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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이란 제재 회피 84% 테더 사용 지목
위키트리
미국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이란의 국제 제재 회피를 돕는 핵심 통로로 쓰이고 있다고 지목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9월 28일(현지시각) 공개된 이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과 연계해 제재한 암호화폐 지갑 846개를 분석한 결과 84%가 USDT로 거래됐다고 밝혔다. 코네티컷주 리처드 블루멘솔 상원의원은 재무부와 법무부에 테더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테더는 즉각 반박하며 올해 이란 관련 USDT 약 5억 5,000만 달러(약 7,458억 원, 1달러 1,356원 기준)를 동결하는 데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상원 국토안보·정부업무위원회 산하 상설조사소위원회에서 블루멘솔 의원이 주도해 작성됐다.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과 관련해 제재한 암호화폐 지갑 846개를 분석한 결과 84%가 USDT로 거래됐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포함한 경로로 미국 제재 속에서도 국경을 넘어 자금을 옮기고 자국 화폐를 지지하는 데 이 지갑들이 활용됐다는 설명이다.
블루멘솔 의원은 성명에서 “이번 보고서는 테더와 그 대표 토큰이 어떻게 이란의 그림자 금융망 중심에 서게 됐는지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테더가 대테러 기관이 지정한 지갑을 “반복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이전에는 테더가 지정된 지갑을 포괄적이고 일관되게 동결하지 않았고, 지금도 명백히 불법적인 지갑을 선제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억제력 부재가 악용을 불렀다고 짚었다. 하마스 같은 테러 조직이 비트코인과 여러 암호화폐를 혼용하던 방식에서 USDT 사용으로 옮겨갔다는 주장이다. 테더가 지갑을 동결할 때도 수 주가 걸리는 경우가 있었고, 요청에 응답하면서도 실제로는 블랙리스트에 올리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별개로 공개된 자료에서는 이란이 2025년 약 2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테더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와의 협력 의지를 밝히며 2026년 들어 이란 관련 USDT 약 5억 5,000만 달러를 동결하는 데 협력했다고 밝혔다. 테더 최고경영자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테더는 USDT가 제재 대상자, 테러 조직, 범죄 네트워크의 피난처가 아니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왔다”고 말했다.
테더가 밝힌 세부 내역을 보면, 4월에는 두 개 주소에서 3억 4,400만 달러 이상이 동결됐다. 이 중 한 지갑에는 약 2억 1,300만 달러, 다른 지갑에는 약 1억 3,100만 달러가 있던 것으로 앞서 보도됐다. 테더 설명에 따르면 회사가 먼저 미국 당국으로부터 두 주소에 대한 정보를 받고 동결을 지원했고, 다음 날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 주소들을 이란 중앙은행 제재 목록에 정식으로 등재했다. 해당 등재 항목은 이슬람혁명수비대 쿠드스군, 헤즈볼라와의 연계도 함께 명시했다.
7월에는 4개의 트론(TRON) 네트워크 지갑에서 1억 3,000만 달러 이상이 추가로 동결됐다. 재무부는 이 네 주소를 이란 중앙은행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 당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OFAC가 이란 중앙은행과 연계된 다수의 지갑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아르도이노는 “공개된 블록체인 덕분에 당국이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고, 법 집행기관이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면 회사가 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더는 자사의 동결 정책을 OFAC의 특별지정국민(SDN) 목록에 맞춰 운영하고 있으며, 최초 발행 이후 목록에 오른 지갑이 보유한 USDT도 동결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8월 24일 ‘경제적 추방자 작전’을 시작하며 디지털 자산을 기술, 금, 항공, 해운과 함께 다섯 개 신규 부문별 제재 대상 목록에 포함시켰다. 재무부는 이 조치로 이란 경제의 해당 부문에서 활동하거나 이를 지원하는 외국인·기업을 겨냥할 권한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9월 17일에는 OFAC가 이란 디지털자산 업체 비트뱅크(BitBank)와 소프트웨어 개발사, 금융업자 바박 잔자니와 연계된 3명을 이 작전 아래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재무부는 잔자니의 네트워크가 디지털자산 업체를 이용해 이슬람혁명수비대로 자금을 옮겼으며 그중 수억 달러가 비트코인 형태였다고 주장했다. 비트뱅크 제재 조치로 개발사인 피쉬타즈 시모르그 전자무역회사도 OFAC 목록에 함께 올랐다.
별도의 민사 사건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트론 네트워크 10개 주소에 보관된 USDT 6,120만 달러에 대한 몰수를 요청했다. 법원 문건에 따르면 이 자금은 테더가 2025년에 이미 동결한 상태였다. 9월 14일 발급된 영장으로 연방수사국(FBI)이 해당 자산의 관리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몰수 소송은 법원이 소유권을 정부에 넘기도록 요청하는 절차다. 이 사건은 이란산 석유 대금과 관련된 것으로, 테더가 밝힌 2026년 동결 총액과는 별개다.
테더는 이스라엘 대테러금융국과의 협력 사례도 함께 공개했다. 이 기관이 40건 넘는 사건, 640개 이상의 주소를 테더에 회부해 2,200만 USDT 이상을 동결했다는 내용이다. 2023년에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영향을 미친 불법 활동과 관련해 32개 주소, 87만 3,000달러 상당을 동결한 사례도 공개한 바 있다.
이스라엘 대테러금융국이 2025년 9월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것으로 파악한 주소 187개 목록을 공개하자,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은 테더가 이 중 39개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밝혔다. 동결 당시 이 지갑들에 남아 있던 USDT는 약 150만 달러 규모였다.
테더는 전체적으로 67개국 340개 이상 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런 활동으로 전 세계에서 49억 달러 이상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 중 24억 달러 이상이 미국 당국과 연계된 사안이었다. 테더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800건 이상의 수사가 이뤄졌고 이 중 1,500건 이상이 미국 법 집행기관과 관련됐다. 블루멘솔 의원의 조사 요구가 재무부와 법무부의 실제 조치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