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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소환까지 꺼냈지만…李정부, 우크라 '공개 사과' 못 끌어내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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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사실 인정·공개 사과"…우크라는 "합의 해석 차이"

대러 석유제품 운송 공방까지…양국 갈등 장기화 양상

野 "포로 송환 은혜를 원수로"…정부 대응 수위 비판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 공개로 촉발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대사 소환으로까지 번졌다. 우리 정부는 비공개 합의 위반에 대한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합의 해석의 차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의 공개 경고에 이어 외교적 항의 수위까지 높였으나 양측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 해소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의 본국 소환 결정을 발표했다. 정부는 "양국 간 제반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 의사를 열어뒀지만 자국 대사를 불러들이는 강한 항의 조치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이다.

갈등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우리 정부는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한 합의를 우크라이나가 일방적으로 어겼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튿날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후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부인하자 청와대는 홍보소통수석 입장문을 통해 "거짓 사실 발표"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며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서 정부는 결국 대사 소환 카드를 꺼냈다.

우크라이나는 대사 소환 결정 이후에도 합의 위반을 인정하기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입장을 내놨다. 헤오르히 티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외교가 감정보다 우선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의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결정에도 우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설적인 대화를 재개하는데 열려있다"고 밝혔다.

티히 대변인은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주 박 대사를 외무부로 초청해 우크라이나 측 입장을 전달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에 응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양측이 맞서는 지점은 비공개 합의의 범위다. 티히 대변인은 앞서 7일 "양국이 공개적으로 비판을 주고받게 된 원인은 비밀유지 방식에 관한 합의의 해석 차이에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합의 과정이나 이송 방식이 아닌 송환 사실만 공개한 것은 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취지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사과가 있었지만 우리 정부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갈등은 다른 현안으로도 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국발 대러 석유제품 운송을 두고 한국이 러시아의 연료난 완화에 도움을 줬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청와대는 지난 7일 "사실과 다르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거래 주체와 원산지, 최종 구매자 등이 확인되지 않은 개별 거래라며 대러 제재정책에 배치되는 행동을 한 것처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야권은 정부의 대응이 과도하다며 공세에 나섰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군사분계선(MDL) 지뢰로 우리 장병을 해친 북한과 침략국 러시아에는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송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이재명 정권, 거꾸로 가도 한참 거꾸로 간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향후 한국행을 원하는 북한군 포로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거론하며 정부가 북한의 심기를 거스르며 포로를 송환받기보다 우크라이나와 관계를 끊으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 편에 서기로 했다는 시그널로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앙투안 봉다즈(antoine bondaz) 프랑스 전략연구재단(FRS) 객원연구원은 엑스(X)에 "한국은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이 더 격화되면 유럽연합(EU)과의 관계에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한국이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유럽과의 방위 협력을 강화하려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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