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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전 과정 확산, 빅파마 투자 가속화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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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주는 보조 도구 수준을 넘어 신약개발 전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질병 표적 발굴부터 단백질 구조 예측, 후보물질 설계·최적화, 독성 예측, 임상시험 대상자 선별, 임상 성공 가능성 예측까지 AI의 활용 영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들도 AI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주요 빅파마의 AI 협력 범위는 개별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연구개발·제조·상업화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1월 엔비디아와 5년간 최대 10억 달러(약 1조 3900억원)를 투입해 AI와 로봇을 결합한 신약개발 연구실을 구축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동시에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연구 데이터를 직접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노바티스는 지난 6월 미국 바이오텍 오리오니스 바이오사이언스와 분자 접착제(molecular glue) 신약 개발 협력을 맺었다. 선급금 4000만 달러(약 555억 6000만원)에 개발·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을 더하면 최대 14억 달러(약 2조원) 규모다. 오리오니스의 AI 기반 발굴 플랫폼을 활용해 그동안 약물로 공략하기 어려웠던 표적을 분자 접착제 방식으로 풀어내겠다는 목표다. 두 회사가 협력 계약을 맺은 것은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AI가 신약개발 전 과정에 관여한 대표 사례는 홍콩 인실리코 메디슨이 개발한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렌토서팁'이 꼽힌다. AI 표적 발굴 플랫폼으로 TNIK이라는 새로운 표적을 찾아내고, 생성형 AI 플랫폼 '케미스트리42(Chemistry 42)'로 신약 분자를 설계해 18개월 만에 임상 후보물질로 선정된 약물이다. 이 후보물질은 현재 중국에서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다.

이달 7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는 렌토서팁을 투여받은 환자들에게서 서로 독립적으로 개발된 6종의 단백질체 노화시계(proteomic aging clock) 지표가 모두 생물학적 나이가 되돌아가는 방향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AI가 발굴한 표적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이 노화 역전 가능성을 임상에서 확인한 첫 사례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이오 산업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분야 AI 시장 규모는 올해 61억6000만 달러(약 8조 6000억원)에서 2031년 349억9000만 달러(약 48조 6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 약 41%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민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AI 기술이 신약개발 전 주기에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떠올랐다"며 "임상시험 설계 최적화, 환자 맞춤형 치료제 도출, 약물 용도 변경 등의 분야에서도 활용도를 높이며 기업 운영 전반에 걸쳐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심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제약사 간 경쟁이 양질의 연구·임상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AI가 제시한 예측을 얼마나 신속하게 실험으로 검증하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화된 연구시설과 임상개발 조직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역량도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단순히 AI를 도입·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도출한 연구 결과를 실제 의약품 개발과 상용화로 이어가는 기업이 경쟁에서 앞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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