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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사망 산재 기업 영업이익 5% 과징금, 산안법 통과
투데이신문
2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본회의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재석 219명 가운데 찬성 161명, 반대 52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대부분 찬성한 반면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반대했다.
이번 개정안은 반복되는 산업재해에도 기존 처벌 중심 제도로는 사고 감축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추진됐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에서 반복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노동자의 작업중지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과징금 제도에 있다.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가 숨지고 이 같은 사고로 최근 1년간 사망자가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과징금 부과는 법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는 과징금 수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영업이익의 5% 이내라는 기준이 지나치다며 과징금 상한을 50억원 수준으로 제한하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밖에도 노동자의 작업중지 관련 권한도 확대된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노동자가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하청 노동자 등으로 행사 주체를 넓혔다. 사업주의 작업중지 의무 사유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사유도 추가됐다.
노동계는 작업중지권 확대가 산업 현장의 안전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법 개정을 계기로 현장에서 위험작업이 사전에 발견되고 작업중지권이 발동돼 개선조치를 한 이후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 일상화되는 등 실질적인 안전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경영계는 과징금 규모와 작업중지 요건이 지나치게 넓다며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개정안 통과 직후 성명을 통해 “기업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하고 비현실적인 기준”이라면서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천문학적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중소·중견기업도 기업 존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영계는 산업재해 정책이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바뀌었지만 사고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후 처벌과 감독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안전시설 개선 지원과 지도·컨설팅 등 사전 예방 중심으로 감독체계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업중지 요구권의 판단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쟁점이다. 경총은 “판단 기준이 불명확해 작업중지 범위에 대한 이견이 노사 간 분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이번 개정안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하위 법령 및 지침 마련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고 일터에서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책무”라며 “정부는 하위법령 정비 등 새로운 제도가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