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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메디큐브, 중국 오프라인 시장 첫 정식 진출
조선비즈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최근 중국 뷰티 편집숍 ‘와우컬러(WOW COLOUR)’와 패션·뷰티·생활 잡화를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체인 ‘산푸(SANFU)’ 등에 메디큐브 제품 입점을 시작했다. 와우컬러는 중국 전역에 300개 이상의 매장을 둔 뷰티 편집숍으로 소위 ‘중국의 올리브영’으로 불린다. 산푸는 중국 1~3선 도시를 중심으로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메디큐브가 중국에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연 적은 있지만, 정식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티몰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제품을 팔아왔다.
눈길을 끄는 건 입점 제품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관련 위생 허가를 취득한 제품만 정식 오프라인 유통이 가능하다”며 “현재 관련 절차를 마친 메디큐브 PDRN 제품군을 중심으로 순차 입점하고 있으며, 향후 판매처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수입 화장품을 정식 판매하려면 당국에 제품 등록·신고를 마치고 성분과 안전성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등 진입 문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최근 해외에서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던 PDRN 라인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한 제품이라는 점을 앞세워 시장의 의구심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크림’은 지난 7월 홍콩 세관이 시중 제품에서 화장품 사용이 금지된 공업용 색소 수단레드를 검출했다고 발표하면서 현지 판매가 중단됐고, 8월에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이 일부 판매처 제품 2개 제조번호에서 극미량의 수단4호를 확인해 리콜을 지시했다. 에이피알은 국내외 시험기관 검사에서 모두 불검출이 나왔고, 문제가 된 제품은 공식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메디큐브의 중국 오프라인 입점은 현지 협력사인 상하이 ‘삐엔마셴성(编码先生)’을 통해 진행된다. 삐엔마셴성은 해외 화장품 브랜드의 중국 진출과 현지 유통·브랜드 운영을 지원하는 업체로, 1선 도시의 고급 백화점과 핵심 상권 뷰티 편집숍부터 지방 도시의 피부 관리 전문점까지 중국 20여개 성·시에 걸쳐 1만개 이상의 오프라인 판매 거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큐브는 우선 주요 도시 고급 유통 채널에 대표 점포를 만든 뒤 지방·저선급 도시로 판매망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아마존 등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미국·유럽 시장의 성장 공식을 중국에도 적용하는 셈이다.
중국 공략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낮아진 중화권 매출 비중이 있다. 에이피알이 중국·홍콩·대만 등을 묶어 집계하는 중화권 매출 비중은 2024년 전체의 14%였지만 지난해 4분기 6%, 올해 1분기 5%까지 떨어졌다. 중국 사업이 위축됐다기보다 북미·유럽 매출이 더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 2분기 미국 매출은 3763억원으로 264.6%, 유럽은 1451억원으로 380.3% 급증한 반면, 일본·중화권 등을 포함한 아시아 매출 증가율은 14.5%에 그쳤다.
공식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는 최근 논란의 약한 고리로 지목된 ‘유통 경로 관리’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사례처럼 비공식 유통 제품이 문제가 될 경우 브랜드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고, 일각에선 제조번호까지 위조한 가품 가능성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정품을 살 수 있는 공식 판매처가 늘어나면 비공식 채널 의존도가 낮아지고, 회사도 유통 경로를 명확히 파악해 가품에 대응하기 수월해진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이 최근 케이(K)뷰티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국은 시장 규모와 소비층을 고려하면 여전히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국내 뷰티 기업들도 중국 시장 변화에 맞춰 현지 사업을 재정비하거나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