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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샤오미 자금 이동 및 FDI 위반 정밀조사 권고
위키트리
인도 정부의 기업범죄 수사기관인 사기수사국(Serious Fraud Investigation Office, SFIO)이 샤오미(Xiaomi)의 인도 사업 전반에 대한 정밀조사를 권고했다. 로이터가 확인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권고안은 지난 5월 작성됐으며, 로이터는 수요일(현지시각) 그 내용을 보도했다. 문서는 자금이 샤오미의 인도 법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이동했는지, 중국계 투자에 필요한 정부 승인을 제대로 받았는지를 들여다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권고 자체가 샤오미의 위법행위를 확정한 것은 아니며, 아직 실제 조사가 공식 개시된 것도 아니다.
문서는 조사 대상을 크게 네 갈래로 나눴다. 첫째는 샤오미 인도 법인들 사이의 자금 이동 경로다. 둘째는 인도와 국경을 맞댄 국가로부터의 투자에 필요한 정부 승인을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다. 셋째는 샤오미 해외 투자자와 계열사들의 실질 소유주 확인이다. 넷째는 인도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정 전반의 준수 여부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한 인도 판매자들에 대해 샤오미가 사실상 통제력을 행사하면서도 이를 독립적 관계처럼 포장했는지도 포함된다.
문서는 “제안된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해외 투자자와 계열사의 실질적 최종 소유주를 확인하는 작업”이라며 “직간접적 실질 소유권, 통제권, 통제권 변경이 규정에 따라 제대로 공시되고 승인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따라 문서는 “SFIO의 정밀조사를 권고한다”고 결론지었다.
인도에서 외국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는 입점 판매자를 직접 통제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이 문제는 과거 아마존(Amazon)과 플립카트(Flipkart)를 둘러싼 논란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인도는 2020년 4월부터 자국과 국경을 맞댄 국가—실질적으로는 대부분 중국—로부터의 투자에 대해 일반 외국인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자동승인 경로 대신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이 규정은 같은 해 갈완 계곡(Galwan Valley)에서 벌어진 양국 간 충돌 이후 도입됐다.
샤오미의 경우 문제는 인도 사업을 이 규정 시행 이전에 이미 세웠다는 점이다. 규정 시행 이후 계열사 간 거래나 자금 이전에도 승인이 필요했는지가 이번 조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중국이 국경 지역의 평화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올해 초 인도 정부는 이런 투자 제한 일부를 완화했다.
이번 권고는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번 주말(현지시각) 인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앞두고 나왔다.
샤오미와 인도 당국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도의 금융범죄 단속기관인 집행국(Enforcement Directorate)은 2022년 4월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샤오미 인도 은행계좌에서 5,551크로르 루피(약 555억1,000만 루피)를 압류했다. 압류 당시 환율 기준으로는 약 6억7,600만 달러(약 9,065억원, 1달러 1,341원 기준)였으며, 최근 보도에서는 이를 약 5억8,400만 달러(약 7,831억원) 규모로도 표기한다.
샤오미는 이 압류에 반발해 이의를 제기했다. 압류 자금의 84%는 퀄컴(Qualcomm)에 지급한 칩 라이선스 로열티였고, 해외로 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업 대금 지급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심판기관은 압류 조치를 그대로 유지했고, 자금은 4년째 동결된 상태다.
동결 규모가 샤오미의 현재 연간 인도 매출보다도 크다는 점이 상황의 무게를 보여준다. 샤오미의 2025년 인도 매출은 25억2,000만 달러(약 3조3,793억원)로, 3년 전보다 약 40% 줄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3%로 4위까지 내려앉았다. 한때 19%를 차지하며 시장 1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위축된 수치다. 샤오미는 2014년 인도에 진출해 저가 전략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며 한때 인도 최대 스마트폰 브랜드로 떠올랐던 곳이다.
이번 조사 권고에는 전자상거래 관련 항목도 포함됐다. 샤오미는 아마존과 월마트 계열 플립카트를 통한 온라인 판매로 인도 시장에서 성장했다.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은 두 플랫폼이 특정 판매자와 독점 계약을 맺어 FDI 규정을 어겼다고 반복 문제 제기해왔고, 아마존과 플립카트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2024년 인도 반독점 당국은 샤오미를 포함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아마존·플립카트와 공모해 제품을 온라인 독점 출시하는 방식으로 경쟁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이 의혹에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SFIO 문서는 “선정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이뤄진 샤오미 제품의 우선적·독점적 출시가 전자상거래 분야 FDI 정책의 취지를 훼손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문서는 이번 권고가 인도 상공부(Ministry of Commerce)를 통해 접수된 민원과 정보에 근거했다고 밝혔다. SFIO는 다른 정부 부처와 협력해 중복되는 위반 사항을 함께 대조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조사 범위와 방법론, 실행 계획을 담은 21개 항목의 조사 체계에는 필요시 회사 임원 소환,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의 중대한 허위 기재 여부 검토, 현직·전직 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 컴플라이언스 담당자 진술 청취 등이 포함된다.
샤오미 측은 로이터에 “SFIO로부터 어떤 통지나 연락도 받은 바 없다”며 “우리는 소재국의 법률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항상 이를 완전히 준수한다”고 밝혔다. SFIO와 인도 기업부(Ministry of Corporate Affairs)는 로이터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최종 결정권은 SFIO의 상급기관인 인도 기업부에 있다. 인도 법률회사 콘세크로 로(Consecro Law) 설립자 메가브 굽타(Meghav Gupta)는 “이런 사안에는 기업부가 결정을 내려야 할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며 “기업부는 조사를 진행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SFIO에 조사를 허용할 수도 있으며, 다른 부처에 사안을 살펴보도록 지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밀조사가 개시되면 압수수색과 체포 권한까지 부여되며 완료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샤오미 외에 비보(Vivo)와 오포(Oppo) 등 다른 중국계 스마트폰 업체들도 자금 유출 의혹으로 인도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2020년 이후 인도에서 큰 사업을 일궈온 중국계 하드웨어 기업들은 양국 관계가 냉각되면서 계속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조사는 대개 결론까지 수년이 걸렸고, 지금까지는 실제 제재보다 불확실성 자체가 사업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조사가 실제로 개시되면 완료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샤오미는 2020년대가 끝나갈 즈음에야 결론을 받아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