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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용납 못한다...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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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12일 해당 보도와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조치 사항과 향후 계획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지시했다고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할 기업이 부작용을 숨긴 채 노동자들에게 주사를 맞게 하고 유해물질 노출을 은폐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생산 과정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는데도 해당 공장이 노동자의 건강을 해치는 꼼수를 동원해 작업환경 측정 평가를 통과한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고용노동부와 수사기관에 해당 사업장의 유해물질 노출 실태와 주사 투약 경위, 건강검진 결과 은폐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사업장에서도 산업안전보건 제도를 무력화하는 유사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관련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보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제가 된 곳은 울산 온산공단에 있는 자동차 배터리 제조사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이다. 회사가 특수건강진단을 앞두고 노동자들에게 혈액 속 중금속을 소변으로 강제 배출시키는 ‘킬레이션’ 주사를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주기적으로 투약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검진에서 납 수치가 높게 나올 것을 우려한 회사가 부작용 위험이 있는 주사제를 부당하게 투여했다는 내용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회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특수건강진단 직전에 킬레이션 주사를 투약한 행위가 정부의 건강보호 조치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사건은 현재 울산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말 관련 의혹을 제보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직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이후 안전보건감독과 정밀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68건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입건해 송치했다. 과태료 4620만원도 부과했다.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7일까지는 납 노출 공정에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같은 업종의 배터리 제조 사업장 14곳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에도 착수했다. 노사정이 추천한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DN오토모티브 납 노출 규명과 작업환경 개선위원회’도 지난 8일 출범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건강, 작업환경, 역학조사 등 3개 분과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움직였다. 공단은 지난달 18일 역학조사평가위원회를 열었다. 공단은 이 자리에서 DN오토모티브 퇴직자를 포함한 전·현직 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집단 역학조사를 하기로 했다. 납 노출이 건강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다.
이번 의혹은 지난 2월 노동계가 처음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와 일터안전교육지원센터는 지난 2월 25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단체는 이 공장 직원 350여명 가운데 자료 제공에 동의한 115명의 2022~2025년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분석해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86%인 99명의 혈중 납 농도가 10㎍/㎗를 넘었다. 2024년 말 환경부가 발표한 국내 성인 평균 혈중 납 농도는 1.44㎍/㎗다. 조사 대상자 다수의 혈중 납 농도가 일반 성인 평균의 약 7배에 이른다는 의미다. 혈중 납 농도가 20㎍/㎗ 이상인 사람은 53명이었다. 25㎍/㎗ 이상도 22명에 달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직업병 유소견자 기준은 40㎍/㎗다. 이 기준을 넘은 인원은 없었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국내 기준 자체가 국제 기준보다 지나치게 느슨하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은 노동자들의 혈중 납 농도를 10㎍/㎗ 이하로 제한한다”며 “이를 넘어서면 납 유해인자 노출 방지 조치와 노동자 사후 건강관리, 행정조치 등 엄격한 행정명령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당시 주사 투약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금속노조는 “회사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특수건강진단을 앞두고 일부 노동자에게 ‘납 수치가 높게 나와 비타민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부작용 위험이 있는 킬레이션 주사를 맞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사 처방 후 혈중 납 수치가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에야 검진을 받도록 하는 등 제도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회사에 노조가 추천하는 기관을 통한 특수건강진단과 작업환경측정, 작업환경 전면 개선 등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는 현장 작업중지 명령과 작업환경 개선 명령, 혈중 납 노출 농도 기준 강화 등을 촉구했다.
DN오토모티브는 당시 의혹을 부인했다. 회사 측은 “정기 검사에서 법규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인원은 없었다”며 “현행법보다 엄격한 자체 기준을 바탕으로 근로자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킬레이션 주사에 대해서는 “자체 기준을 넘어선 임직원들에게 지원하는 치료의 일종으로 당사자 희망에 따라 의료진 상담 후 진행한다”라면서 “이 과정에서 주사 치료를 선택할지는 직원이 자율적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또 “오염 구역 분리와 개인 보호구 착용 강화, 환기와 배기를 통한 공기 중 농도 관리 등 일상적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진 발생 우려가 있는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도 만들어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