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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현장] 청년 젠더갈등, 인식개선서 구조개혁으로…“병역·경쟁·공정성 손봐야”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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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청년세대의 젠더 갈등이 심화하면서 상호 이해와 존중의 문화를 조속히 조성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정책 개입의 초점을 갈등의 대상에서 구조적 요인으로 전환하고 변화한 청년세대의 인식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국민의힘 권영세 국회의원, KBS는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청년세대 양성평등의 시대적 문제점과 해결방안’ 정책포럼을 열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허명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사회는 매우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 계층과 세대, 성별 갈등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분열을 야기하고 사회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은 우리 청년세대 젠더 갈등 원일을 심층 분석해 상호 이해와 존중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은 “갈등의 이면에 놓인 제도와 구조를 짚어내면 그때부터는 국회가 법과 정책으로 감당해야 할 몫이 분명해진다”며 “이 자리에서 나온 고견은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고 청년들이 더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와 정책을 세심히 살피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KBS 김장범 사장은 공영방송의 역할과 책임을 언급했다. 김 사장은 “차이를 감추지 않되 차이만을 부각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전하되 어느 하나의 목소리가 전제를 대신하지 않도록 하는 것, 갈등의 표면에 머무르지 않고 그 안에 놓인 국민의 삶과 사회적 맥락을 깊이 있게 살피는 것, 이것이 공영방송의 책임”이라며 “다양한 목소리가 대립을 넘어 이해와 대화로 이어지도록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청년세대 양성평등의 시대적 문제점과 해결방안:실증근거에 기반한 진단과 정책 대안’이라는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대 행정대학원 이석원 교수는 “2018~2024년 전국 조사 결과 ‘성평등은 곧 여성 우대’라는 것에 청년 남성 59.4%가 동의한 반면 청년 여성은 10.6%만 동의했고 2022년 대선에서 20대 남성의 62.9%가 보수 후보를 지지한 반면 20대 여성은 26.1%였다”며 “그 외에도 여성가족부 폐지, 여성할당제 등 청년들은 같은 사회에 살면서 서로 다른 현실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청년 남성이 거부하는 것은 성평등이라는 원칙이 아니라 여전히 여성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사실판단”이라며 “청년 남성의 반대는 가부장적 가치관을 거치지 않는다. 문제는 성차별 의식이 아니라 ‘경쟁에서 밀린다’는 인식”이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갈등의 원인으로 △지위 하락 인식 △25년째 합의가 방치된 병역 △임금격차 △정치적 동원 등을 꼽았다. 그는 “구조가 만든 불안이 인식을 낳고 그 인식이 여성에게 귀속되며 온라인과 정치가 이를 증폭시킨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병역 부담에 대한 보전과 경쟁구조의 완화, 공정성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그동안 청년 남성의 성차별 의식을 문제로 규정했다면 앞으로는 경쟁 상황에 대한 인식과 지위 하락에 대한 감각을 정책적 개입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발성 인식개선 캠페인이나 교육보다 구조개혁을 주된 수단으로 삼고 대화 프로그램은 다회기 방식으로만 병행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책은 부모·양육자 등 보편적 대상으로 확대해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군가산점 재도입 논쟁이 반복되는 데 대해서는 재정적 보전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원정 양성평등연구본부장은 “그동안의 성평등 정책은 불리한 위치에 놓인 여성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데 주력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축적해 왔다. 다만 그 방식만으로는 불리함을 만들어내는 제도의 설계 자체를 바꾸는 데까지 나아가기는 어려웠다”며 “이제는 정책의 개입 지점을 대상에서 구조로 옮겨 돌봄 책임이 없는 노동자를 전제한 노동시장, 병역 이행을 완전한 시민의 조건으로 상정해 온 제도처럼 특정한 성별을 표준으로 삼아 만들어진 설계를 다시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KBS 성평등센터 홍수진 센터장은 “같은 20대라도 남성과 여성에게 서로 다른 의제를 연결해 보도하는 경향이 관측됐다”며 “공영방송은 남녀 사이의 차이와 갈등은 숨기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하고 소수의 목소리가 청년 전체를 대표하지 않도록 다양한 경험을 조망해야 하며 갈등의 배경과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고용평등공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한정민 청소년 상담활동가는 “고용평등공시제를 논의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청년 남성이 요구하는 절차 공정성과 여성이 요구하는 차별 시정은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달성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육아휴직의 아버지 할당을 양도 불가능한 권리로 만들어하며 디지털 성폭력을 청년 젠더 의제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영은 부회장은 양성평등 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성별 중심의 정책에서 ‘실질적 불이익’ 중심의 정책으로 발전해야 하며 청년 남성의 어려움도 양성평등 정책 안으로 가져와야 한다”며 “결과의 기계적인 평등보다 기회의 공정성과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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