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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두 배, 은행대출도 중복 가능…사내대출 '규제 사각지대'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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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부 지침보다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로 직원 대상 주택자금 대출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내 주택자금 대출을 운영한 공공기관 52곳 중 22곳이 정부 지침을 지키지 않으면서 공공기관의 '저리·고액' 사내대출 관행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직원들에게 신규 대출한 사내 주택자금은 1029건으로 집계됐다. 828억9689만원 규모다.

용도별로 보면 임차 자금이 524건, 444억1732만원으로 절반을 웃돌았다. 주택 구입자금은 505건에 384억7957만원이었다.

LH의 주택 임차 자금 지원 한도는 수도권·광역시와 도청 소재지, 특별자치지역, 경남 진주시의 경우 기본 9000만원, 기타 지역은 8000만원이다. 여기에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00만원을 추가 지원해 수도권·광역시 등에서는 최대 1억4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정한 공공기관 직원 주택자금 대출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은 직원 1인당 주택자금 대출 한도를 7000만원 이내로 두고 있다.

적용 금리에서도 차이가 난다. LH의 임차 자금 대출금리는 공사의 가중평균 차입이자율을 토대로 산정한 연 3.28%다.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은행가계자금 대출금리를 따르도록 한 정부 기준은 3분기 기준 연 4.46%로, LH 적용 금리보다 1.18%포인트 높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에서도 정부 지침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고 대출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LH는 LTV를 적용하지 않고 근저당권 설정과 보증보험 가입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과 중복 이용할 수 있으며, 디딤돌대출 등 주택도시기금 대출 여부를 확인하는 별도 절차도 없다.

LH는 "근로기준법상 대출 한도 축소, 금리 인상 등은 노동조합 동의 의무사항으로 노조 협의 등을 통해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면서 "주택 구입자금 LTV 적용, 근저당 설정, 임차 자금 한도 및 금리는 계속 개선하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지침을 벗어난 사내 주택대출은 LH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사내 주택자금 대출을 운영한 공공기관은 총 52곳으로, 이 가운데 22곳(42.3%)이 정부 지침과 다른 한도나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22개 기관은 지난해 직원 1034명에게 총 671억원의 주택자금 대출을 실행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의 사내 주택자금 대출 규모는 1020억원이었다.

기관별로 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 구입자금으로 최대 2억원, 임차 자금으로 최대 1억5000만원을 연 2.5% 금리로 지원했다. 한국부동산원도 정부 기준의 두 배인 최대 1억4000만원까지 주택 구입·임차 자금을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공기관 사내대출의 한도와 금리 기준을 마련했지만 상당수 기관에서는 여전히 자체 복지 제도 등을 이유로 이보다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은 "국민에게는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주택정책 집행기관인 LH가 정부 기준보다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운영하고 기준 완화까지 요구하는 것이 공정한가"라며 "국토교통부는 LH의 미준수 사항을 즉시 시정하고 산하 공공기관의 사내 주택대출 실태를 전수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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