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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풍계리 핵실험 단층 재활성화, 수년간 지진 지속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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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 연구팀은 중국 청두이공대학교 판싱리 교수팀과 중국과학원, 중국지진국, 산둥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한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관측한 장기간의 지진파 자료를 분석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주변 단층의 재활성화 양상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1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6차례 지하 핵실험을 했다. 가장 강력했던 것은 2017년 9월 실시된 6차 핵실험으로 폭발력은 약 100~250kt 수준으로 추정됐으며,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당시 발생한 진동을 규모 6.3으로 분석했다. 위성 레이더 관측에서도 핵실험장이 위치한 만탑산 정상 부근의 지표 변형이 확인됐다.

변화가 뚜렷해진 것은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였다. 핵실험이 이뤄진 지 약 20일 뒤부터 지진 활동이 본격적으로 증가했고 이후 지금까지 1330차례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진은 무작위로 흩어진 것이 아니라 북북서 방향으로 뻗은 두 개의 단층대에 집중됐다. 해당 단층대의 길이는 약 24㎞에 이른다.
2008년부터 2025년까지 연구진이 분석한 국지 지진은 모두 1399건이다. 특히 이전 핵실험 뒤 발생한 지진이 비교적 빠르게 잦아든 것과 달리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에는 약 3주가 지난 시점부터 지진 발생 횟수와 규모가 함께 증가했고 이런 흐름이 지난해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의 규모도 점차 커졌다. 초기에는 규모 1.0~1.3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해 2023~2024년에는 규모 3대 지진까지 발생했고, 가장 큰 지진은 규모 3.4를 기록했다.
지진이 발생하는 깊이에도 차이가 있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지진의 깊이는 약 15㎞ 안팎이지만 풍계리 만탑산 주변에서 관측된 지진은 대부분 지하 1㎞ 이내의 비교적 얕은 곳에서 발생했다.

정밀 위치 분석에서도 지진은 두 개의 기존 단층 구조를 따라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분포가 단순한 우연이나 핵폭발 직후의 일시적인 충격이 아니라 단층이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광희 교수는 지진이 집중된 길이 24㎞ 규모의 단층대가 한꺼번에 재활성화될 경우 규모 6.4 수준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이론적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해당 단층대 전체가 동시에 움직인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 추산이다.
이번 연구는 지하 핵실험의 영향이 폭발 직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지하 폭발로 발생하는 소규모 지진이나 붕괴 현상은 수일에서 수주 안에 잦아들지만 풍계리에서는 6차 핵실험 이후 지진 활동이 오히려 수년간 이어지며 강화된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검증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핵실험 여부를 판단할 때 폭발 직후의 신호뿐 아니라 주변 단층의 분포와 응력 변화, 장기간 이어지는 지진 활동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핵실험뿐 아니라 지하공간 개발, 에너지 개발, 지하 유체 주입, 대규모 지하 구조물 건설처럼 지각에 가해지는 힘을 변화시키는 인간 활동에도 같은 문제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교수 연구팀은 앞서 2017년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과정에서 이뤄진 지하 유체 주입으로 촉발됐다는 연구 결과를 2018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한 점은 2017년 핵실험 후 지진활동이 곧바로 잦아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지진은 수년간 이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단층을 따라 점차 뚜렷한 분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폭발이 끝난 뒤에도 장기간 지진을 관측하고 자료를 축적해 개별 지진을 장기적인 물리 과정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