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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들쥐 속 빈틈 있는 노자 해석과 류준열과의 호흡 소회
맥스무비
설경구는 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재작년 가을에 제안을 받았고 처음 4권을 받아 읽었는데 재밌더라.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갇혀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가 시류에 맞닿아 있다는 점에 끌렸다고. “요즘 시대에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경고를 주는 작품까지는 아니지만 이 시대에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노자는 문재(류준열 분)에게 투자한 돈을 받기 위해 그를 데리고 다니며 들쥐를 쫓는 인물이다. 두 캐릭터는 성격부터 태도까지 정반대다. 문재를 바라보는 노자의 태도엔 짜증과 연민이 뒤섞인다.
“문재를 보면 답답하다. 보고 있으면 때리고 싶지 않나”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린 설경구는 문재와의 관계를 굳이 낭만적으로 포장하지 않았다. “그 친구에게 돈을 받기 위해 끌고 다니는 것이지 좋아서 같이 다닌 건 아니다. (웃음)”

노자를 연기하며 설경구가 경계한 지점은 무거움이다. “암울한 캐릭터인데 무게를 잡고 있으면 보기 힘들 것 같았다. 약간 모자라고 비어 있는 인간으로 설정했다. 문재를 만나고 동행하면서 빈틈 있는 면을 보여주려고 했다. 숨구멍을 트려고 했다”고 말했다.
설경구가 ‘들쥐’에서 만들어낸 노자는 영웅도, 전형적인 악인도 아니다. 빈틈과 죄책감, 폭력성과 인간적인 망설임이 한 몸 안에 뒤섞여 있다.
액션에서도 설경구는 자신만의 해석으로 노자를 구축했다. 원작 웹툰에서는 죽음을 맞는 노자가 드라마에서는 살아남는다. 설경구는 이에 “땅에 묻히면서 한 번 죽었다고 생각했다”며 “액션이 힘들진 않았고 재미있었다. 제가 안 되는 걸 정확히 아시는 감독님이어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해서 세팅했다”고 털어놨다.

류준열과의 호흡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류준열은 자신의 장면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분량까지 공부해 오며, 촬영장에서 끊임없이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항상 극본을 들고 다니면서 의견을 제시해준다. 감독님이 쓸지 안 쓸지 모르겠지만 좋은 건 한 번 해봤다. 아닌 것은 ‘아니야 임마’라고 하면서 했다. 좋은 게 많아서 고마웠다.”
두 배우가 가까워진 공간은 차 안이었다. 작품 특성상 차량 안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던 만큼 촬영 전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호흡을 맞췄다. 설경구는 “선후배 사이에 연기 얘기를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제가 들어주니 열심히 공부해 오지 않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가 후배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먼저 들으려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작을 일부러 챙겨보지 않았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설경구는 원작이나 실제 사건의 당사자를 만나면 자신의 해석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멋대로 해석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 실제 인물을 만난 것도 촬영을 마친 뒤였다. ‘들쥐’가 보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점은 설경구도 인정했다. 일상에서 다른 업무를 하면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의미다.

내년이면 만 60세. 팬들이 붙여준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도 어느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점이다. ‘이순 아이돌’은 어떠냐는 질문에 설경구는 웃음을 터뜨리며 “제가 ‘이순 아이돌’이라고 말하고 다닐 순 없다. ‘지천명 아이돌’도 팬들이 지어주신 별명이다. 제가 스스로 말하는 건 정신병 아니냐.”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들쥐’를 향한 당부를 남겼다. “중간에 화장실을 가거나 전화를 받는 등 다른 업무를 보며 함께 보기 불편하다. 근데 3부까지만 잘 넘기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다. 애정을 갖고 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