디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1년 선행 기준 약 4배로 엔비디아의 17배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짚었다. 메모리 반도체의 높은 경기순환성과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이 삼성전자에 낮은 밸류에이션이 적용되는 배경으로 제시됐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은 이익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변수다. 1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각각 8%, 10%가량 급락한 데는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진전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업체들이 범용 D램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릴 경우 AI 수요가 이어지더라도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AI 반도체를 바라보는 시장의 셈법 자체도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107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TSMC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는데도 두 회사 주가가 나란히 하락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로이터는 12일 이를 두고 AI 관련 기업의 실적에 적용되는 기준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짚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 실적이 좋다는 사실 자체에는 시장에서도 이견이 거의 없다”며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것은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지금의 이익률과 메모리 가격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커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HBM 비중 확대처럼 제품 믹스 개선으로 벌어들이는 이익과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얻는 이익은 시장에서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메모리 호황기에는 가격이 오르면 실적과 주가가 함께 움직이는 흐름이 비교적 뚜렷했지만 지금은 시장이 호황의 지속 기간까지 먼저 계산하고 있다”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 것만으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다시 높여 잡기에는 투자자들이 확인하려는 조건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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