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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감독, 류준열 1인2역 미스터리 들쥐 연출 소회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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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익숙한 설화를 낯선 미스터리로 풀어내 호기심을 끌어올린다. ‘손톱 먹은 들쥐’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복수극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되묻는 과정이 작품의 중심이다. 김홍선 감독은 이재곤 작가의 극본을 영상으로 옮기며 ‘같은 얼굴을 가진 두 사람을 어떻게 전혀 다른 인간으로 보이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했다.

김홍선 감독은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들쥐와 문재의 차이를 고민하는 게 가장 컸다. ‘성형까지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 있지? 이게 말이 될까?’라는 의문을 품고 연출했다”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답을 찾는 과정에서 핵심이 된 건 류준열의 연기다. 문재와 들쥐라는 두 인물을 그 혼자 연기하지만 김 감독은 기술적인 분할보다 배우가 만들어내는 차이에 무게를 뒀다. 류준열 역시 촬영 현장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가져오며 캐릭터의 간극을 확장했다.

“류준열이 변화의 폭이나 상황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와 대안을 갖고 현장에 왔다. ‘이렇게 하면 어때요?’라고 질문하면서 저와 시너지가 났다. 저도 부족했던 아이디어를 얻었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1인 2역의 설득력을 높인 것은 류준열뿐만이 아니다. 들쥐와 문재가 머무는 공간 자체가 서로 다른 인물의 심리를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비슷한 오피스텔처럼 보이지만 미술과 조명을 달리했고, 카메라의 시선도 구분했다. 문재에게는 광각렌즈를, 들쥐에게는 망원렌즈의 감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문재는 스스로 쌓은 성 안에 있는 견고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런 과정에서 미술과 조명도 바뀌었다.”

연출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진짜고 가짜인가를 밝히는 데만 있지 않다. 김 감독은 ‘들쥐’에 대해 “복수극은 아니”라고 선을 긋었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부모의 문제, 꿈, 약물 과다복용, 질투심 등 여러 요소가 겹쳐 한 인간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따라갔다. 문재의 혼란은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문재의 문제는 한 가지가 아니다. 근본적인 것은 질투심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플러스돼 문제의 상황을 겪은 것이다.”
김 감독이 영상적으로 고심한 대목은 공황장애와 꿈의 장면이다. 공황장애 증상을 대사로 설명하기보다 감각적으로 전달하려 했다.

“공황장애를 겪었던 분에게 대표적으로 들은 증상은 벽이 다가와 자신을 누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벽이 다가오는 것 같고, 누가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몸에 힘이 빠져 아무것도 못하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그것을 화면에 표현해보고 싶었다.”

극본을 화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설명보다 흔적을 남기는 방식을 택했다. 범죄물처럼 증거를 하나씩 수집하지 않지만, 인물이 어떻게 현재에 도달했는지 보여주는 파편적인 장면들을 배치했다. 처음부터 모든 정보를 친절하게 제공하지 않는 이유다.

“시청자들이 끝까지 따라오게 하려면 범인을 찾는 게임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단서를 주면서 갔다. 이재곤 작가가 엔딩을 정말 잘 쓴다. 엔딩 맛집이다.”
김 감독이 ‘들쥐’를 선택한 것도 대본의 힘이었다. 처음 4권의 대본을 받은 뒤 연출을 적극 검토했고, 특히 2부부터 강한 흡인력을 느꼈다. 류준열은 김 감독이 영화 ‘올빼미’를 보고 캐스팅 1순위로 떠올린 배우였다.

류준열에 대해 “워낙 연기를 잘해서 연출적으로 어렵지 않았다. 저희 입장에서는 편했다. 혼자 원맨쇼를 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래서 ‘들쥐’는 1번 보고 지나치는 작품이라기보다 다시 되짚어봤을 때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김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디테일을 찾아보길 권한다.

“열린 결말인데 개인적으로는 응징이라고 생각했다. 판단은 알아서 하시되 한 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끝내는 것이 연출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가 원하는 감상법도 분명하다. 작은 화면으로 흘려보듯 보는 것보다 큰 모니터로 시청하며 집중해서 봐야 한다는 것. 친절하게 정답을 알려주는 대신 관객에게 해석의 몫을 남겨둔 작품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보게 됐다는 시청자 반응이 인상 깊었다. 지루하다는 반응도 있더라. 그런데 심어놓은 단서가 많아서 큰 화면으로 봐야 한다. 여유 있게,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한다. 친절한 드라마는 아니다.”

강렬한 장르에 끌린다는 김홍선 감독의 성향은 ‘들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잔잔한 드라마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고 했다.

“쉬는 날에도 여행을 가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그의 답변은 어쩌면 단순하다. 자신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 ‘들쥐’는 그의 취향이 가장 선명하게 투영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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