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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굴비 대신 '금테크'…골드바부터 1g 모으기까지
데일리임팩트
올 추석 편의점 명절 선물 목록에 골드바가 올라왔다. 한우·과일처럼 익숙한 선물 사이 금이 자리 잡으면서 이른바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실물 선물시장까지 확산된 모습이다.
투자로 눈을 돌리면 금을 담는 방법은 더 다양하다.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1g씩 금을 모을 수 있고,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부터 금·채권 혼합형, 퇴직연금용 골드펀드까지 선택지가 넓어졌다. 금을 살지 여부를 넘어 '어떤 방식으로 담을지'를 따져야 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와 GS25, 이마트24는 올해 추석 금 관련 상품을 선보였다. CU는 골드바 10돈·1돈 등을 포함한 순금 상품 12종을, GS25는 안중근 의사 금메달 등 골드·실버 제품을 내놨다. 이마트24도 병오년(丙午年)을 기념한 '2026년 말 골드바' 37.5g과 3.75g 2종을 출시했다.
이처럼 선물로까지 영역을 넓힌 금을 투자 목적으로 활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장외 실물은 금값에 부가가치세와 세공·유통비용 등이 붙는다. 반면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는 순도 99.99% 금을 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다. 13개 금융투자회사를 통해 거래할 수 있으며 장내 매매에는 부가세가 면제되고 양도소득세도 붙지 않는다.
증권사들은 이를 적립식 투자로 연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10월 30일까지 '금현물 모으기' 첫 체결 고객에게 5000원, 누적 매수액 100만원 이상이면 1만5000원을 추가 지원한다. 신한투자증권도 10월 31일까지 KRX 금현물 거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RX에서 산 금도 실물로 찾아갈 수 있다. 다만 100g 또는 1kg 단위로 인출해야 하고 부가세 10%와 인출비용이 발생한다. 실물을 직접 소유하는 것이 목적인지, 금값 움직임에 투자하는 것이 목적인지에 따라 비용 구조가 달라진다.
ETF는 별도 금현물 계좌 없이 일반 증권계좌에서 금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은 KRX 금현물 가격을 추종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국내 금시장 수급에 따른 가격 괴리를 피하고 싶다면 국제 금 상품도 선택지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국제금은 미국·캐나다 상장 금현물 ETF에 투자해 국제 금값을 추종한다.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영향을 줄이고 선물형 상품의 롤오버 비용도 피할 수 있다. 다만 환율 변화는 수익률에 반영된다.
금은 연금 자산배분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금채권혼합은 금과 국고채 3년물을 각각 50% 담아 퇴직연금에서 100% 편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7월 말 'KB스타 골드'를 국내외 금 ETF 중심으로 개편해 퇴직연금 편입을 열고 운용보수도 약 40% 낮췄다.
금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개인은 ACE KRX금현물을 217억원, TIGER KRX금현물을 117억원 순매수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 8월 글로벌 금 ETF에도 180억달러가 순유입됐고 전체 금 보유량은 4189t(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와 달러가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강달러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다변화와 ETF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중장기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단기 가격 부담과 달리 중장기 금 투자수요는 견조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세계금협회(WGC)는 지난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에도 직전 주 금값이 상승하고 지역별 금 ETF에도 자금이 순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다변화와 ETF를 통한 투자자금 유입이 금 수요를 받치는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와 해외에서도 단기 금 가격 조정과 중장기 수요를 구분해 보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적자 확대와 중앙은행 준비자산 재편을 금 가격 지지 요인으로 꼰았다. 물가가 안정되는 경우 연말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내년 말에는 6000달러 부근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8일 연준의 금리 인상을 반영해 올해 말 금 적정가 전망을 낮추면서도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다변화에 따른 금 매입을 구조적 수요로 언급했다. 골드만삭스는 2026~2027년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를 월평균 60t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값 상승 자체보다 자산배분 효과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 8일 기존 주식 60%·채권 40% 대신 주식 60%, 채권 30%, 금 8%, 비트코인 2%로 구성한 자산배분안을 제시했다. 주식과 채권의 동조화가 높아지면서 두 자산만으로 얻을 수 있는 분산 효과가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박 연구원은 "최근에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오르거나 내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금과 비트코인의 배분 비율 모델링 결과 8대 2 비율이 가장 양호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