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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형사들5, 자극적 사건명 이면의 본질 조명
픽콘
영상 분석 결과 가해 차량은 제한 속도가 시속 50km인 도로에서 무려 시속 128km로 질주한 뒤 오토바이 후미를 들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전 차선을 변경하거나 속도를 줄이는 모습도 없었다. 사건 발생 3일째, 강남의 한 호텔 앞에서 체포된 가해자는 도주 과정에서 출국을 시도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경찰은 사고 전 술집에서 나오는 모습과 술값 영수증을 확보됐지만, 사고 발생 사흘 뒤 검거된 탓에 당시 음주 여부를 입증하지 못했다. 결국 가해자는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 사건은 '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음주운전 피해자는 제발 우리 딸이 마지막이길 소망한다"는 사망한 피해자 아버지의 절절한 인터뷰보다 사건에 붙은 고급 외제차의 이름이 강하게 남은 것이었다.
비슷한 사례로 2023년 20대 여성이 뺑소니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이 소개됐다. 박미옥 전 형사는 "수입차 카푸어도 많은데, 강남이 태그된 사건은 부자 사건처럼 개인의 일탈이 지역 문제처럼 언급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일종의 확증 편향이다. 고급차 오너들은 사회적, 경제적 위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두 사건에 대해 사람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는 문구가 널리 퍼지는 '스티커 이론'을 설명하며, 정작 사건의 본질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사건명이 실제 본질과 달랐던 사례도 있었다. 마산에서 발생한 이른바 ‘쑥떡 사건’은 현장에서 피해자가 먹다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쑥떡이 발견되고 사망자의 위와 기도에서도 쑥떡이 나오면서 처음에는 사고사로 추정됐다. 그러나 사망자 명의로 17개의 보험이 가입돼 있었고 사망보험금 합계가 58억 6천만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보험금 수령인은 피해자의 친딸조차 알지 못했던 중학교 동창생으로, 약 7년 전 피해자와 입양을 통해 자매 관계가 된 인물이었다. 해당 동창은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반대로 사건명이 사건 해결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는 2015년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소개됐다. 피해자는 아내의 임용고시 합격을 축하하기 위해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던 중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결국 범인은 사건 발생 19일 만에 자수했다.
박미옥 전 형사는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이름으로 유족들의 분통을 샀던 ‘어금니 아빠’ 사건도 언급했다. 2017년 이영학이 딸의 친구를 성범죄 한 뒤 살해한 사건으로, 이후 ‘이영학 사건’으로 바로잡혔지만 사건 발생 전 선한 이미지로 알려졌던 ‘어금니 아빠’라는 별명이 사건명처럼 널리 사용된 바 있다.
언론과 경찰이 사건을 부르는 방식의 차이도 소개됐다. 박미옥 전 형사는 경찰 내부에서는 빠른 보고와 사건 해결을 위해 사건이 발생한 지역과 장소 등을 활용해 이름을 붙인다고 설명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이름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감한 형사들5’는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되며,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주요 OTT에서도 공개된다. E채널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