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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 재질별 분리배출, 재사용 습용 가이드
위키트리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미리 주문한 선물세트와 신선식품 택배가 한꺼번에 도착하면 현관이 순식간에 상자와 보냉팩으로 가득 찬다. 냉동·냉장 식품이 든 보냉박스를 그대로 방치하면 식품이 상할 뿐 아니라, 종이 상자와 젤 아이스팩, 비닐 완충재가 뒤섞여 나중에 분리배출이 훨씬 번거로워진다. 도착 즉시 몇 가지 순서만 지켜 정리해두면 명절 연휴 내내 현관과 다용도실이 택배 상자로 막히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상자를 뜯자마자 비닐과 아이스팩까지 한 봉지에 몰아넣고 마무리하면 정리가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재질을 섞어서 내놓으면 재활용 선별장에서 다시 손으로 골라내야 해 정작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이나 매립으로 넘어가는 양이 늘어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냉장·냉동 식품이 담긴 보냉 택배를 받으면 즉시 풀어 종이 상자, 완충재, 비닐 필름, 젤 아이스팩, 발포 스티로폼을 각각 나눠서 배출하라고 안내한다. 한 봉지에 몰아넣는 대신 재질별로 나누는 순서 하나만 바꿔도 이후 분리배출과 재사용이 훨씬 수월해진다.

택배 상자 자체는 종이류로 재활용되지만, 냉동식품 특유의 물기나 기름기가 배어든 부분은 종이 섬유가 끊어져 있어 일반 종이류로 재활용되지 않는다. 식품물이 묻은 부분은 잘라내거나 물기를 충분히 말린 뒤 배출해야 나머지 깨끗한 부분까지 함께 재활용될 수 있다. 상자를 눌러 펴서 테이프와 운송장 스티커를 최대한 떼어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아이스팩 속 젤은 대부분 물과 고흡수성수지로 이뤄져 있어, 하수구나 변기에 흘려 버리면 관로에서 뭉쳐 배관 막힘을 일으킬 수 있다. 국내 여러 지자체 분리배출 안내에서도 아이스팩 겉면 비닐을 열어 내용물을 그대로 흘리지 말고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라고 권한다. EPA 역시 포장 겉면에 안전하다는 표시가 없는 이상 젤을 개수대에 버리지 말라고 못박는다. 재사용할 아이스팩이라면 겉면을 닦아 말린 뒤 터지거나 부푼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냉동실에 다시 넣으면 된다.
이 순서를 매번 지키려면 상자를 뜯는 자리를 정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현관이나 신발장 옆에 작은 자리를 비워 종이 상자용 바닥 공간, 비닐·완충재를 모을 종이봉투, 젤 아이스팩을 모을 통 세 가지만 놓아도 충분하다. 신선식품은 상자를 열자마자 먼저 냉장고나 냉동실로 옮기고, 상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눌러 펴 두면 주방까지 포장재가 퍼지는 일이 줄어든다. 가위나 커터로 테이프를 자른 뒤에는 칼날을 바로 집어넣어 아이 손이 닿는 자리에 두지 않아야 한다.
상태가 깨끗하고 마른 상자는 바로 버리는 대신 다음에 반품을 보내거나 계절 옷과 이불을 담아두는 보관 상자로 다시 쓸 수 있다. 눅눅해졌거나 냄새가 남은 상자는 재사용하지 말고 분리배출하는 편이 낫다. 종이 완충재나 비닐 에어캡은 뭉쳐서 다음 명절 선물을 포장할 때 깨지기 쉬운 그릇이나 유리병을 감싸는 용도로 그대로 다시 쓸 수 있다.
발포 스티로폼 박스는 흙을 담아 베란다 텃밭 화분으로 쓰거나, 현관 신발장 바닥에 깔아 겨울철 냉기를 막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다만 지자체마다 스티로폼을 별도 분리배출 품목으로 지정한 경우가 많으므로, 재사용하지 않고 버릴 때는 테이프와 상표 스티커를 떼어내고 그 지역 배출 기준을 따르는 것이 좋다.
멀쩡한 아이스팩을 모아두면 명절이 지난 뒤에도 여러 곳에서 다시 쓸 수 있다. 도시락이나 나들이 음식을 쌀 때 보냉 가방에 하나씩 넣으면 여름철뿐 아니라 환절기 식중독 위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 캠핑이나 나들이용 쿨러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운동 후 근육통이나 타박상에 냉찜질이 필요할 때도 아이스팩을 쓸 수 있는데, 이때는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마른 수건으로 감싸서 대야 동상을 피할 수 있다.
정전이나 이사처럼 냉장고 문을 오래 열어둬야 하는 상황에도 모아둔 아이스팩이 쓸모가 있다. 냉동실에 얼려둔 아이스팩을 냉장고 칸에 넣어두면 문을 여닫는 동안에도 내부 온도가 덜 올라가 식재료가 상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이렇게 여러 용도로 돌려 쓰다 보면 명절마다 새 아이스팩을 사는 대신 모아둔 것을 재사용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