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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산후조리비 폐지 반발, 1만명 청원 돌파로 답변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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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산후조리비 지원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면서 출산을 앞둔 예비부모와 도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 출산 예정자들은 충분한 유예기간 없이 연도 중간에 지원이 끊기는 데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2일 경기도청원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9일 게시된 ‘경기도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 반대’ 청원은 이날 1만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게시 후 30일 이내 1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도지사가 30일 이내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청원 참여자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경기도청원 홈페이지에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날 한때 이용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고, 경기도는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경기도는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산후조리비 지원 사업을 운영해왔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출산가정에 출생아 1명당 5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도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출산 지원 정책이 확대되면서 산후조리비와 유사한 지원 제도가 정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기존 산후조리비는 이달 신청분까지만 운영된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지원 종료 시점이다. 통상적인 연말 사업 종료가 아니라 올해 출산가정 가운데 일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올해 11월 첫아이 출산을 앞둔 예비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맞벌이로 생활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출산 관련 지원을 하나씩 확인하고 출산 이후 발생할 비용을 계획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는 “맞벌이 월급을 쪼개 정부와 지자체의 출산 정책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기저귀값과 병원비, 산후조리비를 계획해왔다”고 적었다.

이어 “한 해의 마지막 4분기를 코앞에 둔 시점에 이렇게 기습적으로 복지를 끊어버리는 행정이 대한민국 어디에 있느냐”며 “사전 예고나 충분한 유예기간 없이 연도 중간에 지원을 끊는 것은 도민들을 기만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이 가장 크게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출산 시점에 따른 지원 여부의 차이다. 올해 9월까지 태어난 아기는 기존 산후조리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10월부터 12월 사이 태어난 아기는 신청 시점에 따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9월생까지는 기존 산후조리비를 지원받지만 10~12월생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태어나는 달이 한두 달 늦다는 이유로 4분기 출생아들이 태어나자마자 행정의 차별부터 겪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올해 마지막 날까지 태어나는 출생아에게 기존 지원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출산을 앞둔 가정 입장에서는 출산 예정일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는 만큼 같은 연도에 출생한 아기 사이에서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청원인은 “올해 12월 31일 출생아까지는 기존 산후조리비를 동일하게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출산을 장려하면서 이미 출산을 계획한 가정에 대한 지원을 갑작스럽게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산후조리비는 출산 직후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적인 출산정책 가운데 하나다. 산후조리원 이용료뿐 아니라 산모와 신생아를 돌보는 데 필요한 각종 비용에 활용할 수 있어 출산가정의 초기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경기도는 사업 종료가 단순한 복지 축소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중앙정부와 시·군에서 시행하는 출산 관련 제도가 확대된 만큼 도의 사업을 다른 모자보건 정책으로 재편해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도는 산후조리비 외에도 난임시술 중단 의료비와 난자동결 시술비 지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대신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출산가정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이다. 출산가정에 전문 건강관리사가 방문해 산모의 회복과 신생아 돌봄을 돕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기도는 기존 사업을 확대해 출산 이후 실제 돌봄이 필요한 가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의 이번 정책 변경은 중앙정부의 출산 지원 제도와 지방정부 사업 사이의 역할을 다시 조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부는 출산 가정에 ‘첫만남이용권’을 지급하고 있으며 각 시·군 역시 지역 여건에 따라 출산지원금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런 지원책이 이미 확대된 상황에서 도 차원의 산후조리비를 계속 유지하기보다 다른 모자보건 분야에 재원을 배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민들 사이에서는 지원 사업의 필요성과 별개로 종료 절차와 시점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출산 예정일이 정해져 있는 예비부모들은 사업 종료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될 경우 출산 비용 계획 자체를 다시 세워야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진보당 경기도당도 산후조리비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진보당 경기도당은 성명을 통해 “도의 채무는 도민이 만든 것이 아님에도 그 부담을 가장 돌봄이 필요한 산모와 신생아에게 먼저 지우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50만원의 지원금이 사라지는 문제를 넘어 복지사업을 변경할 때 기존 수혜 대상과 신규 대상 사이의 공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 출산 예정자들은 정책 변경 사실을 알게 된 시점과 실제 출산 시점 사이의 간격이 짧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이미 출산을 계획하고 관련 비용을 준비한 가정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기존 제도를 적용하는 유예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경기도 입장에서는 한정된 재원을 활용해 난임과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등 다른 분야의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모자보건 정책의 한 축이다. 사업을 계속 유지할 경우 다른 지원 분야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이번 모자보건사업 재구조화는 단순한 지원 축소가 아닌 국가 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도민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자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경기도청원은 일정 수준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도가 공식적으로 답변하는 제도다. 이번 청원은 단기간에 1만명 이상의 동의를 확보하면서 도지사의 공식 답변을 받게 됐다.

향후 경기도가 공식 답변을 통해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의 구체적인 배경과 종료 시점을 결정한 과정, 4분기 출산가정에 대한 별도 유예조치 여부 등을 어떻게 설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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