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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졸자 절반 성적 90점 돌파, 학점 인플레이션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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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 가운데 90점 이상 성적을 받은 학생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5점 이상 최상위 성적자의 비율도 5년 사이 1.8배로 늘면서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이션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4년제 대학 졸업생 졸업성적 분포’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의 백분율 점수 평균은 89.45점으로 집계됐다. 2021년 평균 88.19점에서 1.26점 오른 수치로, 5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자료는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200여 개 4년제 대학의 2021~2025년 졸업자 약 157만 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졸업생은 29만9930명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평균 점수만 오른 것이 아니라 고득점 구간에 속하는 졸업생의 비중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0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의 비율은 2021년 44.0%에서 2025년 53.4%로 9.4%포인트 상승했다. 2023년 처음 과반을 넘어선 뒤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4년제 대학 졸업생 2명 가운데 1명 이상이 90점 이상의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셈이다.

95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의 증가 폭은 더욱 컸다. 2021년에는 전체 졸업생의 9.9%가 95점 이상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8.1%로 늘었다. 5년 만에 약 1.8배 증가한 것이다. 반면 70점 미만 졸업생 비율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0.2% 안팎에 머물렀다.

대학 전체의 성적 분포가 고득점 구간으로 이동하면서 대학별 평균과 졸업생 분포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졸업생 평균 점수가 90점을 넘는 대학은 2021년 30곳에서 지난해 67곳으로 늘었다. 졸업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90점 이상을 받은 대학 역시 같은 기간 55곳에서 106곳으로 증가했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 주요 10개 대학 졸업생의 백분율 점수 평균은 2021년 90.13점에서 지난해 92.11점으로 상승했다.
이들 대학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의 비율은 2021년 59.5%에서 지난해 72.3%로 12.8%포인트 높아졌다.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90점 이상을 받은 것이다. 95점 이상 졸업생 비율도 16.9%에서 34.7%로 17.8%포인트 상승해 5년 사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개별 대학별로 보면 90점 이상 졸업생 비율은 고려대가 83.4%로 가장 높았다. 연세대는 80.6%, 서울대 80.3%, 성균관대 79.0%로 뒤를 이었다. 경희대는 68.7%, 서강대 66.8%, 서울시립대 66.5%, 한양대 67.5%, 중앙대 64.3%, 한국외대 57.7%였다.

95점 이상 비율만 놓고 보면 연세대가 50.0%로 가장 높았다. 고려대는 46.6%, 서울대 42.3%, 성균관대 37.0%, 경희대 33.0%, 중앙대 30.0%, 서강대 28.3%, 한양대 27.8%, 서울시립대 20.1%, 한국외대 16.1%로 나타났다. 연세대의 경우 졸업생 2명 가운데 1명이 95점 이상의 성적을 받은 셈이다.

5년 사이 성적 분포가 크게 달라진 대학도 있었다. 주요 10개 대학 가운데 성적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성균관대로, 90점 이상 졸업생 비율이 2021년보다 25.6%포인트 높아졌다. 고려대는 22.1%포인트, 경희대는 16.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외대의 경우 같은 기간 90점 이상 비율이 오히려 62.0%에서 57.7%로 낮아져 대학별 흐름에는 차이가 있었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확인됐다. 서울 소재 대학에서는 지난해 졸업생의 67.0%가 90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북 소재 대학은 39.8%, 전남·광주 지역 대학은 42.2%로 서울보다 낮았다. 같은 90점이라는 성적이라도 어느 대학과 지역에서 취득했느냐에 따라 성적의 상대적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학점 인플레이션은 대학에서 높은 학점을 받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성적 자체가 학생 간 실력이나 성취도를 구분하는 지표로서 기능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뜻한다. 대학마다 평가 방식과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점수만으로 학생의 학업 수준을 동일하게 비교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기업이나 대학원 등이 지원자의 성적표를 평가할 때도 이런 변화가 영향을 줄 수 있다. 예전에는 90점 이상의 높은 성적이 상대적으로 드문 경우였다면, 현재는 대학에 따라 졸업생 대부분이 해당 구간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교별 평균이나 성적 분포를 함께 살펴야 개인의 성적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판단할 수 있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통계는 대학별 성적 평가 방식 자체가 왜 달라졌는지까지 보여주는 자료는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과 평가 방식의 변화, 대학별 학사 운영 및 성적 부여 기준 등 여러 요인이 성적 분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분석만으로 특정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서범수 의원은 대학의 성적 평가를 자율에 맡겨온 결과 학점 인플레이션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성적표의 변별력이 약해졌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대학 성적 평가의 운영 원칙과 공시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대학별 성적 분포를 누구나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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