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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로스코 11월 국내 초연, 트바르코프스키 연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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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연극계가 주목하는 폴란드 연출가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의 대표 연극 ‘로스코(ROHTKO)’가 오는 11월 13~15일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국내 초연된다.
미술계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마크 로스코 위작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영화 촬영장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세트와 라이브 카메라, 심장을 울리는 테크노 음악이 결합된 약 4시간의 멀티미디어 스펙터클 속에서 ‘진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2022년 3월 라트비아 다일레스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같은 해 11월 라트비아 연극상 스펠마뉴 낙츠에서 작품상과 연출상을 포함한 5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어 2024년에는 이탈리아 연극계 최고 권위 연극상인 프레미 우부에서 최우수 해외공연상을 수상하며 유럽 공연계의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후 파리 오데옹 극장, 런던 바비칸 센터,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ITA), 밀라노 피콜로 테아트로, 빈 페스티벌 등 유럽 주요 극장과 페스티벌에 초청되며 찬사를 받았다.
초연 4년여 만에 마침내 한국 관객과 첫 만남을 갖게 된 이번 무대는 연극과 영화, 시각예술을 집대성한 트바르코프스키 특유의 압도적 멀티미디어 스펙터클의 정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트바르코프스키는 연극과 영화의 경계를 거침없이 허무는 연출가다. 2011년 연출가로 데뷔한 이후 연극을 단순한 텍스트의 재현이 아닌 비주얼 아트와 영화적 기법, 디지털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공간인 ‘하이브리드 실험실’로 확장해왔다.

그의 무대에서 영상과 사운드, 건축적인 세트는 대사를 보조하는 장치가 아니라 각각 독립된 서사를 만드는 주인공이다. 또한 무대 위 장면과 그 이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연출 방식으로 관객을 사건의 목격자이자 동시에 체험자로 만든다.
낯설고 매혹적인 연극 언어는 유럽 전역의 극장과 페스티벌이 앞다투어 그의 신작을 초청하는 이유가 됐으며 ‘로스코’는 이러한 그의 연출 미학이 가장 완성된 형태로 구현된 대표작이다.

'로스코'는 미국 미술시장을 뒤흔든 대형 위작 스캔들 '마크 로스코 위작 사건'에서 출발한다. 2004년 뉴욕의 노들러 갤러리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 한 점을 830만 달러(약 120억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7년 뒤 이 작품은 뉴욕 퀸즈에 살던 중국인 수학교사이자 무명 화가 페이셴 첸이 그린 위작으로 밝혀졌다.

극작가이자 드라마투르그인 안카 헤르부트는 이 실화에 ‘복제’를 새로운 창조로 바라보는 중국의 ‘산자이’ 개념을 포개어 다큐멘터리적 사실과 허구가 정교하게 직조된 극본을 완성했다. 원본과 복제,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파고드는 이야기는 시각적 스펙터클을 지탱하며 작품을 예술의 가치에 대한 질문으로 이끄는 뼈대가 됐다.
예술의 가치는 작품 그 자체에 있는가 아니면 작가의 서명과 시장이 부여한 가격표에 있는가.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이러한 질문을 도발적으로 던지며 디지털 복제 기술이 일상화된 오늘날의 예술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로 나아간다.

‘로스코’의 무대 위에는 프랑스 출신의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시노그래퍼인 파비앙 레데가 설계한 영화 촬영장 같은 방대하고 정교한 세트가 들어선다.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는 라이브 카메라에 담겨 대형 스크린으로 실시간 중계되고, 관객은 눈앞의 무대와 스크린 속 영화를 동시에 바라보게 된다.

카메라는 객석에서는 보이지 않는 세트 안에서 벌어지는 장면까지 파고들면서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는 촬영 현장을 지켜보는 듯한 경험이 펼쳐진다.

라트비아, 폴란드, 중국 출신의 다국적 배우들이 라트비아어, 영어, 중국어, 폴란드어를 넘나들며 열연을 펼치고, 여기에 루보미르 그젤라크의 강렬한 테크노 음악은 공연장을 순식간에 거대한 클럽으로 바꿔 놓는다.

화려한 네온 색감의 비주얼, 심장을 울리는 비트, 무대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카메라가 겹겹이 포개지는 약 4시간 동안 관객들은 20세기 마크 로스코의 작업실과 21세기 아트마켓, 갤러리를 오가며 다층적인 예술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사진=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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