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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결제업계, 스테이블코인 전환 시 과세 시점 제안
위키트리
프랑스 암호화폐 기업 임원 3명이 변동성 큰 코인을 스테이블코인(달러·유로 등에 가치를 연동한 코인)으로 바꾸는 순간 세금을 매기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업계 종사자가 먼저 과세 확대를 요구한 이례적 장면이다. 이들은 세율을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과세 시점을 앞당기자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제안은 채택되지 않았고 업계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제안에 나선 인물은 결제 기업 디블록(Deblock)의 장 메예(Jean Meyer) 최고경영자와 리지(Lyzi)의 다미앵 파튀로(Damien Patureaux) 공동창업자다. 세금 신고 소프트웨어 기업 왈티오(Waltio)의 피에르 모리조(Pierre Morizot) 최고경영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실은 기고문에서 변동성 있는 디지털 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사이의 전환을 과세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고문 제목은 “프랑스에는 에이전틱 AI라는 다음 산업 물결을 놓치지 않기까지 6개월이 있다”다. 자동화된 AI 에이전트가 주도하는 상거래가 주로 달러나 유로에 연동된 토큰으로 결제될 수 있는데 프랑스가 이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프랑스 보유자가 비트코인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도 과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세 임원은 이런 특성이 경쟁력이 되지 못하고 “놓친 세수와 짓지 못한 인프라로 값을 치르는 재정상의 특이점”이라고 표현했다. 이 내용은 비트코인닷컴 뉴스가 인용한 기고문 문구다.

임원들이 문제 삼는 규칙은 2019년 채택된 방식이다. 이 규칙에서는 한 암호화폐를 다른 암호화폐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세금이 생기지 않는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규제 대상 유로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금은 보유자가 나중에 유로로 환전하거나 토큰으로 상품·서비스를 살 때 비로소 발생한다.
세 사람은 이런 이연이 장점이 아니라 부담이 됐다고 본다. 보유자들이 잔액을 은행 시스템으로 옮기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으로 들고 있는 경향이 있어서 과세 가능한 수익이 실현되지 않은 채 쌓이고 국내 결제 인프라 구축도 늦어진다는 것이다. 기고문에는 디지털 자산 거래량의 상당 부분이 스테이블코인을 거친다는 업계 추정치가 인용됐다. 연간 세수 부족이 한 자릿수 십억 유로 규모에 이른다는 추정도 함께 제시됐다.
수익 계산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프랑스 규정은 대체로 납세자가 포트폴리오 전체의 취득원가와 시장가치를 따진 뒤 미실현 평가이익 중 일부를 개별 처분분에 배분하도록 한다. 소스 2에 따르면 비정기적으로 거래하는 개인 투자자의 수익은 처분 가격과 전체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의 가치·취득원가를 바탕으로 계산된다. 소액 결제 한 건에도 포트폴리오 전체 계산이 필요한 구조다.
세 임원이 내놓은 해법은 과세 시점을 옮기는 것이다. 지금은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을 유로로 바꿀 때 세금이 생긴다. 이를 코인을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는 시점으로 앞당기자는 것이다. 토크노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같은 수익에 같은 세율로 한 번만 과세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추가 설명에서도 임원들은 세율을 올리거나 이미 신고하는 사람에게 같은 수익을 두 번 과세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들은 변경의 핵심이 타이밍이라고 했다.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할 때 한 번 정산하면 이후 결제와 은행 출금은 새로운 계산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논리다.
대신 포트폴리오 전체를 기준으로 안분하는 방식은 버리고 주식 과세에 가까운 종목별 계산을 도입하자고 했다. 코인끼리의 순수 교환은 과세망 밖에 두자는 입장이다. 소스 2에 따르면 비규제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전환도 이연 대상으로 남기자는 것으로, 테더와 다이가 예로 언급됐다. 여러 해에 걸친 손실 이월과 소액 결제에 대한 비과세 한도 상향 등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현장 사정도 거론됐다. 파튀로는 크립토애스트에 “암호화폐로 결제할 때 고객이 가맹점에 세금 관련 질문을 많이 한다. 우리는 판매 대신 가맹점 고객의 사후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리조는 코인과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과세하지 않는 현행 상태를 “다모클레스의 칼”이라고 표현했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이 제안이 프랑스 현지 크립토 업계의 비판을 불렀다고 전했다. 디지털자산발전협회의 클레르 발바 사무총장은 세금은 유로로만 낼 수 있고 비트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으로는 낼 수 없으므로 과세는 법정화폐 전환 단계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 전환에 과세하면 사용자들이 EU에서 규제받지 않는 USDT 같은 토큰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크라우드펀드인사이더가 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주요 업계 단체 역시 가치가 유로로 돌아올 때만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코인 간 거래 비과세가 프랑스 제도에서 비교적 유리한 몇 안 되는 특징이라며 명확한 보완책 없이 포기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발바 사무총장은 건이 아직 제안일 뿐이며 현행 세제가 바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배경에는 세금 투명성 강화 흐름이 있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제안이 시행되면 개인 세금 신고가 급증하고 암호화폐 보유자로부터의 징수도 늘 수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가 참여한 EU의 가상자산 정보 공유 체계 DAC8 시행과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같은 매체는 체이널리시스가 2025년 자료를 기준으로 프랑스 암호화폐 수익의 90% 이상이 미신고 상태라고 추정한다고 전했다. 토크노포스트에 따르면 프랑스에는 DAC8에 따른 정보 이전을 규율하는 법 조항과 시행령이 있다.
현재 이 규칙을 고치는 정부 법안은 나와 있지 않다. 크라우드펀드인사이더는 2027년 예산 논의가 다가오고 있어 변경이 이뤄진다면 준비된 법안보다 의회 수정안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