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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7만달러 육박, 규제 낙관론에 관련주 동반 급등
위키트리
암호화폐 시장이 미국의 규제 낙관론에 힘입어 다시 달아올랐다. 비트코인(BTC)은 8%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며 7만달러 선을 건드렸다. 6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인터넷 그룹(Circle Internet Group, NYSE: CRCL) 주가는 하루 만에 9.56% 뛰었고, 증권사 로빈후드 마켓(Robinhood Markets, HOOD)도 11.8% 급등했다. 리플(Ripple)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는 8월22일(현지시각) “미국은 역대 어느 때보다 명확한 암호화폐 규정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낙관론이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려면 9월15일(현지시각) 상원 표결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이번 랠리의 배경에는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들의 회동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의회에 디지털자산시장 클래리티법(CLARITY Act) 통과를 촉구했다. 이 법이 미국을 중국보다 앞서게 할 구조화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련 세션을 갑자기 취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입법 진전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밀크로드(Milk Road)의 애널리스트 존 길런(John Gillan)은 행정부가 미국 디지털자산에 대한 체계적 감독 틀을 마련하기 위해 클래리티법의 입법 진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시기 재무부는 채권 바이백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9월부터 장기물 매입 하한선을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로 높인 것이다. 이 조치로 30년물 금리는 약 5.2%까지, 10년물 금리는 4.65%까지 내려갔다. 금리 하락은 고정수익 자산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이 7만달러에 근접한 것도 이런 매크로 환경 변화와 규제 기대감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서클 주가는 수요일 정규장에서 9.56% 올라 78.59달러에 마감했고, 애프터마켓에서는 80.45달러까지 올랐다. 목요일 프리마켓에서도 7.66% 추가 상승해 84.61달러를 기록했다. 서클은 대표적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회사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활동성과 규제 분위기에 실적이 직결되는 구조다. 다만 이번 급등을 감안해도 서클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42.97% 하락한 상태다. 52주 최고가 159.47달러와 최저가 49.90달러 구간에서 여전히 하단부에 위치해 있고, 6월에는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서클의 시가총액은 199억5,000만달러(약 27조6,000억원)다.
로빈후드도 이날 11.8% 급등했다. 백악관 회동이 촉발한 규제 완화 기대감에 암호화폐 관련주 전반이 오른 영향이다. 회사가 밝힌 7월 월간 지표에 따르면 주식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옵션 계약 수는 66%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암호화폐 거래 활동은 전월 대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에서는 순예치금 217억달러(약 30조원)를 기록했고, 구독·카드 관련 사업 성장과 자사주 매입도 이어졌다는 점이 핵심 사업의 저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갈링하우스는 8월20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처음 연 혁신자문위원회(Innovation Advisory Committee) 회의에 참석했다. 이 위원회에는 코인베이스(Coinbase)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유니스왑랩스(Uniswap Labs) 최고경영자 헤이든 애덤스(Hayden Adams), CME그룹(CME Group) 최고경영자 테리 더피(Terry Duffy), 나스닥(Nasdaq) 최고경영자 아데나 프리드먼(Adena Friedman), CBOE글로벌마켓(Cboe Global Markets) 최고경영자 크레이그 도너휴(Craig Donohue) 등이 함께했다. 갈링하우스는 CFTC로부터 지난 2월 위원으로 임명됐다. 그는 X(옛 트위터)에 “다른 시대에 맞춰 쓰인 규정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에게도, 기업에게도, 혁신에도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다만 이 위원회는 기술·금융·법률·정책에 대해 CFTC에 자문하는 역할일 뿐, 직접 입법을 하거나 독자적으로 규정을 만들 권한은 없다.
갈링하우스의 낙관론은 SEC와 CFTC가 지난 3월23일(현지시각) 발효시킨 공동 해석 지침과도 맞물린다. 두 기관은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도구,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 등 다섯 가지 토큰 범주를 제시했다. 에어드롭, 채굴, 스테이킹, 토큰 래핑 등에 대한 지침도 담겼다. 다만 이는 의회가 만든 법이 아니라 기관 차원의 가이던스여서 법원이 반드시 따를 의무는 없고, 향후 규제당국이 바꾸거나 철회할 수도 있다. SEC 위원장 폴 앳킨스(Paul Atkins)도 이 해석 지침이 두 기관 작업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갈링하우스는 리플과 SEC 간 소송에서 나온 2023년 판결도 “XRP에 대한 명확성”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법원은 XRP라는 토큰 자체가 반드시 증권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이는 특정 판매 상황과는 별개로 다뤄졌다. 리플의 소송은 결국 1억2,504만달러(약 1,731억원)의 민사 벌금과 향후 증권 등록 의무 위반을 금지하는 명령으로 마무리됐다. SEC에 따르면 SEC와 리플이 2025년 각자의 교차 항소를 취하하면서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법원 판단이 소송 당시의 거래에 한정된 만큼, 향후 모든 XRP 판매에 적용되는 전국 단위 법적 틀을 만든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의 낙관론이 실제 법제화로 이어질지는 9월15일(현지시각) 상원 표결에서 갈릴 전망이다. 이날 오후 2시15분(현지시각, 한국시간 9월16일 오전3시15분) 디지털자산시장 클래리티법 심의 개시를 위한 토론종결(클로처) 표결이 예정돼 있다. 재적 100명 중 6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 구도에서는 공화당 단독으로 통과가 불가능하다. 이 법안은 앞서 5월14일(현지시각)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15대9로 통과됐지만, 앤절라 알소브룩스, 코리 부커 등 민주당 상원의원 7명은 윤리·소비자 보호·불법 금융 대응 등에서 법안 문구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CFTC 위원장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는 8월20일(현지시각) 법안이 상원에서 계속 막히면 CFTC가 기존 권한을 동원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좁은 범위의 자체 규정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안 통과와 규제당국의 자체 조치라는 두 갈래 경로가 동시에 거론되면서, 시장에는 낙관론과 함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공화당 짐 리시(Jim Risch) 상원의원은 9월15일 표결을 “상원 절차의 시작”이라고 규정했지만, 실제 찬성표를 몇 명이나 확보했는지 보여주는 공식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