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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갈등 한 번의 싸움으론 이혼 불가, 관계 파탄 중요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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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9월 28일 오후 4시 58분 조선비즈 RM 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챗GPT 제작
챗GPT 제작

추석 연휴에는 시가·처가 방문과 가사 분담 등을 놓고 부부 갈등이 불거지기 쉽다. 평소 쌓여 있던 불만까지 터져 나오면서 다툼이 커지고, 급기야 ‘이혼’을 떠올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명절에 부부가 한 차례 크게 싸웠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에서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갈등의 횟수나 기간만 기계적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부부 사이의 신뢰가 얼마나 훼손됐는지, 관계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반면 배우자나 시부모·장인·장모에게 심한 모욕이나 부당한 대우를 반복적으로 받았고 이로 인해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한 번 크게 싸웠다고 이혼?… 집안 갈등은 가능성 있어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혼은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으로 나뉜다. 부부 모두 이혼에 동의한다면 갈등의 원인과 관계없이 협의이혼을 할 수 있다. 반면 한쪽이 이혼을 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법원에 재판상 이혼을 청구해야 한다.

재판상 이혼을 하려면 민법이 정한 이혼 사유가 있어야 한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나 악의적인 유기뿐 아니라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따라서 추석 연휴 중 한 차례 언성을 높이거나 감정적으로 욕설을 주고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통상 이혼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 일시적인 부부 갈등에 그쳤다면 혼인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정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아내가 시가에서 지속적으로 모욕을 당하거나 남편이 처가에서 심한 비하를 당하는 등 배우자의 가족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다. 상대 가족의 모욕이나 폭언 정도가 심하고 배우자가 이를 방치하거나 동조하면서 부부 사이 신뢰까지 무너졌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서울가정법원 모습./뉴스1
서울가정법원 모습./뉴스1

◇시부모·장인 장모에도 손배 청구 가능… 파탄 책임 따져야

시부모나 장인·장모의 행위가 혼인 파탄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면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단순히 사이가 나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폭언·모욕 등 위법한 행위와 혼인 파탄 또는 정신적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한다.

신정욱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배우자의 외도 상대방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것처럼 양가 부모에게도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이혼과 손해배상이 모두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같이 제기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우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도 마찬가지다. 이혼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 배우자의 잘못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돼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법원은 혼인 기간과 파탄 경위, 양측의 책임 정도, 경제적 사정 등을 종합해 위자료 지급 여부와 액수를 정한다. 부부가 서로 폭언을 하는 등 비슷한 정도로 갈등을 키웠다면 어느 한쪽에만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

◇싸운 뒤가 더 중요… 별거·대화 단절도 판단 요소

이혼 소송에서는 다툼 자체뿐 아니라 이후 부부가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도 중요하다. 서로 사과하거나 대화를 시도했는지, 부부 상담 등을 통해 관계 회복에 노력했는지가 판단 요소가 된다.

크게 싸웠더라도 화해한 뒤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이어갔다면 그 다툼만으로 혼인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갈등 이후 장기간 대화를 끊거나 별거하고, 어느 한쪽 또는 양쪽 모두 관계 회복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혼인 파탄을 보여주는 사정이 될 수 있다. 다만 ‘몇 달 이상 별거해야 한다’는 식으로 법이 정한 최소 기간은 없다.

이혼 전문인 김지혁 법률사무소 태린 변호사는 “배우자가 ‘너희 집안은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상대방의 집안을 반복해서 비하했다면 부부 사이 신뢰가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비난이 문자메시지 등으로 계속되고 관계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면 혼인 관계가 파탄됐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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