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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진출 지원에 HYPE 80달러 돌파, 역대 최고가
위키트리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의 자체 토큰 HYPE가 사상 처음으로 80달러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이퍼리퀴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집계 기준 HYPE는 22일 81.43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코인피디아(Coinpedia)는 같은 날 82.43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규제 기대감에 더해 하이퍼리퀴드의 수수료·매출 지표가 솔라나(Solana) 기반 밈코인 발행 플랫폼 펌프닷펀(Pump.fun)을 앞지른 점도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회동에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가 하이퍼리퀴드를 “완전히 규정을 준수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미국에 들여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이퍼리퀴드는 현재 이용약관상 미국 고객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서울경제 영문판(en.sedaily.com)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Bloomberg)는 이 발언을 두고 미국 정부가 해외에서 성장한 가상자산 시장 인프라를 자국 규제 틀 안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발언 직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코인게코(CoinGecko) 집계 기준으로 HYPE는 발언 당일인 19일(현지시각) 하루 만에 약 19% 올랐다고 서울경제가 전했다. 빅고 파이낸스(BigGo Finance)는 다음날인 20일에도 약 20%의 단일 일간 급등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21일에는 기존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고, 22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80달러를 넘어 81.43달러까지 치솟았다.
코인피디아는 토큰 터미널(Token Terminal) 데이터를 인용해 같은 날 HYPE가 82.43달러까지 오르며 주간 기준 52%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78.42달러로 밀려 24시간 기준 2.2% 내렸다고 덧붙였다. 빅고 파이낸스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는 한 주간 거의 30% 오르며 73달러 선 위에서 거래됐다. 6월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가격대다. 코인마켓캡 자체 분석 기사는 이 기간 비트코인이 한 주간 20~25% 오르는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강세를 보였고, 크립토 전반에서 15억~40억 달러 규모의 숏(공매도) 포지션이 청산되며 상승 동력을 더했다고 짚었다. 또 HYPE가 최근 저항선이던 73~75달러 구간을 지지선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사상 최고가 부근의 가격 발견(price discovery) 국면에서는 작은 수급 변화도 퍼센트 변동을 크게 키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발언 당일 하이퍼리퀴드 관련 상장사 주가도 출렁였다. HYPE를 핵심 자산으로 보유한 나스닥 상장사 하이퍼리퀴드 스트래티지스(Hyperliquid Strategies, 티커 PURR)는 19일 30.4% 급등해 9.39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과 시카고옵션거래소 운영사 씨보글로벌마켓츠(Cboe Global Markets) 주가는 같은 날 나란히 하락했다.

하이퍼리퀴드는 24시간 기준 수수료에서도 펌프닷펀을 앞질렀다. 코인피디아가 토큰 터미널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는 최근 24시간 동안 650만 달러의 수수료를 거둬 펌프닷펀의 150만 달러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매출에서도 하이퍼리퀴드가 560만 달러로 펌프닷펀의 130만 달러를 앞섰다. 일일 활성 사용자 수도 하이퍼리퀴드가 약 10만2800명으로 펌프닷펀의 9만5200명보다 많았다.
수수료 급증의 배경으로는 최근 시장 급등락 속에 레버리지 트레이더들이 포지션을 활발히 정리한 점이 꼽힌다.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과정에서 하이퍼리퀴드에서는 약 25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포지션이 청산되기도 했다. 반대로 펌프닷펀은 최근 솔라나 앱에서 거래 수수료를 0%로 낮췄는데, 이것이 자체 수수료 수입을 줄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코인마켓캡 자체 분석 기사는 하이퍼리퀴드의 수수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고 짚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는 온체인(블록체인상에서 직접 처리되는) 무기한 선물(만기가 없는 파생상품) 시장에서 약 54.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탈중앙화 선물 거래량 기준으로는 약 40~70%를 차지한다. 프로토콜이 거둔 수수료는 거의 전부 HYPE 매입 후 소각(buyback and burn)에 쓰이는데, 누적 소각 규모는 약 12억7000만 달러(약 1조7,600억 원, 1달러 1,384원 기준)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HYPE가 연초 대비 약 200~220% 오르며 올해 대형 가상자산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낸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하이퍼리퀴드가 미국 제도권 편입 기대감을 받는 배경에는 사업 영역 확장이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자체 블록체인에서 작동하는 거래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가상자산 지갑을 연결하면 주문과 체결이 블록체인상에서 이뤄진다. 주력 상품은 만기가 없어 투자자가 포지션을 무기한 보유할 수 있는 무기한 선물이다.
지난해 10월 하이퍼리퀴드는 외부 개발자가 직접 무기한 선물 시장을 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인 HIP-3를 도입했다. 이후 원유, 금, 나스닥100, S&P500 지수는 물론 엔비디아(Nvidia)와 SK하이닉스 같은 개별 종목과 연동된 상품까지 취급 범위를 넓혔다. 주말을 포함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기존 파생상품 거래소와 다른 특징이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을 당시 기존 원유 선물 시장이 문을 닫은 주말에도 하이퍼리퀴드에서는 원유 연동 상품 거래가 계속됐다.
이런 확장세는 CME로 대표되는 기존 파생상품 거래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가상자산 매체 더 디파이언트(The Defiant)를 인용한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CME와 뉴욕증권거래소 모기업인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는 5월 하이퍼리퀴드의 24시간 원유 무기한 선물이 시세조종 등 위험을 안고 있다며 미국 규제당국에 감독 강화를 요청했다. 반면 셀리그 CFTC 위원장은 가상자산 무기한 선물이 해외에 머물지, 미국의 감독과 기준, 법치 아래 놓일지가 관건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이퍼리퀴드의 미국 진출은 아직 공식화된 사안이 아니다. 코인피디아는 하이퍼리퀴드가 아직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출시 일정도 발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을 뿐, 실제 절차는 진행 중인 단계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제도권 자금의 관심은 이미 하이퍼리퀴드 생태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00만 개 이상의 HYPE를 보유한 하이퍼리퀴드 스트래티지스 주가가 트럼프 발언 이후 약 30% 뛴 데 이어, 21셰어스(21Shares)·비트와이즈(Bitwise)·그레이스케일(Grayscale) 등이 운용하는 HYPE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 유입과 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났다. 서울경제가 인용한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퍼리퀴드가 미국에 들어올 경우 국내 신원확인(KYC) 절차를 거친 자금을 새롭게 끌어들이면서도 해외의 비KYC 자금도 계속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관 자금까지 유입되면 경쟁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