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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케일 라이트코인 ETF 전환 신고서 제출
위키트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츠(Grayscale Investments)가 라이트코인 트러스트(Litecoin Trust, 티커 LTCN)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등록신고서 정정안에는 신탁을 ‘그레이스케일 라이트코인 트러스트 ETF’로 이름을 바꿔 뉴욕증권거래소 산하 아르카(NYSE Arca)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다만 경쟁사 캐너리캐피털(Canary Capital)의 라이트코인 ETF ‘LTCC’가 이미 상장을 마친 상태라 시장 선점 경쟁에서는 뒤처진 모양새다. 신탁의 순자산 규모도 1년 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이스케일은 2025년 9월9일(현지시각) 라이트코인 트러스트 관련 S-3 등록신고서를 SEC에 제출했다. 이틀 뒤인 9월11일에는 이를 보완한 ‘Amendment No.1’을 제출해, 등록신고서(등록번호 333-290130)의 효력이 발생하고 NYSE Arca 상장이 이뤄지면 신탁명을 ‘그레이스케일 라이트코인 트러스트 ETF’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명시했다.
라이트코인 트러스트는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법정 신탁으로,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츠 스폰서스(Grayscale Investments Sponsors, LLC)가 운용을 맡고 있으며 본사는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에 있다. 현재는 OTCQX 시장에서 티커 LTCN으로 장외 거래되고 있으며, ETF 전환 후에도 같은 티커를 유지할 계획이다. 상장이 이뤄지면 주식은 1만 주 단위 바스켓으로만 발행되고, 각 주식은 신탁이 보유한 라이트코인에 대한 분할되지 않은 수익적 권리를 나타낸다.
NYSE Arca는 2025년 1월24일 이 신탁 주식의 상장·거래 허가를 구하는 19b-4 신청서를 SEC에 제출한 바 있다. 등록신고서의 효력 발생과 19b-4 승인이 모두 갖춰져야 실제 거래가 시작될 수 있는데, 그레이스케일은 효력 발생 시점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정작 라이트코인 현물 ETF 상장은 그레이스케일보다 경쟁사인 캐너리캐피털이 먼저 성사시켰다. SEC가 2025년 9월17일 상품 기반 신탁 주식에 대한 일반 상장 기준을 승인하면서, 거래소들이 그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이면 건별로 별도의 규정 변경 절차를 밟지 않고도 상장할 수 있게 됐다. 이 조치로 NYSE Arca가 앞서 제출했던 19b-4 신청서는 이후 철회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 기준이 마련된 지 한 달 남짓 지난 시점에 캐너리캐피털의 라이트코인 ETF ‘LTCC’가 시장에 등장했다. 나스닥의 트레이더 알림에 따르면 LTCC는 2025년 10월28일부터 거래를 시작했고, 캐너리 측 펀드 페이지는 하루 전인 10월27일을 설정일로 표기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이 오랫동안 비트코인 신탁을 ETF로 전환하며 쌓은 경험을 라이트코인에도 적용하려 했지만, 규제 환경 변화의 수혜는 캐너리캐피털이 먼저 가져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와 제임스 세이파트는 새 상장 기준이 나온 뒤 라이트코인·솔라나·엑스알피 현물 ETF의 승인 확률을 100%로 제시했다고 더 블록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앞서 여러 크립토 ETF의 승인 확률을 90~95%로 높여 잡기도 했다. 더 블록에 따르면 기존 방식에서는 SEC가 상품별로 심사를 진행해 최장 240일이 걸릴 수 있었지만, 새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은 심사 기간이 75일까지 단축될 수 있다.
라이트코인 트러스트의 최근 연차 보고서는 2026년 9월3일 SEC에 제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6월30일 기준 신탁의 순자산은 8,230만달러(약 1,104억원)로, 1년 전 같은 시점의 1억7,590만달러에서 크게 줄었다. ETF 전환을 추진하는 동안에도 신탁 자체의 규모는 계속 축소된 셈이다.
가장 최근 10-K 보고서 기준으로 신탁은 약 197만 라이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시점까지도 신탁이 상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상환 프로그램이 없는 신탁은 보유 자산의 실제 가치와 거래가가 벌어질 수 있어, 이미 거래소에 상장된 경쟁 상품이 있는 상황에서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코인마켓캡 기준 라이트코인 가격은 2026년 9월13일 53.87달러, 시가총액은 약 41억8,000만달러로 시가총액 순위 21위를 기록했다. 코인게코의 과거 데이터에서는 9월10일 기준 시가총액이 약 41억3,000만달러, 종가는 52.11달러 수준이었다. 라이트코인은 2011년 처음 등장해 오랜 기간 거래돼 온 코인으로, 규제된 거래소에서 선물 상품도 운영되고 있어 새 상장 기준의 요건을 충족하기 용이한 자산으로 꼽힌다.
그레이스케일은 앞서 지캐시 신탁도 같은 방식으로 ETF로 전환한 경험이 있다. 해당 상품은 NYSE Arca에서 옵션 상장이 이뤄진 뒤 자산 규모가 5억달러(약 6,710억원)를 넘어섰다. 다만 알트코인 현물 ETF가 모두 이런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비트와이즈는 지난해 11월 선보인 도지코인 현물 ETF ‘BWOW’를 최근 청산하기로 결정했는데, 순자산이 1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규모였던 점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라이트코인 트러스트의 ETF 전환이 실제로 완료될지는 여전히 SEC의 최종 판단에 달려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등록신고서의 효력 발생 시점을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