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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상서 그린수소 생산 실증, AI 풍력 관리 효율화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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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제주 고산항 인근 해상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운영하는 제주 파력발전 실해역시험장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구조물 내부에서는 해양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수소로 전환하는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최예지 기자

지난 14일 제주 고산항을 출발한 배가 20여분 바다로 나아가자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칠해진 콘크리트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운영하는 제주 파력발전 실해역시험장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날 바다가 비교적 잔잔한 편이라고 했지만 배는 파도를 따라 좌우로 계속 흔들렸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어난 제주에서는 전기를 생산하는 것만큼 저장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다. 파력발전 실해역시험장에서는 해양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수소로 전환하는 실증이, 두산윈드파워센터에서는 인공지능(AI)으로 풍력발전기의 이상 징후를 미리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바다에서 그린수소 생산…2031년 부유식 기술 검증

바다 한가운데에 놓인 파력발전 실해역시험장은 약 104만㎡ 해역에 조성된 아시아 최초의 5㎿급 계통연계 해양에너지 실증시설이다. 수심 15~60m 해역에 5개의 정박지를 두고 해저케이블과 수중 연결장치를 설치했다. 외부에서 개발한 파력·풍력 발전설비를 가져와 전력망에 연결하고 실제 바다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시험할 수 있다.

바다에 세운 콘크리트 구조물의 무게는 1만t에 달한다. 육상에서 만든 구조물을 바다로 옮긴 뒤 자체 무게로 해저에 고정하는 케이슨 방식으로 설치했다. 2016년께 구축된 이후 태풍이 10차례 넘게 지나갔지만 구조물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시험장 구조물 한쪽에는 해수를 끌어올리는 은색 파이프가 설치돼 있었다. 반대쪽에는 각 정박지와 육상 전력망으로 이어지는 해저케이블이 연결돼 있었다. 실증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은 해저케이블을 통해 육상으로 보내거나 구조물 내부에서 수소로 전환한다.

이곳에서는 파력과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으로 수소를 만드는 실증도 진행 중이다. 해양에너지를 연계해 바다에서 직접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국내 첫 시도다. 구조물 내부에는 100㎾급 수전해 설비와 전력·통신 제어장치 등이 들어섰다.

육상과 달리 바다에서는 수전해에 필요한 담수를 바로 공급받기 어렵다. 이에 해수를 담수화해 수소 생산에 사용하고 바닷물로 설비의 열을 식힌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구조물은 육상 관제실과 대전 연구소에서 원격으로 감시·제어한다.

현재까지 수소 생산 실증을 진행한 시간은 720시간이 넘는다. 연구소는 수소 저장장치와 연료전지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생산한 수소를 저장했다가 다시 전기로 바꿔 시설 내부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서다.

전력을 수소로 바꾸면 전환 과정에서 에너지가 당초의 약 60% 수준으로 줄어든다. 대신 수소는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으로 운송할 수 있다. 먼바다에서 육상까지 송전망을 건설하기 어렵거나 선박 연료처럼 전기로 직접 대체하기 힘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연구소 측은 국내 해양그린수소 기술 수준이 유럽보다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제주 시험장에 설치된 설비는 100㎾급 고정식이다. 연구소는 2031년까지 부유식 수소 생산기술을 검증한 뒤 ㎿급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관계자는 "해상에서 수소를 생산하려면 염분과 태풍을 견디면서 바닷물을 담수화하고 설비를 원격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수소 생산부터 저장과 활용까지 모든 과정을 해상에서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제주시 오라남로 두산윈드파워센터에서 직원들이 전국 풍력발전기의 출력과 운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사진=제주도

◆AI로 풍력 이상 징후 탐지…정비 비효율 20% 감축 목표

바다에서 만든 전력을 수소로 전환하는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육상에서는 풍력발전기가 멈추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제주시 오라남로 두산윈드파워센터에서는 전국 11개 발전소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80기의 운전 상태를 24시간 연중무휴로 원격 관리한다.

센터 모니터에는 제주와 전남 등 전국에 흩어진 풍력발전기의 출력과 운전 상태가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발전기 한 기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만 300개가 넘는다. 직원들은 온도와 진동 등 각종 신호를 분석해 고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필요한 정비 내용을 현장에 전달한다.

풍력발전기는 산간이나 바다에 설치돼 고장이 발생해도 즉시 접근하기 어렵다. 특히 해상은 파도와 바람이 거세면 작업자가 현장에 들어갈 수 없다. 대형 부품은 무게가 10~20t에 달해 교체하려면 대형 크레인과 특수선박도 동원해야 한다. 고장으로 발전기가 멈추기 전에 이상 징후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체 개발한 원격 운영 시스템 '윈드링크'를 활용해 발전기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AI와 알고리즘으로 기존 운전 자료에서 이상 징후를 찾아내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센터가 현장 직원에게 점검이나 부품 교체를 요청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발전기 한 기에서 300개 이상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들어온다"며 "원격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정비가 필요한지 판단하고 현장에 조치를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에 공급한 풍력발전기는 98기, 총 349.5㎿ 규모다. 윈드파워센터는 이 가운데 80기를 관리한다. 제주에서는 두산이 공급한 40기 중 37기의 운전 상태를 살피고 있다. 센터와 각 발전소에서 일하는 인력 30명 가운데 24명은 제주 출신이다.

윈드파워센터의 운영 효과는 아직 수치로 확인되지 않았다. 센터가 문을 연 지 오래되지 않아 운영 전후를 비교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유지·보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센터 개소 전후를 비교할 자료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가동률 개선 효과를 수치로 제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고장을 최대한 예방하고 발전기가 멈춰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유지·보수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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