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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SNS·50대 TV, 세대별 유행 채널 차이
위키트리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 대표 조민희)는 전국 만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트렌드 인식 조사' 결과를 지난 3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새로운 유행과 트렌드에 대한 관심과 경험뿐 아니라, 트렌드를 접하는 채널과 이를 트렌드라고 판단하는 신호에서도 연령대별 차이가 확인됐다. 이번 결과는 피앰아이가 자체 기획조사 결과를 분석해 공개하는 '피앰아이 인사이트 | 2026 트렌드 인식 조사'를 통해 발표됐다. 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피앰아이가 보유한 패널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성별로는 남녀 각 500명씩, 연령대는 20·30·40·50대에 각 250명씩 균등 할당했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요즘 뭐가 유행이냐'는 질문을 넘어, 유행을 감지하는 경로와 그것을 진짜 트렌드라고 믿게 되는 근거, 그리고 그 믿음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까지 단계별로 나눠 살펴봤다는 점에서 기존 세대 소비 조사와 차별화된다는 평가다. 트렌드 확산 과정을 인지-신뢰-행동의 세 단계로 쪼개 보면, 각 단계마다 세대별로 병목이 걸리는 지점이 다르다는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 발견이다.
새로운 유행이나 트렌드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20대가 51.2%로 가장 높았으며, 30대 47.2%, 40대 41.6%, 50대 34.8%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졌다. 새로운 트렌드를 직접 이용하거나 경험해보는 편이라는 응답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20대는 41.2%였으나 30대 34.8%, 40대 29.6%, 50대 18.8%로 낮아졌다.
관심과 실제 경험의 간격은 연령대에 따라 달랐다. 20대는 51.2%와 41.2%로 10.0%포인트 차이였지만, 50대는 34.8%와 18.8%로 16.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실제 경험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아진 셈이다. 관심은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는 이른바 '관망형' 소비자가 중장년층에서 더 두드러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경향은 시간적 여유나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따르는 심리적 진입장벽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커진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0대는 실패하더라도 부담이 적은 소액 소비 위주로 트렌드를 가볍게 시도해보는 반면, 중장년층은 트렌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검증된 뒤에야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유행이나 트렌드를 처음 접하는 경로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뚜렷했다. 20대가 가장 많이 꼽은 경로는 유튜브(64.0%)와 SNS(58.8%)였다. SNS를 통해 트렌드를 처음 접한다는 응답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계단식으로 낮아졌다. 20대 58.8%에서 30대 48.8%, 40대 41.2%, 50대 26.4%로 내려갔다. 반면 50대에서는 TV·방송(42.4%)과 포털(32.0%)을 통해 트렌드를 접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유튜브만큼은 예외였다. 유튜브는 50대에서도 44%에 달해, 전 연령대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 채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를 때 '요즘 유행'인지 여부에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웠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52.0%로 가장 높았고 30대 48.4%, 50대 44.4%, 40대 42.8% 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순위가 앞선 관심도·경험률 순위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나 직접 경험 비율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꾸준히 낮아졌지만, 실제 구매 결정 단계에서는 50대가 40대보다 오히려 유행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것이다. 젊은 층일수록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체험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유행이 구매로 이어지는 현상 자체는 50대에서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0대가 오히려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띄는데, 경제적 여유는 있지만 트렌드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구매 결정에서도 유행보다는 실용성을 우선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피앰아이(PMI) 조민희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세대 차이는 어느 세대가 트렌드에 더 민감한지가 아니라, 트렌드를 발견하는 채널과 판단하는 신호가 서로 달랐다는 데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하나의 메시지를 하나의 채널에 올리는 방식으로는 전 연령대에 닿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20대에게는 SNS와 유튜브에서의 반복 노출이 관심과 구매를 자극하는 신호라면, 50대에게는 TV·방송과 포털, 주변인의 경험담이 더 설득력 있는 근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사 결과는 세대를 아우르는 마케팅 전략을 짜는 기업들에도 시사점을 준다. 하나의 메시지를 모든 채널에 동일하게 노출하기보다, 세대별 접점과 신뢰 기준에 맞춰 채널과 메시지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트렌드가 SNS에서 시작되더라도 이를 전 세대의 실제 소비로 확산시키려면, 결국 TV·포털 등 전통 매체와의 병행 노출이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별개로, 유행 자체가 너무 빨리 바뀐다는 데 대한 피로감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디저트 취식 경험 관련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9.0%가 디저트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바뀐다고 답한 바 있다. 탕후루에서 요거트 아이스크림, 이른바 '두쫀쿠'로 이어지며 몇 달 단위로 유행 품목이 바뀌는 최근 흐름 속에서, 기대감과 동시에 따라가기 벅차다는 피로감이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피앰아이가 별도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특정 유행 디저트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6%가 특별한 매력을 잘 모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행을 접하는 통로는 세대마다 다르지만, 그 유행의 실체를 따라잡기 버거워하는 감정만큼은 세대를 초월해 공유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