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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와 주주 균형성장…고민 담긴 新밸류업
데일리임팩트
DB손보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새 밸류업 계획의 골자는 주주환원율 목표치 상향과 주당배당금(DPS) 연간 10% 성장이다.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지난해 2월 첫 밸류업 계획 당시 제시한 2028년 별도 기준 35%에서 2030년 연결 40%와 별도 50% 동시 달성으로 높였다.
DB손보가 제시한 수치는 국내 최대 손해보험사 삼성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지주회사)의 연결기준 주주환원율 목표 50%에 비하면 낮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기대 이상이라고 호평이 나오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 이상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상위사와 주주환원 격차가 갈수록 축소될 예정"이라며 "달성 가능한 범위의 관리지표 목표 설정을 통해 추가 주주환원 확대 여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도 "해약준비금 제도 개선 없이도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도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포테그라 이익기여도 확대 및 수익성 지표 개선에 대한 충분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 이러한 호평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목표치 자체를 높이 제시한 것보다 근본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담은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DB손보는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자본적정성 지표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과 함께 주주환원의 기준으로 생소한 DCR(Dividend Coverage Ratio, 배당커버리지비율) 지표를 도입했다.
DCR은 예상배당금 대비 배당가능이익 비율로, DB손보는 배당가능이익을 배당금의 2~4배 수준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가 주장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완화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주주환원을 확대하도록 배당가능이익을 관리하겠단 것이다.
DB손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남승형 경영지원실장(부사장)도 지난달 28일 컨퍼런스콜에서 DCR 도입 배경에 대해 "IFRS17 회계제도 도입 이후 회계상 이익이 늘어도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인지 확신이 없기에 자사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리한 외형 성장 경쟁을 따라가다 보면 사업비와 손해율 부담이 누적돼 단기적 IFRS17 손익은 일시적으로 좋아질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배당여력이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매출이나 CSM(보험계약마진)의 크기 뿐만 아니라 배당가능이익도 함께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숫자를 제시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그 숫자를 지켜내는 일"이라며 "킥스비율 180%와 DCR 200%를 안전선으로 설정하고, 사후 대응이 아닌 예측 기반의 선제적 관리를 통해 자본 건전성과 배당재원을 함께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당가능이익 관리지표(Dividend Coverage Ratio)를 도입해서 K-ICS(지급여력제도)와 더불어 핵심 프레임으로 설정했다"며 "IFRS17 도입 이후 벌어진 회계이익과 배당재원의 괴리를 국내 보험사가 정량 지표로 공식화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DB손보의 새 밸류업 계획에서 자사주 소각 계획이 빠진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현금배당을 기본으로 삼고, 킥스비율 220%와 DCR 400%를 초과하면 추가 주주환원 방안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전략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개정 상법에 따라 내년 9월까지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자기주식)를 원칙적으로 소각해야 하는데, DB손보는 올해 6월 말 기준 자사주 7.42%(485만6880주)를 보유 중이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530만주에 가까운 자사주를 소각했다.
DB손보 관계자는 "현재 DB손보는 향후 6개월간 자기주식을 취득하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485만6880주를 처분 소각하는 등의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계획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며 "하반기 중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주식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경우 추가 공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DB손보의 배당가능이익은 지난해 말 1조8000억원으로, 올해 초 지급한 작년 결산 배당금 4609억원의 3.9배에 달했다. 다만 외부 컨설팅 시뮬레이션 결과 무리한 외형성장을 할 경우 배당가능이익은 지난해 1조8000억원에서 2030년 4000억원으로 급감하지만, 균형 성장을 추진할 경우 2030년 2조5000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