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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인천경제청장 내정, 과거 비위 판결 속 부실 검증 논란
알파경제
인천시는 그의 과거 징계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입장이지만, 2012년 법원 판결문은 핵심 비위 사실을 명시하고 있어 검증 부실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법원은 김 내정자가 중국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비자 발급을 앞당겼으며 공관 비상연락망을 유출한 사실을 징계사유로 인정했다.
당시 행정소송에서 취소된 것은 강등이라는 처분 수위였을 뿐 비위 사실 자체가 아니었다.
◇ 법원이 인정한 징계사유 셋…"피해자" 해명과 정면 배치
김 내정자는 지식경제부 소속으로 상하이총영사관 상무담당 영사로 근무하던 중 상하이 스캔들에 연루돼 2011년 4월 서기관(4급)에서 사무관(5급)으로 강등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2012년 6월 8일 이 처분을 취소했다.
여러 징계사유 가운데 인정된 사유에 비해 강등은 지나쳐 재량권을 벗어났다는 판결이었다.
재판부가 명확히 인정한 사유는 세 가지다. 중국인 여성 덩신밍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점, 상하이 정부 관료의 요청으로 그 자녀의 비자 발급을 앞당긴 점, 공관 비상연락망 보관을 소홀히 해 유출되게 한 점이다.
반면 김 내정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적절한 관계도 아니었"다며 "오히려 해당 사건의 피해자로 우리 가족에 대한 협박을 받고 한국에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 발급 개입에 대해서도 "상하이시 부시장 딸이 한국에 가는데 비자가 어떤 상황인지 알아봐 달라고 해서 알아봐 준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공관 비상연락망 유출과 관련해서는 비서도 문서를 갖고 있었고 총영사관에서 언제든 출력할 수 있었던 만큼 본인이 아닌 다른 경로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법원이 사법적으로 확정한 징계사유를 전면 부인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해명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2일 "과거 논란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정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예정대로 밟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천경제청장은 개방형 지방관리관(1급) 자리로 인천시장이 산업부 장관과 협의해 임명한다. 산업부는 자체 인사 검증을 거쳐 동의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인천시는 윤원석 전 청장이 지난해 12월 사퇴하자 유병윤 전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를 임용대상자로 선발해 산업부에 협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산업부 협의 절차가 지연되면서 임용은 무산됐고 시는 지난 7월 말 재공모를 거쳐 김 정책관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산업부 현직 국장(고위공무원단 나급·2급)이다. 임명 절차가 완료되면 1급으로 영전한다.
문제는 2011년 김 내정자에게 강등 처분을 내린 주체가 산업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 장관이라는 점이다.
산업부는 이번 인선에서 내정자의 현 소속 부처이자 임명 사실상 동의권자이며 15년 전 징계권자다. 징계 처분을 내렸던 부처가 15년 뒤 동일 인물의 도덕성을 검증하고 1급 승진 임명에 동의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한 셈이다.

경제청장 내정 외에도 민선 9기 인천시정의 핵심 정무 라인이 특정 정책네트워크 출신으로 채워지며 잡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7일 송현석 정책수석이 임명된 데 이어 13일 박록삼 대변인, 31일 채은동 정책조정국장이 연달아 기용됐다. 세 사람 모두 정책네트워크 넥스트브릿지 활동 이력이 확인됐다.
인천 지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공모 전부터 '산자부에서 오는 사람은 안 된다', '이미 내정됐다'는 말이 돌았다"고 전했다.
송도·청라·영종·검단 등 13개 주민단체는 2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인선이 결국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된 것 아니냐"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산업부 협의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공개 자리를 마련하라고 시에 요구했다.
인천시는 김 내정자가 행정고시 출신으로 통상과 산업 분야 경험이 풍부하고 외국어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법원이 판결문에 명시한 세 가지 징계사유를 내정자가 전면 부인하고 지자체와 소속 부처가 이를 묵인하는 상황에서 부실 검증에 대한 안팎의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