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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안정 119만호 대책, 비현실적 공급과 재원 부족
최보식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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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부유럽지역장]
국토교통부가 2030년까지 공적 주택 119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수도권에 물량을 쏟아붓고 보편형 공공임대를 늘리겠다는 거창한 숫자를 내놓았지만, 치솟는 전월세 보증금과 월세 부담에 허덕이는 일반 국민 입장에선 한숨과 분통이 터질 뿐이다.

우선 대책의 구조부터 치명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 당장 생색은 현 정권이 내고, 천문학적인 비용과 수습 책임은 통째로 차기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넘기는 전형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통상 주택 공급은 부지 확보부터 인허가, 착공, 입주까지 최소 5~7년이 걸린다. 현 정권 임기 내에는 첫 입주는커녕 터 닦기도 벅찬 2030년 목표를 급조해 들고 나와 공수표 생색내기만 하고, 그에 따른 재정적 부담과 부작용은 다음 정부에 덮어씌우겠다는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재원 구조를 봐도 비현실적이다. 매입 임대 31만 호를 사들이는 데만 수십조 원의 혈세가 필요할텐데, 정부는 내년에만 30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도 정작 2030년까지 필요한 총사업비 규모조차 밝히지 못했다.

중산층을 겨냥해 넓은 평수와 고급 마감재를 쓰겠다는 보편형 공공임대 19만 호 역시 전형적인 말뿐인 포퓰리즘이다. 가장 어려운 난제인 도심 핵심 입지확보를 해결한다 해도, 비싼 땅에 고급으로 지어 임대료를 비싸게 받으면 중산층이 외면할 것이고, 싸게 받으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중산층 주거비까지 보조하며 대규모 공공 적자를 유발시키는 외통수에 갇히게 된다. 150조 원의 부채를 짊어진 LH와 국가 재정 상태로는 감당조차 불가능한 숫자 놀음이다.

이러한 비현실성은 작금의 국가 반도체 산단 사태에서도 똑같이 증명되고있다. 한전은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 때문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깔 송전망 예산조차 마련하지 못해 민간 기업들에 25조 원의 전기요금 선납을 구걸했다가 거절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장 용인 산단의 전력망 재원조차 확보하지 못해 손을 벌리는 판에, 무슨 돈으로 호남 반도체 산단까지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송전망을 구축하겠다는 말인가? 기반 인프라 재원과 실행력이라는 기초적인 현실은 덮어둔 채 선거 표심과 치적용 장밋빛 청사진부터 터뜨리는 정부의 고질병이 주택 정책이라고 다를 리 없다.

기본적으로 주택시장과 전월세시장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작동해야 건전하게 유지된다. 강남 등 일부 인기 지역의 가격 상승은 희소성과 선호도가 반영된 '부유층 내부의 리그'일 뿐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지층의 통쾌함을 위해 부유층 주택 가격을 잡겠다며 국가 전체 부동산 시장에 징벌적 세금과 규제 폭탄을 퍼부었다. 특정 계층을 공격해 다수 서민의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계산과 이념적 편가르기가 개입하면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역대 최고로 폭등하고 전월세의 씨가 마르며 정상적인 시장 생태계가 통째로 망가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발생한 "조세 전가"의 경제학적 현실을 정부는 완전히 무시했다. 대형 평수 아파트소유자에게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폭탄을 때리면 집주인이 순순히 세금을 다 부담할 것이라 착각했지만, 현실에서 집주인들은 그 세금 부담을 전세금을 올리거나 순수 월세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세입자에게 그대로 넘겼다. 부유층을 응징하겠다며 던진 세금 폭탄이 결국 서민과 청년들의 매달 피 같은 월세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주거 사다리를 완전히 끊어버린 것이다.

스스로 자초한 전월세 대란으로 지지율이 폭락하자 부랴부랴 내놓은 "공적주택 119만호" 역시 막대한 재정 적자와 자원 낭비를 초래하는 허구적 대안이다. 도심 골목길 여기저기에 위치한 노후 매입임대 빌라들은 공공기관조차 주차·청소·누수 등의 민원을 감당하지 못해 매년 수천억 원의 수리비 폭탄을 낳고 있으며, 결국 그 적자는 국민 세금으로 메꿔진다. 공공이 관리도 못 하면서 세금을 쏟아붓는 자원 낭비 구조를 만들고, 도심 알박기식 매입으로 지역 전체의 민간 재개발마저 가로막는 애물단지를 양산하고 있다.

주택 문제는 정권의 치적 쌓기용 공공임대 숫자를 부풀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치적 계산으로 시장을 들쑤시는 과도한 개입부터 당장 멈추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도록 시장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민간의 공급 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징벌적 세제와 규제를 정상화하는 것만이 엉망이 된 전월세 시장을 살리고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덜어주는 유일한 길이다.

#주거안정플랜 #부동산정책 #서민주거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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