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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짜파구리 인기, K라면 수출 15억달러 돌파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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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라면과 해물라면을 한꺼번에 끓여 먹는 한국의 별미가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드는 ‘짜파구리’다.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공유된 조리법이지만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뒤 해외 소비자들이 직접 레시피를 찾아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 알려졌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의 짜장 소스와 너구리의 굵은 면발과 해물 풍미를 섞어 만드는 방식이다. 두 제품을 각각 끓인 뒤 물을 일부 남겨 면을 함께 비비는 것이 기본이다. 영화 ‘기생충’에서는 여기에 한우를 넣은 음식으로 등장하면서 해외에서는 ‘램동(Ram-don)’이라는 이름으로도 소개됐다. 라면을 뜻하는 ‘ramen’과 우동을 뜻하는 ‘udon’을 합쳐 만든 표현이다.

짜파구리 자체는 ‘기생충’ 이전부터 존재했다. 농심은 2009년 자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소비자가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먹는 레시피를 소개한 것을 짜파구리의 시작으로 설명한다.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이른바 ‘모디슈머’ 문화에서 나온 음식이다.

해외에서 짜파구리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점은 2020년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르면서 영화 속 음식에도 관심이 쏠렸다. 영화에서는 부유한 박 사장 가족의 집에서 짜파구리에 한우를 넣어 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해외 관객에게는 짜장라면과 해물라면을 섞는 조리법 자체가 낯설었다. 영화 속 음식이 무엇인지 궁금해한 시청자들이 인터넷에서 ‘Jjapaguri’와 ‘Ram-don’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직접 만들어보는 콘텐츠가 잇따랐다.
당시 해외 반응은 실제 판매량에도 나타났다. 농심에 따르면 2020년 2월 짜파게티의 해외 매출은 15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68만달러보다 120% 이상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매출이 7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 22만달러, 호주 19만달러, 일본 10만달러 등이었다. 3월에도 해외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116% 증가했다.

당시 해외 소비자들은 단순히 완제품을 사는 데 그치지 않았다. 농심 공식 SNS에는 미국과 일본 소비자들이 짜파구리를 정식 제품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남겼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는 짜파구리가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음식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슈퍼마켓에서 ‘짜파구리’를 찾는 사람을 봤다며 제품 출시를 요청하기도 했다. 농심은 해외 소비자들의 요청과 관심을 반영해 짜파구리 용기면을 개발했다.

농심은 2020년 4월 국내에서 짜파구리 용기면을 출시한 뒤 해외 판매에도 나섰다. 해외에서는 국가별 매운맛 선호도를 고려해 오리지널 짜파구리와 매운맛을 강조한 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5월부터, 호주와 동남아시아에서는 6월부터, 일본에서는 7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외국인들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 음식 콘텐츠로 잘 알려진 유튜버 망치(Maangchi)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를 소개하면서 한우를 곁들인 조리법을 공개했다. 해당 레시피 페이지에는 2025년 4월 기준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약 296만회, 좋아요가 8만개 이상으로 표시돼 있다. 레시피에는 짜파게티와 너구리 외에 스테이크를 넣어 영화 속 음식을 재현하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짜파구리의 해외 인지도는 한국 라면 시장 전체가 해외로 확장되는 과정과도 맞물려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한국 라면 수출액은 15억2140만달러로 전년보다 21.9% 증가했다. 라면 수출액이 15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같은 해 전체 K-푸드 수출액도 104억1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도 라면 수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6년 4월까지 누적 라면 수출액은 6억166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9% 늘었다.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라면 수출이 증가했다. 미국의 2026년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1억753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4.4%, 중국은 2억1760만달러로 34.9% 증가했다.

짜파구리가 해외 소비자에게 흥미로운 음식으로 받아들여진 배경에는 조리 방식도 있다. 하나의 제품을 그대로 먹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라면을 섞어 새로운 맛을 만든다는 점 때문이다. 해외 소비자 입장에서는 짜장 소스와 해물맛 라면을 함께 조리한다는 방식 자체가 한국식 라면 소비 문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짜파구리를 ‘한국 라면을 활용한 레시피’로 소개하는 사례가 많다. 기본 조리법에 스테이크를 넣거나 치즈, 계란 등을 추가하는 식으로 재료를 바꾸기도 한다. 영화 속 한우 짜파구리가 해외 소비자들의 첫 관심을 끌었다면 이후에는 각자의 재료와 취향을 더한 방식으로 레시피가 확장된 것이다.

‘램동’이라는 이름도 짜파구리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 영화 ‘기생충’의 영어 자막에서는 짜파구리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Ram-do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당시 영화 번역가는 짜파구리라는 단어를 그대로 쓰면 해외 관객이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라면과 우동을 조합한 이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Ram-don’과 ‘Jjapaguri’가 함께 검색되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음식의 원래 이름을 찾아가는 계기도 됐다.

짜파구리의 인기가 곧 모든 해외 소비자가 즐겨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영화에 등장한 한국 음식이 해외 소비자의 검색과 조리 콘텐츠, 제품 구매 요청으로 이어졌고, 식품업체가 이를 정식 제품으로 출시하는 단계까지 발전한 사례는 확인된다.

한국 라면을 접하는 해외 소비자층도 넓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2025년 미국을 K-푸드 최대 수출시장으로 집계했으며, 미국의 라면 수출액은 2억5470만달러로 전년보다 18.2% 증가했다. 중국의 라면 수출액도 3억8540만달러로 47.9% 늘었다.

짜파구리는 이 같은 K-라면 확산 과정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다. 신제품으로 처음 등장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 소비자가 기존 라면 두 개를 섞어 먹던 방식이 영화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해외에 알려졌다. 이후 해외 소비자가 직접 레시피를 찾아보고 만들어 먹으면서 기업이 제품까지 내놓았다.

라면 두 봉지를 섞는 단순한 조리법에서 시작한 짜파구리가 해외에서는 한국 음식 문화를 경험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기생충’의 한 장면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유튜브 레시피와 현지 판매로 이어지면서 짜파구리라는 이름도 한국 라면과 함께 해외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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