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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기관용 토큰화 펀드 협력, MMF부터 발행
위키트리
KB증권이 시큐리타이즈, 옵티미즘 재단과 손잡고 국내 기관투자자를 위한 토큰화 펀드 사업에 나선다. 3사는 지난 21일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3일(현지시각) 이를 공식 발표했다. 첫 상품은 옵티미즘이 운영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OP메인넷에서 발행되는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이며, KB자산운용의 대표 전략을 기반으로 한 펀드도 뒤이어 준비된다. 이후 규제 정비 속도에 맞춰 주식과 미국예탁증서(ADR), 회사채, 국채로도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업무협약에 따르면 KB증권은 기관 고객 기반과 증권 발행·유통 경험을 제공하고, 시큐리타이즈는 토큰화 인프라를, 옵티미즘 재단은 블록체인 기술을 맡는다. 3사는 이를 토대로 기관투자자용 토큰화 상품의 발행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투자금액이나 수익 전망 등 구체적 재무 조건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고, MOU 자체가 상품 출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체결식에는 시큐리타이즈의 빌리 밀러 최고운영책임자, 박재만 KB증권 AI디지털본부장, 카일 젠크 옵티미즘 재단 최고운영책임자가 참석했다. 박재만 본부장은 “각 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국내 기관투자자를 위한 토큰증권 사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규제와 시장 변화를 계속 주시하고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확대해 새로운 금융상품·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구 KB증권 대표이사도 이번 협약이 국내 기관투자자를 위한 상품에 각사 역량을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KB증권이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규제·시장 동향을 계속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3사가 가장 먼저 준비하는 상품은 기관 고객 대상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로, OP메인넷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KB증권은 이어 KB자산운용의 대표 투자전략을 기반으로 한 토큰화 펀드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전략을 활용할지, 두 상품의 출시 시점이 언제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KB증권은 두 펀드에 이어 규제가 정비되는 대로 주식과 미국예탁증서, 회사채, 한국 국채까지 토큰화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이미 운용 중인 토큰화 펀드를 국내 기관투자자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옵티미즘랩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징 왕은 KB증권이 OP메인넷을 택한 것을 두고 “이 모델이 미국 달러 시장을 넘어서도 통한다는 초기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첫 펀드가 어떤 통화나 자산을 기초로 삼을지는 이번 발표에서 구체화되지 않았다. 시큐리타이즈의 카를로스 도밍고 최고경영자는 이번 협력으로 토큰화 인프라를 한국 자본시장에 들여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립토뉴스가 9월4일 보도한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 3단계 로드맵에 따르면, 사모 머니마켓펀드와 기관용 채권 일부가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일인 2027년 2월4일부터 토큰증권으로 취급될 수 있는 대상에 포함된다. 이후 단계에서는 공모 증권까지 범위를 넓히고, 최종적으로는 증권 결제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를 연동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금융위는 기존에 인가를 받은 금융회사가 면허 범위 내에서 토큰증권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자본시장법과 전자등록법 관련 규정도 손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이런 규제 정비 속도와 범위를 지켜보며 펀드 이후 단계의 상품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 계열사로, 지난해 12월 기준 총자산 76조5000억원, 자기자본 6조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해 6개국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시큐리타이즈는 뉴욕증권거래소에 티커 SECZ로 상장된 업체다. 지난 7월 자사 보통주를 솔라나와 아발란체 네트워크에서 토큰화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과 동시에 유통시켰는데, 이 토큰은 별도 주식이 아니라 기존 보통주와 동일한 법적 권리·양도 제한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시큐리타이즈 플랫폼은 블랙록의 토큰화 국채펀드 BUIDL도 지원하며, 8월 기준 관리 자산이 약 50억 달러(약 6조7700억원, 1달러 1354원 기준) 규모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미국 규제 당국에 제출된 서류에는 한화그룹이 계열사와 투자기구를 통해 시큐리타이즈 지분 9.6%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큐리타이즈는 이번 한국 협약 외에도 지난 3일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과 별도의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자산 인프라와 토큰화 금융시장 관련 기술·규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토큰화 움직임도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유진투자증권은 BEATOZ와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험에 합의했다. 토큰증권의 청약·대금납부·결제가 하나로 연결된 블록체인 시스템에서 이뤄질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시험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024년 토큰증권 플랫폼을 구축했고 2025년 한국예탁결제원 시범사업에도 참여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 7일 아발란체와 하이퍼레저 베수를 함께 지원하는 토큰증권 플랫폼 개발을 마쳤다고 밝혔다. 페어스퀘어랩과 함께 만든 이 플랫폼은 단일 블록체인이 아닌 복수의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분산원장을 공식 증권 등록 수단으로 인정하는 작업과 맞물려 있는 움직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