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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노조, 한화 지분 취득 승인 공정위 규탄 및 재검토 요구
알파경제
KAI 노동조합은 2일 입장문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KAI 지분 15.89% 취득을 승인한 결정에 강한 유감을 넘어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 100여 명이 참가했다. 공정위가 지난달 31일 승인 처분을 내린 지 이틀 만이다.
노조는 이날 공정위에 공식 질의서도 전달했다. 질의서에는 기업결합심사를 일반심사로 진행하지 않은 판단 근거와, 공급업체이자 경쟁업체인 한화와 KAI 사이의 경쟁제한 우려를 별도로 심사하지 않은 이유가 담겼다.
한화의 경영참여 선언과 2대 주주 지위를 반영한 재검토 필요성, 최다출자자·임원 겸임을 재신고 기준으로 제시한 근거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지난달 3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등 3개사가 KAI 주식 15.89%를 취득한 건을 승인했다.
계열사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90%, 한화시스템이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1.01%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 측 지분율이 상장회사 기업결합 신고 기준인 15%를 넘어서면서 심사가 이뤄졌다.
공정위는 KAI 최대주주가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고 국민연금공단이 8.75%를 갖고 있어 정부 측 지분율이 35.16%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화가 15.89%를 확보한 것만으로는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지배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보고,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해 일반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노조는 한화가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 점을 들어 이런 판단을 반박했다.
노조는 "기업 스스로 경영참여를 선언했는데도 현재 실질적인 지배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공정위가 이를 단순한 지분율 문제로 판단한 것은 항공우주·방위산업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심사 기준의 일관성도 문제 삼았다. 공정위가 지난 2023년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면서 공급업체가 고객사 경영에 참여할 때 생길 수 있는 경쟁제한 가능성을 쟁점으로 다뤘는데, KAI와 한화의 관계는 당시보다 복잡하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KAI의 T-50과 KF-21, LAH 사업에 엔진과 항공전자장비를 비롯한 부품을 납품한다. 우주사업에서는 KAI와 한화시스템이 초소형위성체계 SAR 검증위성 사업에 각각 참여해 경쟁하고 있다.
노조는 한화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KAI가 성능과 가격, 기술력만을 잣대로 공급업체를 고를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화 계열사 제품과 기술이 먼저 채택되고 경쟁 방산업체나 협력업체의 수주 기회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우주사업을 두고도 우려를 나타냈다. 경쟁사인 한화가 KAI 경영에 참여하면 입찰 전략과 목표 가격, 사업 원가, 기술개발 전략, 컨소시엄 구성, 연구개발 투자계획처럼 경쟁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보가 한화 측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승인 당시 한화가 주식을 더 사들여 최다출자자에 오르거나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 또는 대표이사를 겸임하면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새로 생겨 심사를 다시 한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한화는 이미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고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며 "한 번 훼손된 경쟁구조와 한 번 유출된 핵심정보는 사후적인 기업결합 심사로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화는 공정위 승인 직후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 발전,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이 KAI와 지속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승인이 한화의 경영참여로 가는 길을 사실상 열어줬다고 보고 "KAI의 독립경영과 국가 항공우주산업의 공정한 경쟁질서, 조합원의 생존권과 고용안정을 지키기 위해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