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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법적 논란, 권력 대신 법의 판단에 맡겨야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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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있었지만 그 죄에 머물지 않았다"

문제는 과오 아닌 대하는 지금의 태도

"내 재판은 법 판단에 맡기겠다" 한마디면 돼

법적 면죄와 역사적 면죄는 다르다
누구나 잘못은 있다. 그러나 그 잘못에 자신을 가두는 순간, 헤어날 수 없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에서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오랜 세월 감옥살이를 한다. 출소 후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시장이자 존경받는 인물로 살아간다. 자신 대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가 나타났을 때, 그는 시장이라는 권력과 명예를 던지고 스스로 자백하며 법정으로 걸어 들어갔다.

말콤 X 역시 젊은 시절 절도와 마약에 빠져 감옥에 갔다. 그러나 그는 옥중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꿨다. 교도소는 그에게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출소 후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 되었고, 자신의 과거보다 훨씬 큰 이름을 역사에 남겼다.

두 사람의 삶에서 정작 흥미로운 것은 죄가 없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죄가 있었지만 그 죄에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과거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과거에 가두지 않았다.

문제는 과거의 과오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지금의 태도다. 특히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으면서도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례는 단순하지 않다.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법개혁에 관여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판을 받고 있느냐가 아니다. 자신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법적 절차 자체를 없애기 위해 권력을 사용하는 순간, 문제는 불거진다.

최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논란도 그 연장선에 있다.

김 후보자는 과거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의원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고, 실제로 이 대통령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며 공소취소를 주장해왔다. 다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에는 법무부 장관에게 개별 사건의 공소취소 권한이 없고, 검찰총장을 통한 지휘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 개인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 차치하자.

지금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것은 ‘왜 하필 김승원인가’라는 문제다. 이번 지명을 둘러싼 의구심의 본질은 김 후보자가 공소취소를 실제로 할 수 있느냐에 있지 않다. 대통령이 자신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측근이나 대리인을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핵심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자신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력을 사용할 의사가 있느냐는 의심을 어떻게 털어내느냐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당사자인 대통령이 직접 말하면 된다.

"내 사건의 공소취소를 추진하지 않겠다. 내 재판은 법의 판단에 맡기겠다."

이 한마디면 된다.

원래라면 하지 않아도 될 말이다.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당연한 말을 해야 할 때다.

정치에서 지도자가 생각하는 상식과 국민이 느끼는 상식은 언제나 같지는 않다. 특히 대통령 자신과 관련된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꼼수는 감출 수 있어도, 의심까지 없앨 수는 없다. 이제는 설명보다 행동이 필요하다.

최근 개헌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서도 대통령은 ‘도둑질은 안 하겠다고 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데 그런 말을 굳이 해야 하느냐’는 취지로 반문했다.

대통령의 말처럼 상식적인 것을 굳이 선언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때때로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책임이다.

현재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30%대로 급락하며 국정운영에 분명한 경고등이 켜졌다. 부동산과 경제, 인사 문제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다. 반등을 전망하는 시선도 많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납득시키는 일이다.

공소취소든 연임이든, 자신을 위한 선택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에 권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선을 긋는 것.

그것이 지금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가장 담대한 선택이다.

이것은 대통령에게 손해가 아니다.

자신을 둘러싼 가장 큰 의심 하나를 스스로 걷어내는 일이다.

그 순간 정쟁의 중심도 사법 문제에서 민생과 경제, 외교와 안보로 옮겨갈 수 있다.

'조작 기소'라고 생각한다면 법정에서 가리면 된다. 그래서 사법부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법 절차에 따라 담담하게 법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깔끔하지 않은가. 굳이 역사에 찜찜함을 남길 필요가 있나.

대통령은 법의 수호자다.

그런 대통령이 자신을 위해 법을 더하거나 덜어내려 한다면 그것은 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다.

누구나 과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과오가 있다고 해서 의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법적 면죄와 역사적 면죄는 다르다.

공소를 없앤다고 과거의 사건과 의혹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재판을 없애기 위해 권력을 사용했다는 흔적만 역사에 남을 수 있다.

한 번은 죽을 수 있어도, 치사하게 두 번 죽지는 말아야 한다.

첫 번째는 법정에서의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는 역사와 국민의 평가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위한 법의 예외가 아니다.

법의 판단을 감당할 담대함이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대통령의 취임 선서다.
글/ 정상환 자유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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