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 읽음
중국산 가짜 화장품 건기식 58억 유통 브로커 적발
우먼컨슈머소비자가 믿고 구매한 ‘정품’은 가짜였고, 제품에 표시된 기능성 성분마저 들어 있지 않았다. 중국산 위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이 국내 주요 온라인 오픈마켓을 통해 대규모로 유통되면서 소비자의 건강과 플랫폼 신뢰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식재산처와 공조 수사를 벌여 중국산 가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국내에 불법 반입·유통한 브로커 A씨를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A씨는 중국 선전 소재 제조업자들과 공모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위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61종을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정품처럼 판매했다. 실제 판매된 제품은 약 8만 개, 판매액은 45억 원에 달한다.
A씨가 충북 청주에서 운영한 물류창고에서는 가짜 제품 87종, 2만여 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시가로는 약 13억 원 규모다. 이미 판매된 제품과 압수된 재고를 합치면 불법 유통 규모는 약 10만 개, 58억 원 상당에 이른다.
위조 대상도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제품에 집중됐다. 조선미녀·에스티로더 등 유명 화장품 28종을 비롯해 고려은단 멀티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 생활가전 제품까지 품목을 가리지 않았다. 포장과 용기, 상표를 정품과 비슷하게 꾸며 일반 소비자가 육안으로 구별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위조상품 피해가 단순히 ‘가짜를 비싸게 산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약처가 압수한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정밀 검사한 결과, 제품에 표시된 기능성 성분과 지표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소비자는 피부 개선이나 건강 증진 효과를 기대하며 돈을 지불했지만, 실제로는 성분과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는 제품을 사용하거나 섭취한 셈이다.
이번 사건은 오픈마켓이 단순한 상품 중개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도 보여준다. 유명 브랜드 사진과 정품을 연상시키는 설명만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대량의 위조상품이 장기간 유통됐다면 판매자 등록과 상품 검증, 이상 거래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판매자가 해외 공급처나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플랫폼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판매자 개인보다 대형 플랫폼의 이름과 결제 시스템, 구매 후기, 환불 정책을 믿고 상품을 선택한다. 플랫폼이 신뢰를 이용해 거래를 확대했다면 위조상품 차단과 피해 소비자 구제에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직접 사용하거나 섭취하는 제품이다. 위조 가방이나 의류와 달리 성분을 확인할 수 없는 가짜 제품은 피부 이상과 알레르기 등 예측하기 어려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단속 이후 제품을 압수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구매해 사용한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
관계 당국과 해당 플랫폼은 적발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말고 위조상품의 제품명과 판매자 정보, 판매 기간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하도록 공개해야 한다. 구매자에게 개별 통지하고 신속한 환불과 피해 접수 절차를 마련하는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정품처럼 보이는 가짜를 소비자 개인이 모두 가려내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사건이 드러낸 것은 소비자의 부주의가 아니라 온라인 유통망의 검증 실패다. ‘몰랐다’는 판매자의 변명과 ‘중개했을 뿐’이라는 플랫폼의 방어막 사이에서 소비자의 건강과 돈이 또다시 희생돼서는 안 된다.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