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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협의회 대표 교대 선출, 부문별 노노 갈등 심화
IT조선
전사근로자대표는 탄력·선택 근로제 등 유연근무제 도입과 퇴직급여제도 변경 등 전사 근로조건에 관한 법적 서면 합의 권한을 갖는다. 초기업노조는 공지를 통해 “전사와 관련한 사안은 해당 반기 근로자대표가 권한을 행사하지만, DS부문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DS부문 근로자대표의 동의 없이 결정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DS·DX부문 양측 대표단이 마주한 회의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노출됐다. 초기업노조는 “회의 과정에서 일부 DX부문 근로자위원들이 DX를 위해 DS가 도와달라는 요청을 해왔다”며 “하지만 DS부문 근로자의 이익에 반하는 사안이라면 협조가 불가하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사내 일각에 번진 전사근로자대표 권한을 통한 임협 무효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초기업노조는 “전사근로자대표 권한으로 기존에 체결된 임금협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일부 있으나 사실이 아니며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은 노동조합만이 체결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이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DX부문 직원들이 결집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조합원 3만명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최근 손용호 신임 위원장을 선출한 동행노조는 9월 18일부터 서울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성과급 격차 해소와 공동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최근 조합원 투표를 통해 가입 자격을 DS부문 소속으로 한정하며 ‘반도체 독자 노조’로 완전히 돌아섰다. DX 출신 집행부를 불신임 처리한 뒤 동행노조의 공동교섭단 구성 제안까지 거부하고 단독 노선을 걷고 있다.
양측의 대립은 상호 비방과 고소·고발전으로 번지며 진흙탕 싸움으로 치달았다. 동행노조는 비노조원 명단 작성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최승호 위원장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리조트 회원권 결제 등 조합비 유용 의혹까지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노노 갈등은 10월 시작될 2027년 임단협 교섭에서 새롭게 분출될 수 있다. 초기업노조는 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해 DS부문 독자 교섭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분리 신청이 기각될 경우 대표노조 지위를 놓고 복수노조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내홍이 사측 입장에서 교섭 부담을 덜어주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노조 간 연대가 무너지며 총파업 등 강력한 쟁의 동력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사측은 노조 간 대립 구도를 지렛대 삼아 전사적 임금 인상 압박을 분산하고, 협상 국면을 유리하게 통제할 수 있는 구도를 확보했다.
노노갈등이 격화되면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삼성전자 내부 노노 갈등을 유심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9월 15일 “노동 인권은 노사 관계뿐 아니라 노노 관계에서도 반드시 준수돼야 할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