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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들, 연애할 때 돈 덜 쓰고 공주 대접받길 원한다”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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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미혼 남녀가 한 번의 데이트에 지출하는 금액에 성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2만7000원가량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누가 얼마를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선호 방식에서도 남녀의 차이가 확인됐다.

데이트 비용을 둘러싼 인식 차이는 단순히 한 번의 식사값을 누가 내느냐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지출액과 스스로 생각하는 적정 비용 사이에서도 상당한 간극이 나타났고, 연애 상대에게 기대하는 조건과 연락 방식에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조사됐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국의 연애 문화를 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발언까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데이트 비용과 연애 방식에 대한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1일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오픈서베이를 통해 MZ세대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 번의 데이트에서 사용하는 평균 비용은 남성 9만800원, 여성 6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두 금액을 비교하면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2만6800원을 더 지출하는 셈이다. 데이트 한 번만 놓고 보면 약 3만원의 차이지만, 만남 횟수가 늘어나면 누적되는 금액은 적지 않다.

실제 비용 부담 비율에서도 남성이 더 많이 부담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남성이 데이트 비용의 70%를 부담한다고 답한 비율은 25.6%였다. 60%를 부담한다는 응답도 18.1%를 차지했다.

반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거나 전액을 부담한다고 답한 비율은 5.8%에 그쳤다.

데이트 비용을 둘러싼 남녀의 부담 차이가 통계상으로도 확인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데이트 비용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위피 운영사 엔라이즈가 2030 남녀 회원 1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70%가 최근 1~2년 사이 데이트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한 번의 데이트에 사용하는 금액을 묻자 남성과 여성 모두 '5만~10만원'이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그런데 자신이 부담 없이 지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정 데이트 비용으로는 '3만~5만원'을 꼽은 응답이 많았다.

실제 지출액과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금액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데이트를 할 때마다 식사와 카페, 교통비, 문화생활비 등이 더해지면서 실제 지출은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수준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비용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해서도 남녀의 선호는 같지 않았다.

남성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계산하는 방식'을 가장 선호했다. 이 응답은 4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여성은 '장소마다 번갈아 계산하는 방식'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응답률은 40.8%였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식사비를 냈다면 다른 사람이 카페나 다음 식사 비용을 내는 방식이다. 매번 정확히 금액을 반으로 나누기보다 만남 과정에서 서로 번갈아 부담하는 형태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비용을 정확히 절반씩 나누는 이른바 '기계적인 반반 계산'에 대한 선호가 양쪽 모두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성은 11.2%, 여성은 5.4%만 이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결국 데이트 비용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남성이 더 많이 내느냐, 여성이 더 많이 내느냐만이 아닐 수 있다. 상대방이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공정성에 대한 기대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누군가는 소득이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나누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한쪽이 계속 부담하지 않도록 번갈아 계산하는 것을 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차이가 대화를 통해 조율되지 않으면 실제 지출액보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서운함이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남녀가 연애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역시 차이를 보였다.

한국·중국·일본·미국·스페인 등 5개국 청년 8242명을 대상으로 한 비교 조사에서는 한국 청년 남성의 50.9%가 연애 상대의 조건 가운데 '외모'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5개 조사 대상국의 청년 남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한국 청년 여성의 경우에는 '성격·가치관'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이 52.9%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조건에 대한 시각도 달랐다.

한국 청년 남성은 상대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이 44.4%였던 반면, 여성은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이 46.2%였다.

안정적인 직장에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한국의 젊은 남녀가 연애 상대에게 기대하는 기준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 역시 개인의 선호를 성별 전체의 특징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조사 결과는 특정 표본에서 나타난 경향이며 개인별 차이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연락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2030 남녀를 대상으로 한 연애 인식 조사에서 여성은 연인과 일상을 공유하는 '일상 공유형' 관계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68.4%로 나타났다. 남성은 52.0%였다.

연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요인으로는 '생활 습관'이 32.2%로 가장 많았다.

20대 여성의 경우에는 '전화·문자 연락 빈도'를 갈등 요인 1순위로 꼽은 비율이 40.0%였다.

결국 데이트 비용뿐 아니라 연락 빈도와 일상 공유, 생활 습관 등 연애 과정에서 상대에게 기대하는 행동 자체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데이트 문화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발언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방송인 줄리엔강의 유튜브 채널 '엔강이형'에 출연한 튀르키예 출신 대학생 알프는 한국 여성과의 연애에서 상대방의 기대 수준이 높게 느껴졌다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한국 여성에 대해 "공주를 대하듯 해줘야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특히 데이트 비용을 사례로 들었다.

알프는 유럽에서는 첫 데이트에서 남성이 식사비를 내더라도 이후에는 한 사람이 저녁을 사면 다른 사람이 커피를 사는 식으로 비용을 나누는 경우가 있다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만났던 한국 여성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이 계속 저녁값을 부담해야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이는 알프 개인이 경험한 연애 사례와 문화적 인식에 관한 발언이다. 이를 한국 여성이나 유럽인의 일반적인 연애 방식 전체로 확대해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줄리엔강 역시 한국과 서양의 연애 문화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어느 한쪽이 우월한 것은 아니며 서로 다른 문화일 뿐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데이트 비용 문제 역시 문화권에 따라 정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가 아니다.

누가 첫 데이트 비용을 내는 것이 자연스러운지, 식사와 커피 비용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경제적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분담할 것인지는 개인과 커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데이트 비용을 둘러싼 갈등은 최근 젊은 세대의 연애에 대한 부담과도 연결된다.

입소스가 3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10년 후 연애와 결혼이 지금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답한 한국인의 비율이 7%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연애와 결혼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데이트 비용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주거비와 생활비, 고용 불안, 결혼 비용, 육아 부담 등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서로 다른 연애 기대치까지 더해지면서 관계를 시작하거나 유지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도 생길 수 있다.

특히 데이트 비용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출은 연애를 시작한 뒤 현실적인 부담으로 체감되기 쉽다.

한 번의 데이트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2만7000원가량 더 지출한다는 이번 조사 결과도 이런 현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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