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5 읽음
최태원 노소영 이혼과 자유주의 씽크탱크 설립 필요성
최보식의언론
0
[최보식의언론=김행범 부산대 명예교수]
루트비히 미제스는 자유주의 사상계에서 하이에크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오늘 날 우크라이나 지역 출신의 그가 12세에 이미 유창한 독일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및 프랑스어를 구사했고, 라틴어를 읽고 우크라이나어를 이해했다. 그가 생애의 가장 중요한 시기 미국에서 쓴 저술들에 대해 미국학자들조차 미제스의 영어 능력을 찬양한다. 그러나 그의 위대한 업적은 개인 능력의 산물만은 아니다.

25세인 1906년 빈 대학교에서 법학 및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일차대전에 참전 후 빈대학교 교수(1919–1934년)가 되고 이 교수 시절 학생인 하이에크를 가르친다, 그 후 제네바로 가 거기서 국제연구대학원 교수가 되었다가 독일의 유럽 팽창을 피해 1940년 미국으로 갔다. 그러나 그는 뉴욕대학에 객원교수(1945-1969년)가 되었지만 정식 교수 자리는 평생 얻지 못했다.

이때 그를 도운 것이 '윌리엄 볼커 기금(William Volker Fund)'. 독일계 미국 이민자로 캔자스의 산타클로스라고 불린 사업가 윌리엄 볼커(1859–1947)의 유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재단으로 자유주의 및 자유시장 경제학을 후원한 민간 재단이다. 미제스, 하이에크, 그리고 프리드먼마저 볼커 기금의 재정적 후원이 없었더라면 자유주의 사상을 널리 전파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거액을 나누는 최태원-노소영 전 부부의 자존심 경쟁을 보는 느낌이 착잡하다. 부자의 재산 나누기 소송은 계속할수록 변호사만 살찌우고 정작 부부 양측에게 돌아가는 몫은 라운드가 길어질수록 줄어드는, 이른바 ‘지대추구’의 대표 예다. 화해는 막고 싸움은 붙여야 변론 업계가 먹고 산다. 최태원과 노소영 중 누가 얼마를 차지하는가? 외에 이 싸움의 최대 수혜자 변호사(및 그 집단)가 누구인지도 알아 보라.

최태원의 부친 고 최종현 SK 회장은 한국의 대표적 자유주의 씽크탱크인 자유기업원 창설에 앞장선 분이다. 나름 활력있게 일하던 자유기업원(자유경제원)은 박근혜 부당탄핵 인민재판 직후 좌파 권력이 우파의 유일한 사상 전파 기관을 박살내고 그 지원기관인 전경련을 없애자, 자유기업원 활동은 단번에 위축되어 버렸고 지금도 큰 제약에 갇혀 있다.

사상 체계를 고려하면, 우파 씽크탱크는 첫째,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강조하는 현재의 자유기업원 부류의 기관, 둘째, 자유주의 사상 자체를 연구하고 교육을 통해 대중에게 전파하는 기관, 셋째, 현실 정치에서 안보, 외교, 예산, 사회, 법조 및 각종 공공 정책에서 반좌파적 정책 및 법안을 개발하여 우파 정당에 제시하는 기관으로 조합하면 이상적이다. 요컨대, 우리에게도 볼커 재단 같은 것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오래 쓰던 큰 물건을 버릴 때는 종량제 봉투가 아니라 대형 폐기물 처리 절차에 따라 비용을 내야 하며 큰 물건일수록 폐기 수수료가 비싸다. 희대의 이혼 소송의 시작은 남편의 불륜으로 비롯되었다는 본질은 이미 잊어버리고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얼마를 주고 본처를 버리는가? 라는 관점에서 흥미롭게 보는 슬픈 상황이 되어 버렸다.

9천억 수수료를 내고라도 무고한 부인을 끝내 버리겠다는 자의 고집은 대단해 보이지만, 그건 그 아비가 추구했던 기업과 정신과는 하등 무관하다. 자유주의가 말하는 자유로운 거래는 불륜을 통해 본처를 자유로이 버리라는 도덕 질서를 포함하지 않는다.

재산 분할 흥미와 도덕적 문제는 별개다. 재판에서 받는 돈을 기부하겠다는 노소영의 결의는 대단하다. 이 사안의 도덕적 근원을 망각한 채 부당이득이라도 얻었다고 오해할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최씨 집안에서 받는 돈으로부터 자유롭겠다는 것이다.

열흘쯤 전, 주변의 자유주의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첫째, 최태원은 9천 억의 비용을 수반하는 불륜을 애초에 만들기보다 그 금액 일부만으로도 선친의 뜻을 기려 자유주의 씽크탱크를 부활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무망한 일이다.

최종현 전 회장은 개인의 가치를 가장 중시하여 자유기업원을 만들었지만, 최태원은 부친과는 반대로 ‘사회적 가치’ 연구원을 만들었다. 부친과 딴 길로 가는 그의 자신감 기반은 어쨌든 요즘 돈을 잘 번다는 것이다. 가치의 불륜이 남편으로서의 불륜과 무관할까.

둘째, 노소영은 받은 돈으로 전 시아버지 정신을 따르는 씽크탱크 하나 만들면 전 남편 최태원에 대한 가장 완벽한 승리 아닐까? 부친의 뜻에 반하는 황당한 남편에 맞서고, 이 사회의 진정한 자유 가치를 선도하는 자유주의 씽크탱크 창립에 기부하면 최고의 투자일 것이다. 나비(나비아트센터)도 결국 자유로움의 상징 아닌가.

#최태원노소영이혼소송 #루트비히미제스 #한국판볼커재단 #세기의이혼,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