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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레서판다 쌍둥이 마루, 마롱 14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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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은 오는 14일부터 레서판다 쌍둥이 남매인 '마루'와 '마롱'을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지난 6월 19일 태어난 쌍둥이는 어미의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내 공간을 벗어나 야외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에 서울대공원은 당초 예정했던 시기보다 일찍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마루와 마롱은 국내에서 레서판다가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첫 사례다. 수컷인 마루와 암컷인 마롱의 부모는 모두 2023년 해외 동물원에서 서울대공원으로 들어왔다. 아빠 '라비'는 캐나다 캘거리동물원 출신이며, 엄마 '리안'은 일본 다마동물원에서 왔다.
쌍둥이의 이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시민 공모로 결정됐다. 마루에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과 위로를 전하는 귀한 존재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마롱은 밤처럼 알차고 풍성한 마음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품기를 기원하는 의미다.

현재 두 마리 모두 몸무게가 1㎏을 넘어섰으며 필요한 예방접종도 마쳤다. 어미 리안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걷는 방법과 나무를 오르내리는 동작을 배우고 있다. 야외 방사장에도 조금씩 모습을 보이며 활동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서울대공원은 새끼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육 환경도 정비했다. 바닥에는 소나무 칩을 깔고, 높이가 다른 놀이시설을 마련해 다양한 움직임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수유 중인 리안에게는 별도의 영양식도 제공하고 있다.
다만 공개가 시작되더라도 관람객이 언제나 쌍둥이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레서판다는 낮 동안 활동이 적고 이른 아침이나 오후 4시 이후에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서울대공원은 동물들이 실내와 야외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동하는 '자율 입방사'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새끼들의 건강과 환경 적응 상태를 확인하면서 관람객에게 공개하는 범위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여용구 서울동물원장은 레서판다가 소음에 민감한 동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관람객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관람창을 두드리거나 큰 소리를 내는 행동, 관람창에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는 행동 등은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새끼 레서판다를 비롯한 멸종위기 동물의 보전과 번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서판다는 히말라야와 중국 남서부 등 아시아의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포유류다. 붉은빛이 도는 갈색 털과 둥근 얼굴, 긴 꼬리가 특징이다. 몸집은 고양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꼬리가 길고 풍성해 실제보다 크게 보이기도 한다.
성체의 몸길이는 꼬리를 제외하고 약 50~65㎝이며 꼬리 길이는 약 30~50㎝에 이른다. 몸무게는 대체로 3~8㎏ 정도다. 얼굴에는 흰색 무늬가 있고 눈 아래로 붉은 갈색 줄무늬가 이어진다. 꼬리에는 밝고 어두운 색의 고리 모양 무늬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름에 '판다'가 들어가지만 흔히 알려진 자이언트판다와는 가까운 친척 관계가 아니다. 자이언트판다는 곰과에 속하는 반면, 레서판다는 레서판다과에 속한다. 현재 살아 있는 동물 가운데 레서판다과에 속하는 것은 레서판다뿐이다.
레서판다는 식육목에 속하지만 먹이의 대부분은 대나무다. 주로 대나무의 잎과 어린순을 먹으며, 계절과 서식 환경에 따라 과일이나 식물의 뿌리, 곤충 등을 먹기도 한다. 식육목 동물의 소화기관을 지니고 있어 대나무의 섬유질을 효율적으로 소화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으려면 상당한 양의 대나무를 섭취해야 한다.
앞발에는 대나무를 붙잡는 데 도움이 되는 독특한 신체 구조도 있다. 손목뼈 일부가 발달해 엄지손가락처럼 작용하는 '가짜 엄지'다. 이를 이용해 대나무 줄기를 붙잡고 잎을 뜯어 먹는다. 자이언트판다 역시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레서판다는 나무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물이다. 날카로운 발톱과 유연한 발목 관절을 이용해 나무를 오르내린다. 높은 곳에서 쉬거나 잠을 자기도 하며, 위험을 느끼면 나무 위로 피신한다. 나무줄기를 머리부터 아래로 향해 내려올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길고 풍성한 꼬리는 나무 위에서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추운 날씨에는 몸을 둥글게 말고 꼬리로 얼굴과 몸을 감싸 체온을 유지한다. 발바닥까지 빽빽하게 자란 털 역시 추운 산악 환경에서 생활하는 데 적합한 신체적 특징이다.
야생 레서판다는 주로 혼자 생활한다. 번식기나 새끼를 돌보는 시기를 제외하면 단독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나무와 바위 등에 냄새를 남기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와 활동 영역을 알리기도 한다.
활동 시간은 새벽과 해 질 무렵에 집중되는 편이다. 낮에는 나무 위에서 쉬거나 잠을 자는 시간이 길다. 다만 기온과 먹이 상황, 개체별 특성에 따라 활동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더운 환경에서는 활동량을 줄이고 그늘진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행동도 나타난다.
번식기에는 암컷이 나무 구멍이나 은신하기 좋은 장소에 둥지를 마련한다. 새끼는 태어난 직후 시각과 움직임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여서 어미의 보호가 필요하다. 어미는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몸을 돌보며, 새끼들은 성장하면서 점차 둥지 밖으로 나와 주변 환경을 탐색한다.
레서판다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평가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분류된다. 이는 야생 개체군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다.
주요 위협 요인으로는 산림 훼손과 서식지 감소, 불법 포획 등이 꼽힌다. 레서판다가 살아가는 산악지대에서는 벌목과 농경지 확대, 가축 방목 등으로 서식 환경이 변하고 있다. 숲이 여러 구역으로 나뉘면 개체들이 이동하거나 다른 개체와 번식할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
레서판다는 대나무가 자라는 숲과 은신할 수 있는 나무가 함께 있는 환경에 의존한다. 따라서 단순히 대나무만 충분하다고 생존에 적합한 서식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먹이와 휴식 공간, 번식 장소가 함께 유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