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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RSU 지급으로 넷마블 지분율 10% 돌파 저지 분석
데일리임팩트
엔씨가 17년 만에 임직원 주식 보상(RSU) 카드를 꺼내 든 배경을 놓고 2대 주주 넷마블의 지분율 '10%' 위협을 저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엔씨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11년 전 끌어들인 넷마블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 3월 주주·기업가치 제고와 임직원 동기 부여를 목적으로 회사·자회사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활용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을 결정했다. 총지급 주식 수는 보통주 8만576주다. 회사는 2027년 3월까지 약 13만2000주를 추가로 임직원들에게 분배해 총 21만5000주의 지급 계획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엔씨가 주식 보상을 지급한 것은 2009년 최대주주인 김택진 대표에게 장기성과급 명목으로 1만주(당시 9억1000만원)를 지급한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엔씨가 개정 상법에 따른 자사주 소각 압박 속에서 2대 주주인 넷마블의 지분율이 10%를 돌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임직원 보상을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경우 넷마블 지분율 상승으로 상호주 의결권이 박탈되는 리스크를 소각 물량 조절이라는 묘수로 차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엔씨 측은 임직원 보상 목적 외에 다른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엔씨가 자사주 보상 카드를 꺼내든 배경은 지난 2월 통과된 상법 개정안과 무관치 않다. 개정 상법에 따르면 엔씨는 법 시행 전 보유하고 있는 215만1579주(48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내년 상반기 안에 소각해야 한다. 이에 엔씨 측은 경영 간담회에서 자사주 활용 계획을 발표하며, 임직원 자기주식 지급분을 제외한 나머지 보유 자사주는 상법 규정에 따라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문제는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경우 김 대표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현 경영진을 지지해 줄 우호 세력에게 처분하는 방식으로 의결권을 부활시켜 방어막으로 활용된다. 과거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만 봐도 엔씨소프트는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 약 195만주(지분 8.93%)를 넷마블에 매각하면서 경영권을 방어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까지 보유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해야 하는 만큼 김 대표의 경영권 유지에 대한 고심이 깊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이에 일각에서는 17년 만의 대규모 주식 보상을 두고 단순한 직원 복지 차원을 넘어 지분율 변화에 따른 경영권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대주주인 김 대표와 넷마블의 지분율 격차가 불과 2%p 남짓한 상황에서 과거 넥슨 사태와 같은 일방적인 경영 간섭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끊어낸 묘수라는 분석이다.

실제 상법 제369조에 따르면 한 회사가 타 법인의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할 경우, 상대방 회사가 보유한 상호주의 의결권은 제한된다. 만약 엔씨가 이번 임직원 보상 물량을 배정하지 않고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9.05%인 넷마블의 지분율은 전체 주식 수 감소로 인해 10.06%까지 뛰어올라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엔씨의 계획대로 임직원 보상분 21만5000주를 시장에 유통시키고 나머지 자사주만 소각할 경우, 넷마블의 지분율은 의결권 제한 기준선을 아주 미세하게 밑도는 9.95% 선에서 방어된다. 즉, 엔씨 입장에서는 넷마블의 의사결정에 따라 일방적인 경영 간섭을 감수해야 하는 관계로 변질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아울러 향후 엔씨의 주주환원 행보에도 넷마블이 보유한 9%대 지분이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정 상법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신규 매입한 자사주는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해야 한다. 엔씨가 주가 부양을 위해 추가로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할 경우, 또다시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들어 넷마블 지분율이 10%를 넘어서게 된다. 사실상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 확대를 주저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지배력 강화에 나서면서 넷마블은 엔씨 지분을 언제든 유동화할 수 있는 자율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엔씨는 방어적 입장에 놓이게 됐다"며 "과거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은 김 대표 입장에서는 주주계약이 해지된 상황에서 넷마블의 지분율이 의결권 제한선을 넘기는 구조를 배제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엔씨 관계자는 "이번 RSU 지급은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와 임직원 동기 부여를 위한 순수한 보상 차원일 뿐,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략적 의도와는 무관하다"며 "나머지 자사주는 상법 규정에 따라 소각할 방침이며, 향후 경영 환경 변화로 자사주 활용 계획이 변경될 경우 주주총회 승인 등 적법한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향후 주주환원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박병무 공동대표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것처럼 자사의 주가 부양 의지는 확고하다"면서도 "단기적인 주주환원 확대보다는 신작 및 M&A 투자 등 본업의 기초체력을 강화해 근본적인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