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3 읽음
국힘, 김용범·김현지 증인 제외에도 국감 실정 추궁 강행
데일리안"증인 골라잡기로 횡포 부리고 있어"
국민의힘, 증인 없어도 실정 추궁 예고
"드러난 것 가지고 어떻게든 밝힐 것"

국회는 6일 대법원을 비롯해 산업통상부, 행정안전부 등 기관에 대한 소관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날을 기점으로 약 한 달 간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여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가 진행된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전반을 두고 야당은 실정을 들춰내야 하고, 여당은 방어해야 하는 공방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국정감사 격전지로 평가되는 곳은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정무위원회 등 상임위다. 이곳에는 이재명 정부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연관된 인사를 두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해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이다. 하지만 여당이 추진한 조 대법원장을 제외하면 야당이 요구한 핵심 인사는 모두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당장 조 대법원장은 이날 법사위의 대법원 대상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지만, 사법권 독립에 반한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번 일반 증인 채택은 지난달 2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이뤄졌으며,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고 반발하며 표결 전에 이석했다.
조 대법원장 증인 채택 논란은 현재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수적 열세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는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국회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을 감사하겠다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물어야 한다며 강행한 것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국정감사 불출석에 "국회법 위반"이라며 압박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출석해선 안 된다며 방어하는 등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은 '성역은 없다'면서 대법원장의 국감 출석을 주장하는데, 성역이 없다면 이 대통령의 5개 재판부터 바로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이른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사태로 조 대법원장을 국정감사에 출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야당이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 문제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감사하기 위해 요구한 증인은 모두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증인 골라잡기로 국정감사를 농단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국민 앞에 직접 답하라'고 호통치고 있는데, 불리한 증인은 빼고, 공격할 사람은 불러 세우고, 민주당 입맛대로 증인을 골라 세우는 것이 국정감사인가"라고 직격했다.

야당이 국정감사에서 증인 채택을 관철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요 상임위의 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인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정감사가 본격화되도 감사에 필요한 인사를 추궁하지 못해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야당의 무대인 국정감사가 여당의 방해로 인해 '맹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정감사에서 증인이 가지는 의미는 우리가 준비한 자료를 기반으로 정부의 실정을 추궁하는 것인데, 물어볼 대상이 없으면 효과적으로 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면서 "여당이 결국 맹탕 국정감사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없는 대로 강하게 붙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내에선 핵심 증인을 추궁할 길은 막혔지만, 기존 불거진 논란을 기반으로 정부 실정을 강하게 질타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수 야당의 한계를 돌파할 방법은 민심뿐인 만큼, 국정감사 보이콧이 아닌 국민이 정부 실정을 판단할 수 있도록 검증에 사활을 걸겠다는 것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불러야 한다고 요구한 증인이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보이콧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면서 "증인이 없어도 지금까지 드러난 것을 가지고 어떻게든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장에서 확인이 안 되는 만큼 의원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며 "지금까지 열심히 자료를 모은 것을 가지고 실정을 추궁하다 보면 국민이 잘 판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