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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의원 공항 귀빈실 고발, 공직 사회 특권의식 민낯 드러나
최보식의언론
보수 성향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용 의원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이번 사건은 비단 특정 정치인 개인의 일탈을 넘어 대한민국 공직 사회에 만연한 특권의식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수많은 고위공직자들이 공무와 사적 여행을 가리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공항 귀빈실을 요구하고 누려왔으며, 이를 엄정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공항공사는 거꾸로 이들의 눈치를 보며 문을 활짝 열어주는 공범을 자처해 왔다.
한국공항공사 귀빈실 운영 예규상 귀빈실은 엄격히 공무 수행을 위해 이용되어야 하며, 대상자의 가족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 규정은 종잇조각에 불과하다. 국민 전체의 봉사자가 되어야 할 공항공사는 예산과 인사권을 쥔 권력자들의 눈치를 보며 특권을 조달하는 하청업체나 다름없는 노릇을 해왔다.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이 사적 휴가나 가족 여행을 핑계로 귀빈실을 찾을 때마다 세부 사유를 따져 묻기는커녕, 오히려 '모시는 분'이라도 된 듯 넙죽넙죽 시설을 내어주며 규정을 스스로 무력화해 온 것은 명백한 공공자산 배임이자 직무유기다.
국민은 수바퀴 꼬인 대기 줄에서 신발을 벗고 소지품을 뒤지며 매서운 보안검색의 통과 의례를 치르는데, 공항의 문턱 앞에서는 공공의 자산이 특권층의 사유물로 전락하는 모순이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비행기가 터미널에 도착해 문이 열릴 때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목격되는 낯뜨거운 풍경이다. 대다수 승객이 지친 몸을 이끌고 직접 짐을 챙겨 좁은 통로를 빠져나오는 동안, 기내 입구에서는 공항 관계자나 항공사 직원이 대기하다 특정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가 나타나기 무섭게 굽실거리며 허리를 숙인다. 승객의 무거운 가방을 손수 받아 들고 전용 통로로 에스코트해 사라지는 이 구시대적 의전 쇼는 공항을 이용하는 일반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는 아직도 비행기 출구 앞에서 자주 목격되는 장면이다. 이들 공직자들은 7~80대 노인도 아니고 팔이 없나 다리가 없나? 캐리어를 남에게 맡기게.
대한민국 최대 기업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 총수들조차 해외 출장이나 귀국길에 수행원에게 짐을 맡기지 않고 홀로 자신의 캐리어를 직접 끌며 일반 승객들과 함께 입국장을 걸어 나오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수차례 포착된 바 있다.
막대한 경제적 자본을 쥐고 있는 민간 기업의 총수들마저 공항에서는 특권을 내세우지 않고 스스로 짐을 챙기며 대중과 보폭을 맞추는데, 정작 국민의 머슴을 자처하며 공익을 위해 헌신해야 할 선출직 권력자들과 고위 관료들이 대체 어째서 일반 대중 앞에서 저토록 뻔뻔하고 특권적인 대우를 당연하게 누려야 한단 말인가.
테러 방지와 항공 보안이라는 국가적 대의 앞에서 일반 시민들은 신발까지 벗어가며 엄격한 검색대를 거치는데, 권력자들이 프리패스로 이를 건너뛰는 것은 공항 보안의 평등성과 신뢰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정면 도전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대중 앞에서는 입버릇처럼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으며 기득권 타파를 외치면서도, 막상 자신들의 일이 되면 공항의 이런 뻔뻔한 특권을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당연하게 누려왔다. 마이크 앞에서 청렴을 설교하던 이들이 공항 문턱을 넘는 순간 특권의 수혜자로 돌변하는 이중적인 태도는 정치권과 관료 사회, 그리고 공항 운영 주체가 서로의 치부를 덮어주며 유지해 온 굳건한 특권 카르텔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은 공직자의 사적 특권을 철저히 배제하는 서구 선진국의 엄격한 잣대와 극단적인 대조를 이룬다. 미국 연방의회 의원이나 고위 관료라 할지라도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일반 승객들과 똑같이 줄을 서서 검문을 거치며, 유럽 각국 역시 장관이나 국회의원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일반 시민들과 섞여 출국 수속을 밟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들 국가에서 공항 귀빈실은 국가 원수나 공식 외교 사절, 혹은 엄중한 안보 요인에게만 예외적으로 열려 있다. 만약 프라이버시와 시간 절약을 원한다면 지난번에 홍명보감독이 이용했다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X) 공항의 'PS(The Private Suite)' 터미널처럼 독립된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기준 편도 이용료가 3,650~4,950달러(한화 약 500만~700만 원 이상)에 달하는 초고가 상업 서비스니 자신의 돈으로 지불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대한민국 공항의 현실은 여전히 구시대적 관습에 머물러 있다.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은 법적 기준과 규정의 허점을 틈타 특권을 당연한 권리로 누리고, 공항공사는 이를 방조하다 못해 적극적으로 의전의 시중을 든다. 아마 이들도 미국과 유럽처럼 정당한 대가를 치르는 유료 민간 터미널이나 패스트트랙 제도를 만들면 혹여나 국민의 호통과 지탄을 받을까 봐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돈을 내고 이용할 시스템을 구축할 용기는 없으면서, 대중의 눈을 피해 세금으로 지어진 공짜 VIP 코스와 귀빈실만을 은밀하게 가로채려는 얄팍한 속셈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천과 김포공항을 비롯한 전국의 공항 운영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제도를 만들 생각은 하지 않은 채 기존 규정의 허점과 '관례'라는 이름 뒤에 숨어 공공 자산을 무상으로 내어주는 공항공사의 직무유기와, 이를 뻔뻔하게 탐닉하는 특권 의식은 이제 완전히 청산되어야 한다.
국가적 외교 및 엄중한 공무 목적 외의 사적 탐닉과 굴종적인 과잉 의전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해야 하며,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과 정확히 같은 눈높이에서 공항의 문턱을 밟는 것, 그것이 진정한 민주 공화국의 기본 상식이다.
그리고 국회의원들과 고위공직자들이 해외출장 가고 올 때마다 출영 영접한다고 공항에서 줄지어 서있는 관행도 반드시 사라져야 할 구시대적 꼴불견이다. 대통령부터 해외순방시 이런 꼴불견 관행을 없애야 한다..그러면 모든 공직자들이 다 변한다.
#공항특권 #과잉의전 #특권카르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