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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재제청 요구 3주째…조희대, 이번 주 입장 내나
아주경제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청와대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재제청을 요구한 지 23일이 지났는데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 부장판사를, 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각각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 손 후보자 제청이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며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했다. 역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를 거쳐 후보자를 제청해 온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다시 후보자를 내도록 요구한 것은 헌정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 헌법과 관련 법률을 검토하고 법조계 의견을 수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대법관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조 대법원장의 선택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국회는 지난 17일 김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가결했고, 이 대통령은 이튿날 임명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두 자리였던 대법관 공석은 한 자리로 줄었다.
그러나 3월 3일 노 전 대법관 퇴임으로 시작된 공백은 200일을 넘겼다. 재제청 논의까지 장기화하면 대법관 공석에 따른 상고심 사건 처리 지연과 사법부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조 대법원장의 판단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손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행위가 국회의 대법관 임명동의권과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이날 헌법재판소에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대법관 인선 절차를 정지시키는 것은 아니다. 조 대법원장은 헌재 심판과 별개로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하거나 손 후보자에 대한 기존 제청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권한쟁의 절차까지 시작되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정치·법적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법원 안팎에서는 대한민국 법원의 날과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등 주요 일정이 끝난 만큼 조 대법원장이 이번 주 입장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석을 앞두고 정치권 공방이 격화한 상황에서 결정을 서두르기보다 연휴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에 나선다면 기존 후보군에서 곧바로 다른 후보자를 선택하기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절차를 처음부터 밟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손 후보자 제청을 유지할 경우 청와대와 대법원의 대치는 헌재 심판과 맞물려 장기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